- 내달 24일 우리금융 주총 이목 집중
- 금융업계 "손 회장 연임강행에 제재 강수 두는 것"
[SR(에스알)타임스 전근홍 기자] 금융감독원이 우리은행 고객 인터넷·모바일뱅킹 비밀번호 무단 변경 사건을 제재심의위원회에 올리기로 했다. 이미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로 손태승 우리금융회장 겸 은행장이 중징계 처분을 받은 터라 금감원과 우리은행의 갈등의 골이 깊어가는 양상이다.
1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비번 무단 변경' 사건으로 우리은행을 제재할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은 우리은행 일부 영업점 직원들이 지난 2018년 5월~8월 사이 휴면 고객 4만 명의 모바일 뱅킹 비밀번호를 무단으로 변경해 활성화 한 것처럼 실적보고를 하면서 불거졌다.
금감원은 이번 사안에 금융회사지배구조법, 개인정보보호법, 전자금융거래법 등의 관련규정을 동시 위반한 것으로 판단한 상태다. 이번 제재심이 시작되면 연임을 둘러싼 우리은행 내부의 부담은 한층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문제는 사건이 수면위로 떠오른 시점이다. 금감원은 이번 사안을 제재심에 올리기로 하면서 “강력처벌 방침에는 내부감사를 벌이고도 직원제재와 관련된 사전‧사후보고를 전혀 하지 않았다는데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우리은행 측은 “2018년 10월 경영실태평가 때 비번교체 사실이 확인돼 당국에 보고를 마쳤다. 보고는 곧 ‘처벌을 해달라’는 의미인데 보고를 하지 않았다는 얘기가 왜 나오는 이유를 알지 못한다”고 반발했다.
업계에선 금감원이 우리은행 길들이기에 나선 것이란 목소리까지 흘러나왔다. 이른바 DLF사태로 중징계가 확정됐음에도 연임을 강행하려는 손 회장을 끌어내리려는 금감원의 꼼수란 지적이다. 1년 넘게 묵혀뒀던 사안을 제재심에 불쑥 올리기로 한 것은 ‘표적 제재’ ‘뒷북 제재’라는 것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윤석헌 금감원장의 취임 일성은 ‘소비자보호’였고, 지금까지도 그의 행보를 보면 이렇다 할 것이 없는데, 공적을 남기고 싶은 듯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금감원 입장에선 잘못한 금융사 징계하겠단 것인데, 그보다 시점이 미묘하지 않느냐”며 “손 회장의 선택만 남은 것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리은행 측은 “할 말이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해당 사건은 정보 유출이나 금전적 피해 사실이 없었다. 재발 방지를 위해 해당 건에 대한 실적을 차감하고, 시스템을 전면 개선하는 등 발 빠르게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금융권 시선은 다음 달 24일로 예정된 우리금융그룹 주주총회에 쏠리고 있다. 손 회장과 우리금융 측은 주총에서 연임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휴면계좌 비밀번호 도용 제재심이 악재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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