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해상 전경 ⓒ현대해상
▲현대해상 전경 ⓒ현대해상

- 2017년 말 무심사 가능…별도 '고객 리스트' 작성 운용

- 질병 연관성 판단 없이 ‘가입 거절’    

[SR(에스알)타임스 전근홍 기자] “보험금 청구이력이 많아서 인수 거절 됐어요. 청구이력을 줄이기 위해 한꺼번에 모아서 하는데 잘 모르셨던 모양입니다.” 현대해상 ‘무배당 계속받는 암보험’에 가입하고자 인수심사를 거치는 과정에서 고객관리를 담당했던 관계자가 한 말이다.

기자는 현대해상 ‘실손보험’ 중복 가입자다. 지난 2017년 말 현대해상은 고객리스트를 만들어 우량고객을 확보한단 명분에 ‘스마트 컨설팅’이란 제도를 운용했던 바 있다. 이 당시 기자는 현대해상 실손보험 기존 가입자였고, 보험금 청구이력이 많았으나 일시적 상해사고였단 점에서 특별한 인수심사 없이 실손보험을 하나 더 가입했다.

고객리스트에 이름이 올라 절판마케팅 대상 고객이던 때나 현재도 단순질환으로 청구이력은 많다. 하지만 어느새 우량고객에서 불량고객으로 변해 있었다. 암보험 상품 가입과 관련 없는 질환에 대한 보험금 청구에도 ‘과다청구자’로 분류돼 가입 자체가 어려운 것이다.

▲현대해상 전속설계사가 2017년 당시 고객리스트 포함된 사실을 알리며 보내온 문자.
▲현대해상 전속설계사가 2017년 당시 고객리스트 포함된 사실을 알리며 보내온 문자.

현대해상은 과거 스마트 컨설팅이란 제도를 운용해 ▲270여개의 고위험 질환에 해당하는 질환을 청구한 고객 ▲500만 원 이상 청구한 고객 ▲상해나 질병 질환들 중 상세불명으로 진단 받은 자는 배제하는 고객리스트를 작성해 관리해왔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러한 기준에 비춰보면 손해율이 높은 고객으로 재분류 됐을 가능성이 크다.

◆ 손해율 상승에 손님 가려 받는 ‘디마케팅’ 구사 중

23일 보험업계 따르면 주요 손해보험사들이 가입구비 서류를 까다롭게 요구해 디마케팅(demarketing)을 정책을 구사하고 있다.

실적악화의 주범으로 꼽히는 자동차보험과 실손보험에서 발생하는 손해를 보험료로 전가시키지 못하자 인수심사를 강화해 보험금 지급 가능성이 커 손해가 날 것 같은 사람은 아예 받지 않는 것이다.

▲현대해상이 관리해 온 고객 질병 청구 이력 리스트 일부.
▲현대해상이 관리해 온 고객 질병 청구 이력 리스트 일부.

일부 실손보험 상품 인수심사 기준을 보면 롯데손해보험은 실손보험 가입시 방문 진단을 거쳐야 한다. 방문진단이란 간호사가 실손보험 가입 희망고객을 찾아가 혈압과 혈액, 소변 검사 등을 진행하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보험 가입자가 서류에 건강상태를 기입하면 가입할 수 있었다.

한화손해보험도 고위험군 대상자가 실손보험에 가입할 경우, 방문진단심사 기준을 20세부터 적용한다. 원래는 41세였다. 메리츠화재도 방문진단심사 기준을 기존 66세 이상에서 61세 이상으로 낮췄다. 삼성화재 역시 지난 분기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인수 심사기준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우량고객 확보를 위해 고객리스트를 만들어 영업에 활용하고 인수심사 기준을 완화했던 것은 당시 업황이 좋았고, 시장점유율을 늘리기 위한 전략”이라며 “손해율이 크게 올라간다면 흑자상품이 적자상품으로 전환될 것이고 이 경우 회사는 매출 감소가 초래되는데, 시장 환경 변하면, 의사결정 내용이 변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영업채널은 팔기 쉬운 상품 중심으로 실적을 내고, 회사 경영진은 기업가치 향상에 도움이 되는 전략으로 회사를 움직이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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