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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경제&라이프] 리치앤코, 수집한 ‘고객정보’…설계사에 유상제공 논란
  • 전근홍 기자
  • 승인 2020.05.25 09: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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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치앤코의 보험 플랫폼 '굿리치' 광고 ⓒ리치앤코

- 자체 마케팅 채널서 수집…‘이름’·‘성별’·‘생년월일’·‘전화번호’ 등

- 리치앤코 “고객확보 위한 마케팅비 공동분담 차원”

- 법조계 “법률적 문제부터 보험 산업 전반 악영향”

- “설계사 수당 착취 사례일 수도”

[SR(에스알)타임스 전근홍 기자] 법인보험대리점(GA) 리치앤코(대표 한승표)가 다양한 형태의 마케팅을 통해 수집한 고객 정보를 소속 설계사에게 제공하고 데이터베이스(DB) 이용료를 부과해 논란이다.

보험업계 안팎에선 ‘개인정보’ 판매와 ‘설계사수당’ 착취 관점에서 다뤄져야 할 사안이라고 입을 모았다. 보장 설계를 원하는 고객의 사전 동의 없이 제3자인 설계사에게 고객정보를 유상 제공한 것은 관계법령 위반소지가 충분하며, 개인사업자인 설계사에게 우월적 지위에서 대가를 받고 영업을 하도록 종용한 사례일 수 있단 것이다.

2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리치앤코가 보험가입을 희망한 고객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기입한 개인정보(성명, 생년월일, 성별, 전화번호, 직업, 이메일, 주소 등)DB를 소속설계사에게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기자는 리치앤코가 운용중인 ‘굿리치’라는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보험가입을 위한 문의를 진행했다. 보장설계를 위해 제3자인 소속설계사에게 개인정보를 제공할 수 있단 동의 의사를 묻는 질문은 있었다. 하지만 금전적 대가를 받고 개인정보 제공이 이뤄질 것이란 문구는 찾을 수 없었다.

▲리치앤코 관계자가 보내온 공식의견

리치앤코 측은 이른바 진성고객 확보 차원에서 사용한 마케팅 비용을 노사 간 공동 부담한 것이라고 일축했다. 수집한 개인정보는 회사 차원에서 외부 반출 없이 철저히 관리하고 있단 설명도 덧붙였다. 소속설계사와 합의하에 고객정보 이용료를 부과한 것인지 묻는 질문에는 “설계사 위촉계약서 등의 서류는 내부문서이기에 외부로 공유하기 어렵고, 더 이상 답변할 것이 없다”고 말했다.

리치앤코 소속 설계사의 답변은 상반됐다. 리치앤코 설계사는 “리치앤코가 인터넷홈페이지, 서면양식, 상담게시판, 이메일 응모 등 다양한 인·아웃바운드 마케팅을 통해 고객정보를 수집하는데 설계사는 DB이용료라는 명목으로 돈을 내고 배정받아 영업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말을 종합해보면, 설계사 수당에서 고객정보 이용료를 납부하고 있으며 소유권이 있다고 생각해 추후 다른 보험사로 이직을 하더라도 고객관리 차원에서 연락을 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영업실적이 부진한 설계사의 경우 암묵적으로 고객정보를 사용토록 종용받기도 하는데, 이용료가 매월 받는 수당에서 선 차감돼 개인 빚을 지는 경우도 있다고 귀띔했다.

이런 행태는 과포화 상태인 영업환경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법인보험대리점(GA)은 여러 보험사와 계약을 맺어 생명·손해보험(삼성생명·한화생명·교보생명·농협생명·신한생명·오렌지라이프생명·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메리츠화재·한화손해보험·농협손해보험 등)상품을 판매한다. 국내 GA업체는 약 4,500~5,000개로 전체 설계사 수는 23만 명에 달한다. 이 중 100~500명 이상의 설계사를 보유한 중·대형 GA는 약 190개(지난해 말 기준)로 소속설계사는 약 18만 명이다.

▲리치앤코의 보험 플랫폼 '굿리치'의 개인정보제공 동의 안내 문구

법무법인 한 변호사는 “과포화 상태인 보험영업 구조 속에서 고객정보 판매에 혈안이 돼 있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라며 “보험상품 가입의사가 충분한 진성고객으로 평가될 경우 건당 최대 10만 원에 거래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영업실적이 부진한 설계사가 고객정보를 유상제공 받도록 종용받아 개인 빚을 지고 퇴사를 한 뒤 GA로부터 채무를 이행하라는 소송을 당했던 사례도 부지기수”라면서 “원수사인 보험사로부터 계약체결에 따른 수수료를 지급받으면서 일종의 DB이용료를 부과하는 것은 우월적 지위를 남용한 착취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그는 “홈플러스가 경품제공 행사를 가장한 뒤 개인정보를 유상으로 보험사에 판매해 대법원에서 유죄판결을 받은 사례가 있다”며 “대법원은 개인정보의 이용 및 제공 목적(유상판매 등)에 대해 정보제공자인 고객에게 명확히 고지하지 않은 점을 문제 삼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안이 다를 수 있지만 법률적 문제부터 보험 산업 전반의 구조에 이르기까지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는 부정적 행태(고객정보 유상판매)임에 공론화 필요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전근홍 기자  jgh217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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