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에스알)타임스 전근홍 기자] “적금보다 높은 환급률을 제공합니다. 10년이 지난 뒤 해지하면 114%나 낸 돈을 돌려드립니다.”

지난 12일 미래에셋생명이 시판 중인 ‘내가 설계하는 종신보험’의 가입제안서를 받아보면서 전속설계사로부터 듣게 된 설명이다.

종신보험이지만 적금처럼 목돈마련에 적합해 10년만 유지해도 매달 납입한 보험료보다 웃돈을 받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무·저해지 상품이지만 중간에 해지할 이유가 없으니 이득은 고객 몫이란 달콤한 속삭임이다.

해당상품은 무·저해지 형태로 계리된 상품이다. 노후를 걱정하는 고객심리를 이용해 ‘연금선지급’ 기능도 탑재됐다. 사망보장 담보의 가입금액에서 매년 4.5%씩 20년간 감액하면서 감액한 부분에 해당되는 해지환급금을 연금처럼 주겠단 것이다.

문제가 없을까. 매월 납입하는 보험료는 위험보험료(보장을 위한 재원)와 저축보험료(환급금 재원), 사업비 명목으로 분할 적립된다. 예를 들어 종신보험에 가입한 뒤 20만 원 이상 보험료를 납입하고 있다면, 사망보장을 위해 40~60%가량 위험보험료로 적립되며, 사업비로 30~40%, 저축보험료로 10~30% 차감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측면에서 사망보장이 주목적인 종신보험의 환급률이 높다는 설명은 눈속임에 지나지 않는다. 장시간 보험료를 납입해왔으니 자연스레 쌓인 돈이 많다는 정도로 접근하는 것이 현명한 판단인 것이다.

특히 무·저해지 환급형 상품은 보험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하지만 중도해지 시에 보험료를 한 푼도 돌려받을 수 없단 점에 주의를 요한다. 높은 환급률을 자랑하지만 정확히 따지면 무·저해지 보험은 일반형 상품과 환급금이 동일함에도 보험료가 적어 환급률이 올라가는 구조다.

보험사와 고객의 합의로 계약이 체결되는 산업이라는 점에 신뢰를 바탕으로 한 거래가 이뤄져야 한다. 금융이란 큰 틀에서 보면 보험사는 고객의 신뢰를 먹고 사는 집단이다. 보험사 스스로 마진을 남기기 위해 행한 지나친 유혹은 부메랑처럼 민원을 유발하는 단초를 제공할 뿐이다.

보험은 불확실성을 대비하기 위해 존재한다. 가입목적에서 멀어진 다른 요인이 강조될 경우 불확실성은 오히려 배가된다. 보험료가 비싼 종신보험 하나 더 팔기 위해 고객의 신뢰를 헌신짝처럼 내팽개쳐선 미래가 없는 보험사로 전락할 것이다.

고객은 기대하고 있다. 실적경쟁에 눈먼 행태보다 고객에게 신뢰를 주는 보험사로 자리매김 하겠단 경영철학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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