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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약유지율 잇따라 하락세

[SR(에스알)타임스 전근홍 기자] 국내 상위 3대 손해보험사의 장기보장성보험 계약유지율이 하락국면에 접어들었다. 지난해 실적부진 속에 사업비를 늘리면서 보장성상품 판매에 주력했지만 경기침체로 인한 가입해지가 늘었고 설계사가 대리로 가입한 ‘허수계약’이 급증한 탓이다. 보험계약유지율은 대표적인 고객관리 지표로 13회차(1년 이후)와 25회차(2년 이후) 유지율이 매분기 공시된다.

업계에선 일부 설계사가 영업실적을 위해 보험료를 대신 내주는 대리계약을 맺고 해지하는 허수계약 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장기보장성 중심으로 영업 전략을 재편하면서 보험백화점으로 불리는 독립대리점(GA)채널에서 시책(인센티브)경쟁이 벌어지다 보니 설계사 스스로 가입과 해지를 반복하는 경우가 다반사란 것이다.

2일 보험업계 따르면 국내 상위 3대 손보사(삼성화재·DB손보·현대해상)의 지난해 말 누적 당기 순이익의 합은 각각 1조2,512억 원이었다. 이는 전년 누적 당기 순이익 1조9,453억 원 대비 35.7%(6,941억 원) 감소한 액수다.

손보사별로 보면 삼성화재는 지난해 누적 당기순이익 6,092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1조0,571억 원)보다 42.4%(4,479억 원) 감소한 액수다. 현대해상의 지난해 누적 당기순이익은 2,691억 원으로 전년(3,735억 원)보다 27.9%(1,044억 원) 줄었다. DB손해보험의 누적 당기순이익도 3,729억 원으로 전년(5,147억 원)보다 27.6%(1,418억 원) 감소했다.

이러한 실적하락의 원인은 자동차보험과 실손보험의 손해율 증가가 한 원인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손보사들은 장기보장성 중심으로 상품 판매에 매진하는 양상을 보여왔다.

또 2022년 도입되는 새 회계기준(IFRS17)은 고객에게 돌려줘야 할 보험금(보험 부채)의 평가 기준을 원가가 아닌 시가로 판단하는데, 고금리를 약속한 저축성 상품은 적립금 부담이 커 보장성 중심으로 눈을 돌려왔던 것이다.

실제 각 사 실적공시를 보면 지난해 말 기준 삼성화재의 보장성보험 원수보험료(보험계약 체결 후 받아들인 보험료)는 10조440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9조6,847억 원 보다 3.7% 증가한 액수다. 현대해상도 지난 2018년 말 7조1,700억 원에서 7조6,150억 원으로 6.2% 늘었고, DB손보 역시 7조7,921억 원에서 8조484억 원으로 3.3% 증가했다.

문제는 장기보장성 보험의 유지율이다. 삼성화재, DB손보의 25회차 장기보장성 보험 유지율은 각각 10.4%포인트, 3.5%포인트 떨어진 56.9%, 62.4%로 집계됐다. 현대해상의 장기보험 유지율은 전년대비 2.3%포인트 감소한 67.9%를 기록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경기침체에 따른 보험계약 해지건수가 늘었다고 볼 수 있지만 장기보장성상품의 과당경쟁으로 계약유지율이 감소한 것으로 보는 것이 더 타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허수계약의 경우 적발이 쉽지 않고 이러한 영향에 더 주목할 필요가 있으며, 시책경쟁에 따라 고객확보가 어려운 설계사들이 여전히 보험료를 대신 내주는 식의 부당 모집으로 부족한 실적을 만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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