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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해보험사, 지난해 3분기 대리점 수수료 1조8,861억 원

- 전년 동기 대비 2,395억 원 증가 

[SR(에스알)타임스 전근홍 기자] 국내 손해보험사들이 지불한 대리점 수수료가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손보사들의 대리점 수수료 비용은 1년 새 2,000억 원이 넘게 불었다. 이 기간 대리점영업을 통한 수입보험료 비중은 전체의 47.7%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포화상태에 빠진 영업환경을 고려하면 올해 역시 대리점 수수료 비용의 증가는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릴 것으로 전망된다.

손보사들의 보험영업은 외부독립대리점(GA)이나 자사설계사가 소속된 대리점을 통하는데, GA의 경우 소위 보험백화점이라 불리며 다양한 보험사 상품을 취급해 고객 유입이 빠른 편이다. 이에 GA를 통한 시책(인센티브)경쟁이 펼쳐지며 대리점수수료 비용 지출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추세인 것이다.

3일 손해보험협회 공시를 보면 지난해 3분기까지 국내 15대 일반 손보사들이 대리점 수수료로 쓴 금액은 총 1조8,861억 원으로 전년 동기(1조6,466억 원) 대비 14.5%(2,395억 원) 증가했다.

주요 손보사별 증가율을 보면 메리츠화재의 대리점 수수료 증가율이 가장 컸다. 이들은 같은 기간 2,026억 원에서 2,879억 원으로 42.1%(853억 원) 급증했다. DB손해보험 역시 2,978억 원에서 3,368억 원으로 13.1%(390억 원) 늘었다.

현대해상은 증가율은 작은 편이나 지출규모는 가장 컸다. 이들은 같은 기간 3,291억 원에서 12.9%(426억 원) 늘어난 3,717억 원으로 가장 많은 액수를 자랑했다. 삼성화재도 2,846억 원에서 3,189억 원으로 12.0%(343억 원) 확대됐다.

문제는 보험영업에서 발생한 손실이다. 주요 10대 손보사의 지난해 1~9월 보험영업손실을 보면 총 3조9,872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2조2,407억 원) 대비 77.9%(1조7,465억 원) 급증한 액수다. 보험영업 손실을 고려해 대리점의존도를 줄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한 손해보험업계 관계자는 “대리점 영업은 각 사별 전속설계사가 운영하는 곳이나 독립대리점(GA)을 통하는데 동기부여란 명목으로 과도한 시책을 제공하다보니 보험사 입장에선 남는 것이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심각한 것은 이러한 영업방식에 대안이 없단 것. 손보업계가 직면한 영업환경과 치솟는 손해율을 고려하면,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장기인보험 출시 및 판매를 강화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비교적 사업비가 적게 들어가는 온라인 다이렉트채널(CM)의 경우에도 단순한 구조의 상품을 판매할 수밖에 없기에 대리점 영업 패턴을 바꿀 수는 없다.

한 대형 손보사 관계자는 “이번에 출범한 캐롯손보나 삼성화재와 카카오가 추진 중인 디지털 손보사가 기획한 상품의 특성을 보면 손쉽게 보험을 가입할 수 있도록 단순형태로 돼있다”고 말했다. 그는 “디지털화를 추진하고 있는 것도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려 각 사의 주요 장기상품을 판매하기 위한 충성고객 확보 전략”이라고 말했다. 그는 “장기상품의 경우 다소 복잡한 가입설계가 필요하기에 대면영업채널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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