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신한·하나·우리, 부실채권 ‘11조’ 육박
“위기 대비 위한 충당금 감소”
[SRT(에스알 타임스) 전근홍 기자]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가 작년 한 해 순이익 5조원 시대를 여는 등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 치웠다. 반면 부실채권이 11조원에 달하는 등 건전성 지표가 악화하고 있는데다 이를 대비해 쌓아놓는 대손충당금 적립액 비중이 최대 60%포인트 급락하면서 위기를 대비한 안전자금 확보에 소홀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들어서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고 경기부진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4대 금융이 부실 대응력을 한층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의 작년 합산 순이익은 16조4,205억원 규모로 전년(14조8,908억원) 대비 10.3%(1조5,297억원) 급증했다. 종전 최대치인 2022년(15조4,904억원)보다도 9,301억원(6%)가량 늘어난 액수다.
개별사로 보면 KB금융은 지난해 5조782억원의 순이익을 내면서 이른바 ‘5조원’ 클럽에 입성했다. 사상 최고 실적이다. 하나금융 역시 1년 전보다 9.3% 증가한 3조7,38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역대급 실적을 달성했다. 우리금융은 실적 개선 흐름을 보이며 역대 두 번째 순이익(3조860억원)을 올렸고, 신한금융은 역대 최대 실적이었던 2022년(4조6,423억원)에 조금 못 미치는 4조5,175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역대급 실적, 하지만 가파른 부실화
이러한 흐름에도 가파른 속도로 부실채권이 증가하면서 대응력 강화를 주문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4대 금융의 작년 말 고정이하여신 잔액은 총 10조8,701억원으로 전년(8조318억원)보다 35.3% 급증했다. 작년 말 기준 우리금융의 고정이하여신이 63%가량 급증해 증가폭이 가장 컸고, 이어 신한금융(39.4%)과 하나금융(29.8%), KB금융(21.2%) 순으로 집계됐다. 고정이하여신은 연체기간이 3개월 이상인 부실채권을 말한다. 전체 여신 중 부실채권 비중을 보여주는 고정이하여신비율은 2023년 0.37%에서 0.57% 수준이었는데, 작년 말에는 0.57%에서 0.71%로 상승했다.
부실 대응력도 문제다. NPL커버리지비율을 보면 지난 2023년 말 174%에서 220%대를 기록한 바 있는데, 작년에는 129%에서 153%까지 떨어졌다. NPL커버리지비율은 고정이하여신 대비 대손충당금 적립 비중이다. 이 비율이 높을수록 부실채권에 대한 대응력이 좋다는 의미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대외적 환경을 보면 미국발 관세정책으로 기업들의 현금보유 능력이 악화할 가능성이 있고 이러한 흐름 속에 대출 상환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상황임은 자명하다”며 “환율 등 여건을 감안하면 금리 인하 속도가 더딜 수 있기에 가계대출 역시 빠른 부실화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는 점에서 (금융지주별로)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내수 부진과 환율 급등 탓에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에 (올해엔) 보수적으로 충당금을 쌓을 것으로 보여진다”며 “다만 충당금을 많이 쌓게 되면 그 만큼 순익이 줄고, 결국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환원 여력도 떨어질 수밖에 없기에 (위기대응과 주주환원에 각 금융지주가) 균형감 있는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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