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 등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8.95포인트(p)(1.16%) 상승한 2521.05, 코스닥 지수는 1.34p(0.19%) 상승한 719.63, 달러·원 환율은 1.5원 오른 1,455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지난 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 등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8.95포인트(p)(1.16%) 상승한 2521.05, 코스닥 지수는 1.34p(0.19%) 상승한 719.63, 달러·원 환율은 1.5원 오른 1,455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한 달 새 3조7,318억 감소

환율 급등, 위험가중자산 증가…중기대출 등 전략적 축소

[SRT(에스알 타임스) 전근홍 기자]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중소기업 대출 잔액이 4조원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환율 변동성이 확대돼 보통주자본(CET1)비율 하락을 상쇄하는 차원에서 위험가중치가 높은 중소기업 대출을 전략적으로 줄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상대적으로 연체율이 높기 때문에 건전성 관리 차원에서 의도적으로 대출 문턱을 높이는 것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작년 12월 말 기준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662조2,290억원으로 전월 대비 0.56%(3조7,318억원) 감소했다. 중소기업 대출이 감소한 것은 작년 12월이 처음이다.

연말 앞두고 기업들이 대출 상환하는 계절적 요인도 있지만 2023년 말 상황과 비교하면 대출 감소 규모가 배 이상 늘었다.

중소기업이 부담하는 이자율은 하락세다. 이러한 흐름에도 조사대상 은행의 작년 9월 말 기준 중소기업 대출 평균 연체율은 0.52%로 1년 전보다 0.13%포인트 상승했다. 대출 이자가 줄었는데도 연체율이 늘었다는 것은 경기 침체와 고환율 등의 영향이 크다. 경영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빌린 돈을 갚지 못하는 취약한 기업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이들 은행의 작년 12월 잔액 기준 중기 대출 평균 금리는 5.40%으로 전년 말보다 0.5%포인트 떨어졌다.

◆ 달러 강세, CET1비율 관리 ‘필수’

은행들이 중소기업 대출 줄이기에 나선 이유로 CET1 비율 관리가 꼽힌다. 앞서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은 기업가치제고(밸류업) 정책을 통해 CET1 13%를 기준 삼아 주주환원 확대를 약속한 바 있는데, 지난 4분기 환율이 급등하면서 연말 기준 13% 선을 지키지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보통 환율이 오르면 위험가중자산(RWA)가 증가해 CET1이 떨어진다. 은행들 입장에선 주주환원 여력이 축소되는 것이다.

CET1 산식을 보면, 보통주자본이 분자가 되고 RWA가 분모가 된다. CET1을 높이기 위해서는 RWA를 관리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RWA는 은행이 보유한 각종 자산을 위험도에 따라 가중치를 적용해 산출한 것이다.

원·달러 환율의 상승은 RWA의 증가로 이어진다. 직접적으로 외화표시자산의 증가로 신용RWA가 증가하고, 환율 변동성 증가에 대한 부분은 시장RWA에 반영된다. 은행 입장에선 작년 12월부터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CET1 비율 관리에 비상등이 켜졌다.

금융권에선 원·달러 환율이 10원 오를 때마다 금융지주의 CET1 비율이 0.01~0.03%포인트 하락한다고 추산한다. 지난해 4분기 환율 상승폭을 고려하면 최대 0.49%포인트까지 CET1 비율이 떨어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 같은 흐름에 위험가중치가 높은 중소기업 대출을 줄이고 있는 것이다. 위험가중치가 가계대출보다 높은 기업대출을 줄이면 RWA 개선 효과가 크다. 특히 중소기업 대출의 위험가중치가 높아 은행들 입장에선 관리를 더 강화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원·달러 환율이 오르는 상황을 감안해 자본비율 관리 차원에서 위험가중치가 높은 중소기업 대출을 줄이고 대기업과 우량기업 중심으로 여신영업 전략을 가져가려는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며 “쉽게 말해서 환율 상승으로 인한 위험가중자산 증가를 상쇄하려는 목적으로 위험가중치가 높은 대출을 줄이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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