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지난달, 기업대출 잔액 825.7조
대기업대출 비중↑…중소기업, 연체율 상승세
[SRT(에스알 타임스) 유안나 기자] 은행권의 기업대출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신용 위험이 높은 중소기업 대출 문턱이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경기 불확실성과 고환율 여파로 은행권이 여신 건전성 강화에 나서며 우량차주에 대출이 쏠릴 것이란 분석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월 말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달 말 기준 기업대출 잔액은 825조7,228억원으로 집계됐다.
규모별로 보면 대기업대출은 163조996억원, 중소기업 대출은 662조6,232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가폭을 보면 대기업대출은 17%가 넘지만, 중소기업 대출은 5%에 그쳤다.
경기 불확실성 확대와 고환율 장기화로 은행 입장에선 건전성 관리 필요성이 커진다. 환율이 상승하면 위험가중자산의 규모가 늘어나 자본비율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영향에 상대적으로 위험가중치가 높은 기업대출, 특히 신용위험이 높은 중소기업 대출 문턱이 올라가게 된다.

◆ 은행권 건전성 관리에 우량차주 대출 늘 듯
대출 연체율도 중소기업 대출을 중심으로 상승폭이 두드러졌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작년 12월 말 국내은행 원화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기준)은 0.44%로 전년 동월(0.38%)에 비해 0.06%p(포인트) 상승했다.
부문별로 보면 기업대출 연체율이 0.50%로 0.09%p(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중소기업대출은 0.62%로 전년(0.48%)보다 0.14%p 큰 폭 올랐다. 전년 대비 중소법인(0.48%→0.64%)과 개인사업자대출(0.48%→0.60%) 연체율이 각각 0.16%p, 0.12%p 오르면서 영향을 미쳤다.
KDB미래전략연구소가 발표한 자료를 봐도 대기업 연체율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하회한 반면 중소법인 및 개인사업자는 크게 웃돌았다. 중소법인의 연체율은 코로나 이전의 약 2.6배 수준이다.
올해 은행권의 건전성 관리는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전국 203개 금융기관 여신 업무 담당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금융기관 대출 행태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기업대출의 수요는 증가하지만 업황부진과 자금 사정 악화의 영향으로 오히려 신용 위험은 높아지고 여신 건전성 관리도 강화될 전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악화됐던 기업의 성장성‧수익성‧안전성은 최근 개선되고 있다”면서도 “중소기업 대출은 대기업 및 가계대출 관리 강화로 은행 간 경쟁 심화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어 “여전히 높은 신용 위험으로 우량차주, 담보 및 보증 대출 중심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