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뉴스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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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DGB·BNK·JB금융 합산 순익 1조7000억원

고정이하여신 급증…부실 흡수 능력 감소 우려

[SRT(에스알 타임스) 전근홍 기자] 지방금융지주(DGB·BNK·JB금융)가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자산건전성을 보면 부실화 속도가 빠르게 나타나 우려가 나온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발(發) 관세 폭풍이 현실로 다가오면서 수출을 토대로 지역 살림을 책임지는 중소기업이 입을 타격이 지방금융지주로 전이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지역 밀착 관계형 금융사이기에 불확실한 대외 여건에도 지역 기반 중소기업에 유동성을 공급할 수밖에 없는 여건인 점을 감안하면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를 주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DGB·BNK·JB금융의 합산 순이익은 1조7,010억원으로 전년(1조6,136억원)보다 약 5.4%(874억원) 증가했다.

BNK금융지주 와 JB금융지주는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BNK금융의 작년 누적 순이익은 8,027억원으로 1년 전보다 25.5% 증가했다. 같은 기간 JB금융도 15.6% 증가한 6,775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반면 DGB금융지주의 순이익은 43.1% 감소한 2,208억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흐름에도 건전성은 악화 흐름을 나타냈다. 지방금융지주의 지난해 고정이하여신 합산 잔액은 2조8,790억원이다. 고정이하여신 규모는 1년새 47%나 급증했다. 단순 비교로 순이익이 5% 가량 증가한 것과 감안하면 부실화 속도가 가파르다.

금융사는 대출 채권을 건전성을 기준으로 정상·요주의·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 등 다섯 가지로 분류한다. 추정손실에 가까울수록 연체 기간이 길어지거나 회수가 어렵다. 고정이하여신이란 고정부터 회수의문·추정손실에 해당하는 채권이다. 3개월 이상 연체돼 회수가 어려운 채권을 뜻한다.

BNK금융의 고정이하여신 잔액은 8,248억원에서 1조3,703억원으로 66% 늘었다. 이어 DGB금융이 45%, JB금융이 11%의 증가했다.

◆부실대출 예상손실 흡수능력 악화

조사대상 지방금융지주의 손실 흡수 능력도 악화했다. 고정이하여신 커버리지비율이 모두 감소세를 나타낸 것이다. 고정이하여신과 비교해 대손충당금이 얼마나 쌓여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이 수치가 100%라는 것은 고정이하여신이 손실이 나더라도 전부 흡수할 수 있음을 나타낸다.

DGB금융의 경우 110.6%에서 101.4%로 9.2%포인트 감소했다. BNK금융은 178%에서 무려 67%포인트 떨어진 111%를 기록했다. 손실흡수 능력이 가장 크게 감소한 것이다. JB금융은 143.4%에서 138%로 5.4%포인트 떨어졌다.

◆지역 중기 타격…“선제적 리스크 관리 필요”

문제는 대외 여건이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 관세 부담이 커지고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수출입기업의 상환능력마저 나빠져 지방금융지주 자회사인 지방은행이 내준 기업대출이 부실이 커질 수 있다. 지방은행은 중소기업 대출이 전체의 60~70%를 차지할 정도로 지역 중소기업 대출 비중이 크다. 지역 중소기업이 어려워지면 지방은행의 자산 건전성도 덩달아 나빠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단적으로 제조업 비중이 높은데, 경기 침체로 인한 대출 상환능력이 나빠질 경우 고스란히 지방금융지주사의 순이익에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실제 BNK금융 계열사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의 원화대출금 구성 중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기준 각각 15.5%, 24.7%다. 경남은행의 경우 산업군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으며 부산은행은 부동산업(20.5%)에 이은 두 번째다. 원화대출금 중에서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율도 부산은행과 경남은행 각각 58%, 61%를 기록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부실대출 증가 속도가 빨라지면서 올해에는 작년과 같은 성장세를 이어가기 어려울 것”이라며 “대외 여건을 감안하면 금융당국에서 고정이하여신 커버리지비율 급락을 문제 삼아 대손충당금의 추가 적립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은데 대손충당금은 금융그룹으로서는 비용 요소여서 이익이 줄어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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