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경남·전북·광주은행, 순이익 총 2735억…전년비 23% ↓
지방은행, 연체율·고정이하여신비율 상승세로 건전성 경고등
인터넷전문은행 협력 돌파구 될까…잇따라 ‘공동대출’ 출시
[SRT(에스알 타임스) 유안나 기자] 올해 1분기 지방은행들이 순이익 감소세를 보이며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경기 침체 속 부동산시장 불황과 인구 감소 등의 영향으로 건전성 지표도 악화됐다. 다만 지방은행들은 인터넷전문은행과의 협력을 확대하고 있어 이익 개선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지방은행인 BNK금융그룹의 부산·경남은행, JB금융그룹의 전북·광주은행의 순이익 규모는 총 2,73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3,560억원) 대비 23.17% 줄어든 수치다.
지방은행 4곳 모두 순이익이 뒷걸음질쳤다.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의 1분기 순이익은 856억원, 69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1.6%, 31.4% 줄어들었다. 전북은행은 515억원으로 전년보다 8.6% 감소했으며, 광주은행 역시 670억원으로 8.7% 줄었다.
지방은행의 실적 부진은 국내 주요 은행권과 비교하면 더욱 도드라진다. 인터넷전문은행 가운데 가장 먼저 1분기 실적을 발표 한 카카오뱅크의 순이익은 1,37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56% 성장했다. 지난해 1분기까지만 해도 부산은행 순이익이 1,252억원으로 카카오뱅크 순이익(1,112억원)을 앞섰지만 올해 들어 부산은행이 추월당한 것이다.
시중은행 전환 1주년을 맞이한 iM뱅크의 1분기 순이익은 1,25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7% 증가했다. 국내 주요 시중은행의 순이익 규모도 ▲국민은행 1조264억원 ▲우리은행 6,340억원 ▲신한은행 1조1,281억원 ▲하나은행 9,929억원 순으로 지방은행 성적을 훨씬 웃돈다.
◆ 지방은행 건전성 지표 악화
금융권에선 지방은행의 건전성 악화가 지역경제의 자금 순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지 우려한다. 지방 경기 침체로 중소기업들이 대출을 갚지 못하게 될 경우 지방은행들 역시 충당금 부담, 연체율 등 건전성 관리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방은행의 원화대출금을 보면 절반 이상이 중소기업 대출이다. 부산·경남은행의 기업자금 가운데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65.33%, 67.76%이다. 광주은행의 중소기업대출 비중도 57.3%, 전북은행은 51.3%으로 집계됐다.
올해 1분기 지방은행 4곳의 충당금 전입액은 총 2,849억원으로 전년 동기(1,766억원) 대비 61.3% 불어났다. 은행은 대출 부실이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충당금을 적립한다. 경기침체나 원리금 미상환 등 부실 징후가 나타난 대출채권이 늘어나면 충당금은 증가하며, 이 규모가 커질수록 최종 순이익이 감소하게 된다.
지방은행의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NPL) 비율도 모두 오르며 건전성에도 경고등이 커졌다.
부산은행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은 1.10%으로 전년 동기 대비 0.66%포인트 올랐으며, 경남은행은 0.82%로 전년 동기보다 0.36%포인트 상승했다. 전북은행은 0.98%, 광주은행은 0.79%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0.03%포인트, 0.25%포인트 올랐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이 높을수록 건전성 지표는 악화한다.
연체율도 높아졌다. 부산은행의 올해 1분기 연체율은 0.73%로 전년 대비 0.11%포인트 올랐고, 경남은행은 0.68%로 전년보다 0.23%포인트 높아졌다. 전북은행 연체율은 1.59%로 전년 대비 0.03%포인트, 광주은행은 0.97%로 전년 대비 0.3%포인트 각각 올랐다.
◆ 지방은행-인터넷전문은행 협력, 돌파구 될까
전반적인 경기침체와 지방 인구감소로 지방은행의 성장이 둔화하는 모습이다. 최근에는 시중은행과의 자산 규모 격차 확대, 은행권의 디지털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지방은행은 인터넷전문은행과의 협업 등 온오프라인 채널 기반 확대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지방은행은 인터넷전문은행과의 협업을 통한 공동대출 상품을 출시를 확대하고 있다. 공동대출은 두 개 이상의 금융기관이 협력해 하나의 대출상품을 공동으로 제공하는 형태로 각 기관의 장점을 살린 서비스를 말한다. 지방은행 입장에선 디지털 강자인 인터넷전문은행의 모바일 앱 활용으로 비대면 고객 확보와 새 수익모델을 노릴 수 있다. 앞서 광주은행은 토스뱅크와 지난해 8월 금융권에서 가장 먼저 공동대출상품인 ‘함께대출’을 출시한 바 있다.
부산은행은 케이뱅크와 올해 1월 전략적 마케팅 제휴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두 은행은 올해 하반기 공동 대출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아울러 개인대출뿐 아니라 기업대출 상품 분야 협력, 공동 마케팅, 신규 비즈니스 모델 창출, 상생 금융 등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전북은행은 카카오뱅크와 하반기 공동대출 출시를 목표로 전산 개발에 착수할 계획이다. 고객이 대출을 신청하면 각각 대출심사를 한 뒤 함께 대출한도와 금리를 결정하고, 카카오뱅크 앱에서 한 번에 대출 실행을 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방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의 협력으로 지방은행은 플랫폼을 통한 고객 확보를, 인터넷전문은행은 지방은행의 노하우와 비이자이익 효과를 기대하는 측면이 있다”며 "시너지 효과를 위해 두 금융권 간 협력 확대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