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RT(에스알 타임스) 유안나 기자] 국내 금융사들이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계획에 공을 들이고 있는 가운데 지방금융지주들 역시 주주환원율 4~50% 목표를 내세우며 밸류업 공시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전략을 두고 장기적인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선 보다 균형잡힌 접근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3대 지방금융지주(BNK·iM·JB금융)들이 자사주 매입·소각 확대를 통한 주주환원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BNK금융·JB금융은 중장기 목표로 주주환원율 50% 이상을 내세웠다. 주주환원율 50%는 자산 규모가 큰 우리·신한·하나금융그룹 목표치와도 같은 수준이다.
우선 BNK금융은 밸류업 공시를 통해 2027년까지 핵심 목표로 ROE(자기자본이익률) 10% 이상, 보통주 자본비율(CET1) 12.5%. 주주환원율 50%를 각각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저평가 구간을 감안해 장기 투자자 관점에서 보다 적극적인 자사주 매입·소각이 필요하다는 게 BNK금융 측 설명이다.
또한 BNK금융은 지난달 실적공시를 통해 2024년 그룹 연결 당기순이익의 5% 수준인 400억원 상당의 자사주를 매입·소각을 결정했다. 권재중 BNK금융 CFO(부사장)은 “올해 상반기에만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지난해 연간 실시한 규모(330억원)보다 더 많이 실시할 예정”이라면서 “앞으로도 주당배당금을 안정적으로 확대하는 범위 내에서 자사주 매입·소각 비중을 최대화하여 주주환원정책이 확대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iM금융(구 DGB금융)은 2027년까지 1,500억 자사주 매입·소각 및 배당 확대를 통한 주주환원율 40%를 달성할 계획이다. 올해는 2월 기준 자사주 200억원 규모의 275만주에 더해 상반기 400억원 상당의 자사주를 추가 매입·소각할 방침이다.
JB금융의 경우 지난해 신탁계약으로 매입한 자사주 200억원 규모를 소각했다. JB금융은 중장기적으로 자사주 주주환원율을 50%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나아가 이번 컨퍼런스 콜에선 지난해 매입하지 못한 310억원 상당 자사주 매입을 포함해 올해 외형적 주주환원율이 약 45% 수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 자사주 매입은 단기적 효과?
이처럼 밸류업 계획에 참여한 은행들이 주주환원율 상승에 있어서 자사주 매입률을 확대하고 있다. 우도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 1월 "주주환원액에서 자사주매입액의 비중은 점차 상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통상적으로 자사주 매입은 기업과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한 의지로 풀이된다. 다량의 자사주를 매입하면 시장에 유통되는 주식 수가 줄어든다. 이에 주당순이익(EPS)은 높아지면서 주가 부양 효과가 나타나게 된다.
다만 자사주 매입은 단기적인 효과에 그쳐 긍정적으로만 볼 수 없다는 지적도 동시에 제기된다. 단기적으론 주가 상승으로 인해 이익을 가져올 수 있지만 장기적 기업 가치 제고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시중은행이 지방 금융시장까지 진출하면서 시장의 입지가 좁아진 지방금융사들에게 영업환경, 사업 다각화 등이 과제를 안게 됐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주주환원 강화에 중점을 둔 국내 은행의 밸류업 계획을 두고 전문가들은 장기 성장과 수익성 제고를 위한 계획 등 균형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권흥진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관련 보고서에서 “국내 은행은 주주환원율 목표를 자본적정성과 투자 수요를 고려해 재검토하고 ESG경영, 디지털 전환 등 장기 성장과 수익성 제고를 위한 계획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며 “(성공적인 밸류업을 위해) 주주의 관점뿐 아니라 금융중개의 안정성도 고려하며 장기적인 성장과 수익 제고를 위한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