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김보현 대우건설 대표, 박상신 DL이앤씨 대표, 허윤홍 GS건설 대표, 박현철 롯데건설 부회장, 김종훈 한미글로벌 대표. ⓒ각 사
▲(왼쪽부터) 김보현 대우건설 대표, 박상신 DL이앤씨 대표, 허윤홍 GS건설 대표, 박현철 롯데건설 부회장, 김종훈 한미글로벌 대표. ⓒ각 사

대우건설·DL이앤씨·GS건설·롯데건설·한미글로벌 등 대표 신년사

"건설업 부진 올해도 이어질 전망…위기 대응력 실적 좌우할 것" 

[SRT(에스알 타임스) 박은영 기자] 2025년 을사년을 맞아 건설사 수장들이 신년사를 통해 ‘위기 극복’과 ‘내실경영’, ‘안전과 품질 강화’를 강조했다. 지난해부터 건설업 부진과 수익성 악화로 업계 위기가 대두된 가운데 올해도 업황의 눈에 띄는 개선 전망은 어렵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3일 각 사에 따르면 올해 건설사 대표들은 신년사를 통해 경영방침을 전하면서 위기 극복과 내실경영을 통한 안정성 확보를 강조했다.

김보현 대우건설 대표는 이날 신년사를 통해 “국내외 적으로 트럼프 대통령 재선 이후 본격화된 미국 우선주의 정책,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로 원자재 가격 안정화 지연, 그리고 탄핵 정국으로 인한 정치적 혼란과 환율·금리 등의 경제지표 불확실성 확대는 건설시장의 안정성을 지속적으로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외부환경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것이 쉽지는 않겠지만, 지금이 대우건설의 핵심가치와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올해 경영방침으로 ▲안전 최우선 ▲내실경영 집중 ▲소통 협력 강화를 주문했다.

김 대표는 안전이 확보돼야 성과와 실적에 의미가 있다는 뜻을 전하는 한편 리스크를 해소하고 재무안전성을 확보해 위기를 극복해야한다고도 했다.

박상신 DL이앤씨 대표도 “지난해 초부터 건설업의 장기불황을 예측하고 추진하고 있는 모든 사업의 리스크를 재점검하고 있다”며 “과거에도 크고 작은 위기들을 언급해왔지만, 최근 상황은 모든 악재가 복합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초유의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의 위기상황을 반드시 극복하겠다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2025년 새해는 수주, 매출, 영업이익, Cash Flow 등 모든 경영목표를 2024년 실적 대비 상향해 설정했다”며 ▲모든 사업추진은 현금흐름(Cashflow)을 중심으로 판단해야 한다 ▲모든 사업은 리스크 프리(Risk Free) 형태의 수익성이 충분히 확보돼야 한다 ▲매뉴얼 기반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완성해야 한다는 3가지 경영방침을 당부했다.

먼저 현금흐름이 사업 진행 결정에 중요한 지표인만큼 신규 수주 사업의 안정적 현금흐름과 미착사업 및 진행사업에 투자된 모든 자금에 대해 철저한 계획을 수립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과거 수주·영업은 자본과 브랜드 이점을 바탕으로 시장을 공략해 수행했으나 현재는 리스크 관리 역량을 기반으로 ‘돈이되는 사업’을 구분해 낼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현재까지의 경쟁력과 노하우가 집약된 결과물인 매뉴얼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전했다. 과거 수행한 업무에서 교훈을 얻어 협력사와 경쟁사 노하우도 담을 수 있어야한다고 당부했다.

허윤홍 GS건설 대표는 전날 충남 서산시 ‘대산임해공업용수도 건설공사’ 플랜트 현장에서 시무식을 진행하며 신년사를 전했다.

허 대표는 올해 경영방침을 ▲기반사업 강화 ▲자이(xi) 리브랜딩 ▲미래지향적 신규 사업 발굴 ▲디지털 마인드셋 내재화로 정했다.

허 대표는 임직원들에게 “지속성장을 위한 발판을 마련할 수 있도록, 끊임없는 혁신을 통한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가자”며 “안전과 품질에 기반해 건설업의 기본을 강화하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중장기 사업의 기반을 다지는데 초첨을 맞추겠다”고 강조했다.

박현철 롯데건설 부회장도 경영효율과 체질 개선 실천을 당부하면서 전 임직원의 안전관리 생활화를 주문했다.

박 부회장은 신년사에서 “의식 전환으로 우리들의 일하는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며 “기존의 관행에서 벗어나 창의적인 사고로 업무를 개선하고, 다양한 계층의 아이디어가 활용될 수 있도록 소통에 더욱 적극적으로 임하자”며 “’안전하지 않으면 작업하지 않는다’는 원칙에 따라 현장 근로자도 작업 중지권을 활용할 수 있도록 보장해 위험 요소를 완전히 근절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박 부회장은 “개개인의 솔선수범과 책임 의식을 가지고 업무에 임해야 하고, 고객, 투자자, 파트너사, 그리고 사회 전반에 걸친 신뢰성을 보장하는 핵심 가치임을 명심해 내재화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국내 1위 건설사업관리 전문기업인 한미글로벌의 김종훈 회장은 “올해의 키워드를 한마디로 정리하면, ‘어렵다’, ‘앞이 안 보인다’”라며 “탄핵 정국으로 유발된 국내 정치와 리더십의 불안정, 급변하는 국제정치와 안보환경, 경제환경의 악화 등으로부터 야기되는 불확실성으로 인해 성장 동인이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회장은 “위기 속에서도 기회를 볼 수 있으므로 ‘위기는 기회다’라는 역발상이 필요하다”며 “경제가 어려울수록 발주자들은 건설프로젝트 수행에 있어 보수적이 되고 원가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지는데 우리는 건설가치 창출을 업의 정의로 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때일수록 가치 창출을 실현함으로써 발주자의 니즈에 부응할 수 있다. 부실기업 M&A나 부실자산 투자도 좋은 기회요인이 될 수 있고 우크라이나 전후 복구사업도 큰 도전과제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건설사 수장들의 신년사에 위기극복과 내실경영, 안전과 품질에 대한 거론이 많은 데 대해 업계는 지난해 건설업황의 부진과 불확실성이 올해도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봤다. 올해도 업황 개선이 어려운 만큼 위기 대응력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설명이다. 

대형건설사 한 관계자는 "지난해 대부분의 건설사가 보수적인 관점에서 리스크를 만들지 않는 사업만을 중심으로 수주하고 강력한 재무관리와 원가율 관리에 나섰음에도 평년 대비 수익성이 좋지 못했다"며 "올해도 대내외 불확실성이 크고 정국도 어수선하기 때문에 대체로 위기관리에 대한 대응력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또다른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경기가 좋지 않기 때문에 투자를 통한 신사업에 나서거나 새 시장을 개척하려고 하지 않는다. 기존 사업군 내에서 리스크를 줄이고 운용되고 있는 사업장의 원가율을 관리하는 것이 더욱 중요한 해가 될 것"이라며 "특히 현장별 원가율 등 재무 상태가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게되는 만큼 더 철저한 관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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