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신년사를 발표한 (왼쪽부터)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이영준 롯데케미칼 사장. ⓒ각 사
▲지난 2일 신년사를 발표한 (왼쪽부터)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이영준 롯데케미칼 사장. ⓒ각 사

고부가가치 사업구조 재편 ‘속도’…비용저감·구조조정·현금흐름 ‘중심’

[SRT(에스알 타임스) 선호균 기자] SK이노베이션, LG화학, 롯데케미칼 등 석유화학업종 CEO들이 신년사를 통해 ‘변화와 혁신을 통한 실행력 강화’를 주문하고 나섰다. 지난 2일 신년사를 발표한 3사 CEO는 올해 경제적 불확실성과 경쟁사와의 경쟁 우위를 위한 기술 개발과 미래 먹거리를 향한 도전과 의지를 피력했다. 

◆SK이노베이션, AI·DT 통한 업무혁신 및 성과창출…LNG 사업 ‘두각’

3일 각 사에 따르면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은 구성원의 결속을 강조했다. 모든 경영진과 구성원들이 ‘원 이노베이션’으로 힘을 모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박 사장은 인공지능(AI)과 디지털전환(DT)을 통한 운영개선(O/I) 실행력을 높여 나갈 방침을 밝혔다. 이는 SK그룹 전체의 슬로건인 ‘AI로의 전환’에 따른 것으로 업무혁신 성과 창출에 집중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또 구체적 과제로 비즈니스 모델 혁신과 생산성·신뢰도 향상, 최적 의사결정 체계 구축 등을 추진하겠다는 계획도 제안했다.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위한 강력한 도구로 AI와 DT를 꼽은 것이다. 회사는 수펙스(SUPEX) 2030 비전을 통해 SK이노베이션 계열이 나아갈 지향점과 구성원들의 구심점을 명확히 해 나간다는 입장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11월 SK E&S와의 합병으로 자산 100조원대의 거대 에너지 기업으로 재탄생했다. 호주 바로사 칼디타(CB) 가스전이 올해 하반기 상업 가동을 시작하면 주력 사업인 LNG 사업이 새로운 단계로 진입할 것으로 보여 올해는 재무 안정성 강화로 합병 시너지를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 사업의 경우 에너지저장시스템(ESS)으로의 포트폴리오 다각화, 전고체 배터리를 비롯한 셀투팩 기술 고도화 등 미래 기술 경쟁 우위를 확보해야 한다고 회사 측은 강조했다. 증권업계는 지난해 4분기 배터리 사업부문이 다시 적자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조현열 삼성증권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 실적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적자를 지속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LG화학, 3대 신성장동력 추진 지속…석화업계 구조조정 동참 

신학철 LG화학 부회장도 지난 2일 신년사를 통해 변화에 대한 실행력 강화를 주문했다. 

신 부회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실행의 해로 정하고 지속적이고 선제적으로 적극적인 포트폴리오 고도화를 추진할 뜻을 내비쳤다. 특히 차별화된 경쟁력 확보를 위한 다양한 솔루션을 구체화하며 실행력 강화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그는 경쟁 기업을 향한 경계와 도전 정신도 강조했다. 강도높은 비용 저감 활동에 동참하면서 임직원들의 창의적인 도전과 헌신으로 변화에 대응하며 미래 기반을 다질 것을 당부했다. 

LG화학은 올해도 3대 신성장 동력(전지소재·Sustainability·신약)을 이어갈 방침이다. 신 부회장은 석유화학 업황과 전기차 캐즘 영향으로 사업부문별 매출과 영업이익이 줄었던 지난해의 어려움을 딛고 대외 불확실성에 잘 대응해 내실을 다지는데 힘쓰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신 부회장은 한국화학산업협회장직을 연임한다. 임기는 2025년 1월부터 2026년 12월까지 2년간이다. 그는 정부에 석유화학산업 구조조정 지원을 건의했는데 평소 석유화학 공급과잉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고 피력해왔던 만큼 앞으로 정부와 협의를 잘 이어갈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중국 기업의 공급과잉 저가 물량공세로 어려움을 겪는 국내 석유화학업계의 사업 구조를 에틸렌 등 기존 기초제품 중심에서 코폴리에스테르, 고부가합성수지(ABS) 등 스페셜티(고부가가치) 제품 위주로 바꾸도록 유도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기업 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을 활용한 인수합병(M&A) 뿐 아니라 합작법인 설립, 설비 폐쇄, 사업 매각 등을 유도할 방침이다. 

◆롯데케미칼, 고부가가치 사업구조 전환 매진…현금흐름 중심 경영

이영준 롯데케미칼 사장은 신년사를 통해 현재 진행중인 고부가가치 위주의 사업구조 전환을 속도감있게 추진하고 현금흐름 중심의 경영을 지속할 뜻을 밝혔다. 또한 혁신을 통한 긍정적인 변화를 통해 신규사업 투자도 시장과 경쟁 관점에서 전략적 의사결정을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석유화학 업황과 중국의 공급과잉 문제로 인해 지난해 큰 어려움을 겪었던 롯데케미칼은 새로운 CEO와 함께 경쟁력을 통한 실행력 강화와 비즈니스 역량에 기반한 시너지 창출로 롯데 화학군 전체가 한 단계 도약하는 한 해를 보내겠다는 의지를 신년사에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자금유동성 문제로 위기를 겪은 롯데케미칼은 미래 핵심 사업 영역의 확장과 연구개발 역량 강화에 힘을 쏟을 것임을 대내외에 밝혔다. 이영준 롯데케미칼 사장은 “경쟁사들과 비교경쟁 우위를 갖는 기술과 제품을 확보하는 것이 치열한 사업 환경에서의 운명을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롯데케미칼은 말레이시아 자회사인 LC타이탄의 일부 생산시설을 일시 셧다운하기로 결정했다. 글로벌 금융기관 CGS 인터내셔널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LC타이탄의 나프타크래커 1호기 가동 중단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 설비는 에틸렌, 프로필렌 등을 생산하며 이번 가동 중단으로 중간 석유화학 제품의 생산 능력이 33% 가량 줄어들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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