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29일 평택항 오일터미널 블렌딩 수출 현장에 참석한 이승수 HD현대오일뱅크 글로벌사업본부장(왼쪽 네번째)과 고석진 관세청 통관국장(왼쪽 다섯번째)이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HD현대오일뱅크
▲지난 7월 29일 평택항 오일터미널 블렌딩 수출 현장에 참석한 이승수 HD현대오일뱅크 글로벌사업본부장(왼쪽 네번째)과 고석진 관세청 통관국장(왼쪽 다섯번째)이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HD현대오일뱅크

황 함량 규제 및 탄소중립 위한 바이오 에너지 수요 증가세 전망 

[SRT(에스알 타임스) 선호균 기자] 업황 난조를 겪고 있는 정유업계가 ‘바이오선박유’를 미래 새 먹거리로 낙점하고 비중을 높이기 위한 속도를 내고 있다. 

바이오선박유는 황 성분이 없는 발전용 바이오중유를 선박연료유 품질기준에 맞춘 친환경 선박연료다. 국제해사기구(IMO)의 선박용 연료 황 함량 규제(IMO2020)에 대응 가능하고 이산화탄소 감축을 위한 차세대 신재생에너지로 평가받고 있다. 

IMO에서는 대기오염의 주범인 황산화물의 배출을 규제하기 위해 2020년부터 선박용 연료의 황 함량 기준을 현행 3.5%에서 0.5%로 감축하는 안을 시행중이다. 지난해부터는 선박의 온실가스 저감 규제를 실시하고 있는데 국제해운 온실가스 배출량을 2050년까지 2008년 기준량의 절반 수준으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국내 정유 4사(SK이노베이션·GS칼텍스·에쓰오일·HD현대오일뱅크)는 이러한 기조에 맞춰 지난해부터 바이오 연료 사업에 대한 준비를 진행해왔다. GS칼텍스가 가장 먼저 사업 진출에 나선 가운데 올해에는 HD현대오일뱅크가 대만 선사 ‘양밍’에 바이오선박유를 수출하는데 성공했다. 

27일 각 사에 따르면 GS칼텍스와 HD현대오일뱅크는 올해 정부(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하는 실증사업에 해운업계 및 바이오디젤업계와 함께 참여했다. 석유외 원료에 대한 사용허가가 없고 기준도 없었기에 사업 참여로 공식적인 기준을 정립할 수 있었다는게 업계 의견이다. 

양사는 국내에서 서해 해상유를 담당하고 있어 정부 측과 뜻이 맞아 실증사업에 참여했을거란 분석도 나온다. 그간 국내에서는 기존 해상유에 바이오디젤을 섞는 블렌딩 작업에 비율 등 규제를 적용해왔다. 양사는 이에 대해 샌드박스 허가 요청을 진행해 사업 참여와 규제 기준 정립에 나섰다. 

GS칼텍스는 지난해부터 탄소저감 신사업으로 바이오선박유 제품을 개발해 국내외 고객사로 공급하고 있다. 현재는 기존 설비를 이용해 바이오선박유를 생산하고 있지만 공장 증설 등 새로운 생산라인을 검토하고 있다.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투자를 지속하고 있지만 수요가 높아져야 매출 비중도 커지는 만큼 아직까지는 업황을 반전할만한 모멘텀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GS칼텍스 관계자는 “실증사업을 통해 첫 발을 뗐다”며 “정부와 조율을 통해 고객사 수요가 있으면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HD현대오일뱅크는 초저유황 바이오선박유 제품으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지난 7월 관세청과 산업통상자원부의 규제 개혁으로 국내 석유제품 블렌딩이 가능해지면서 HD현대오일뱅크는 자사의 초저유황 중유와 국내 업체의 바이오디젤 제품을 블렌딩한 제품을 수출했다. 이달 들어서는 국내 정유사 최초로 해외 선사에 초저유황 바이오선박유를 수출하기도 했다. 

HD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기존 선박유보다 가격이 높은 바이오선박유를 9~10월 국내에 공급하기 시작했다”며 “앞으로도 바이오선박유 판매처를 늘릴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SK이노베이션은 국내 규제를 피해 중국과 싱가포르를 대상으로 해상 블렌딩을 통한 바이오선박유 수출을 진행하고 있다. 선박 연료에서 황 함유량과 탄소 배출을 줄이는 내용의 IMO2020에 대응하고자 바이오선박유에 대한 수요는 시간이 흐를수록 점차 늘어나고 있다. 

국내외 선사들의 경우 선박에 탈황설비를 갖춰 황 배출을 줄이는 방법을 취하고는 있지만 바이오선박유가 황 함유량을 줄이는데 효과적이어서 물량이 점차 늘어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선박유 규제가 강화되고 있어 앞으로 바이오선박유에 대한 수요는 늘어날 전망”이라며 “아직까지는 휘발유, 디젤, 경유, 항공유 등과 비교해 매출 비중이 높지는 않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지속가능항공유(SAF)를 가장 먼저 생산한 에쓰오일은 바이오선박유에서는 구체적인 행보를 보이지 않고 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지속가능항공유의 경우 1% 의무투입비율이 정해지고 있어 국내 출발 항공사와 주변 국가에 공급하는 등 진행중이지만, 바이오선박유는 현재로서는 구체적으로 방향성을 드릴만한 내용은 없다”고 설명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바이오선박유는 사업 다각화 측면에서 정유업계가 석유 이외의 방향성을 추진하는 점에서 공감하며 지켜보는 입장”이라며 “지속가능항공유와 함께 여건에 맞춰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한편,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글로벌 바이오연료 시장은 매년 6% 성장해 2030년에는 전체 시장에서 20%를 차지할 전망이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이 발간한 ‘글로벌 선사의 미래 친환경 선박연료 공급망 확보 전략 조사’에 따르면 바이오선박연료 시장 규모는 올해 39억달러(5조7,486억원)에서 2034년 80억달러(11조7,92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이며 연평균 7.3%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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