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에스알)타임스 전근홍 기자] 코로나19는 2금융권에도 여지없이 위기를 몰고왔다. 보험사, 카드사, 저축은행·캐피탈사 등 업권 전반에서 코로나로 인한 대면영업 한계와 초저금리 영향으로 괄목할 만한 수익성 향상은 기대하기 어려웠다.

생명보험사들의 경우 코로나로 낮아진 금리에 운용자산이익률을 끌어올리기 어려운 여건이 지속됐다. 손해보험사들은 코로나의 확산세가 거듭되며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으로 차량운행과 병원이용이 줄어 손해율이 개선돼 반사이익을 누리기도 했다. 

카드업계는 올해 코로나 여파로 소비가 감소하면서 실적 악화 우려가 컸지만 두 자릿수 성장에 성공했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비용 감소에 따른 ‘불황형 흑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오프라인 마케팅 비용이 축소되면서 비용 감소폭이 줄어든 것이다.

저축은행·캐피탈사들은 시중은행의 대출 규제 강화로 취약차주 대상 중금리 대출을 늘리며 수익성이 향상되기도 했지만 ‘1사 전속’ 의무를 위반하고 탈법 대출을 유도하는 전속 대출모집인까지 등장해 차주의 신용등급 하락과 2금융권내 모든 금융사의 건전성 하락을 초래할 수 있단 우려까지 제기됐다.

ⓒKBS뉴스화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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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보업계, 초저금리에 ‘운용자산이익률·역마진’ 부담

제로금리 상황에서 생보업계는 운용자산이익률 하락과 과거에 판매한 고금리 저축성 보험상품으로 이차역마진 우려 속에 몸살을 앓았다. 보험사는 계약자가 납입한 보험료 중에서 이자율을 반영한 일정 부분을 장래 보험금이나 환급금 등을 지급하기 위해 회사의 부채로 적립하는데, 이때 반영되는 이자율이 자산을 운용해 얻은 수익률보다 높으면 이차역마진이 발생한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 5년간 국내 생보업계 운용자산이익률은 ▲2015년 4.02% ▲2016년 3.90% ▲2017년 3.55% ▲2018년 3.61% ▲2019년 3.46% 등으로 집계됐다. 2016년 4%대가 무너진 이후에도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으며, 올해 역시 1분기 3.64%에서 2분기 3.47%, 3분기 3.30%로 9개월 새 0.34%포인트 더 떨어졌다.

◆ 손보업계, 코로나 ‘반사이익’에 실적 '숨통'

코로나에 따른 경기침체가 심화된 가운데서도 손보사는 손해율 개선 추세 속에 ‘반사이익’을 얻었다. 연초 보험료 인상 효과에 더해 코로나로 외출 자제와 개인위생 관리에 신경을 쓰는 분위기가 확산하면서 자동차·장기보험 부문을 중심으로 손해율 개선됐다. 올 3분기 상위 5개 손보사(삼성화재·현대해상·DB손보·메리츠화재·KB손보 등)의 누적 순이익은 1조8,957억 원으로 전년 동기 1조5,982억 원보다 18.6%(2,975억 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 디지털손보사 화두…제1호 캐롯손보·하나손보 출범

한화그룹과 현대자동차, SK텔레콤 등이 출자해 설립된 디지털 손보사인 캐롯손해보험이 올 1월 ‘퍼마일’ 자동차 보험을 내세워 본격적인 영업에 돌입한 이후, 더케이손해보험도 하나금융그룹에 인수된 이후 ‘디지털 종합 손보사’를 표방하며 영업환경 개선에 나섰다.

최근에는 삼성화재도 디지털본부를 신설해 디지털채널 활성화를 위한 컨트롤 타워 역할을 부여했다. 아울러 카카오페이는 삼성화재와의 합작사 설립이 무산된 이후 독자적으로 디지털 손보사 설립에 나서기로 결정, 최근까지 금융당국과 예비 인가 신청 작업을 조율하고 있다.

ⓒPIXABAY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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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드사 실적 선방…비용절감, ‘불황형’ 흑자

코로나로 소비위축 속에 카드업계의 실적감소가 예견됐지만 마케팅 비용을 축소하면서 올 3분기 카드사들은 두 자릿수 실적 성장세를 보였다. 전형적 ‘불황형 흑자’를 기록한 것이다. 8개 전업 카드사의 올 3분기 누적 순이익은 총 1조6,644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조3,928억 원) 대비 19.4%나 늘었다. 특히 하나카드와 롯데카드는 각각 1,144억 원, 808억 원의 순이익을 달성해 전년 동기 대비 129.7%, 96.6% 증가했다.

이러한 호실적을 두고 3년 주기로 산정되는 적격비용이 낮아질 수 있단 것에 카드사들의 경영 셈법이 복잡해 질 수 있단 분석도 나온다. 적격비용은 카드 결제가 발생할 때 얼마의 비용이 드는지를 나타내는 금액으로 가맹점 수수료율을 정할 때 ‘원가’ 역할을 한다. 저금리 상황에서 조달비용이 줄었고 마케팅 비용도 감소해 적격비용 인하 여력은 커진 상태다.

2022년부터는 새롭게 산정한 적격비용으로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을 산정된다. 내년 초부터 관련 TF(태스크포스)가 가동되고, 적정한 적격비용 산정을 위한 금융당국과 카드업계 간 논의가 1년 여 동안 진행된다.

ⓒ연합뉴스TV화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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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중은행서 막힌 ‘돈줄’…저축은행·캐피탈 등 ‘쏠림’

올 들어 11월까지 저축은행 등 2금융권 가계대출은 전년 동기 대비 9조원이나 증가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3분기 말 저축은행 가계대출 잔액만 놓고 보면 29조5,913억 원으로 전분기에 비해 1조8,267억 원이나 늘었다. 

4대 시중은행(신한·국민·우리·하나은행)의 신용대출 취급이 연말까지 중단되면서 일부 저축은행(JT친애저축)과 캐피탈사의 대출상담사가 1사전속 의무를 위반하고 차주의 신용정보를 비교적 대출실행이 쉬운 저축은행과 캐피탈사에 넘기고 수수료를 나눠갖는 짬짬이 영업을 펼쳐 물의를 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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