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생명보험사 및 손해보험사 2025년 3분기 당기순이익 전망치와 2024년 3분기 당기순이익. ⓒ에프앤가이드
▲상장 생명보험사 및 손해보험사 2025년 3분기 당기순이익 전망치와 2024년 3분기 당기순이익. ⓒ에프앤가이드

생보4사 순이익 전년比 8.1% 감소…손보4사 3.8% 줄어들 전망

[SRT(에스알 타임스) 문재호 기자] 보험사들의 올해 3분기 실적이 전반적으로 후퇴할 전망이다. 저출산·고령화로 내수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른 가운데 건강보험 시장에서 고객 확보를 위한 출혈경쟁과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 등이 실적 악화 요인으로 꼽힌다.

1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상장 보험사 8곳(삼성생명·한화생명·동양생명·미래에셋생명·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한화손해보험)의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 ‘시장 평균 전망치(컨센서스)’는 2조2,21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2조3,574억원)보다 5.8% 감소한 수준이다. 생명보험사는 8.1%, 손해보험사는 3.8% 감소가 각각 예상된다. 8개 보험사 모두 별도 재무제표 기준 추정치다.

상장된 주요 생명보험 4사의 올 3분기 예상 당기순이익은 7,150억원으로 전망된다.

삼성생명의 3분기 예상 순이익은 4,35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5%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최근 종신보험 대신 장기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건강보험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면서 관련 비용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동국제강에 매각한 서울 중구 페럼타워 매각대금 2,300억원이 반영되며 투자이익은 늘어날 전망이다.

한화생명의 3분기 예상 순이익은 2,06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8% 감소할 것으로 점쳐진다. 손해보험사가 70%를 점유한 건강보험 시장에서의 경쟁이 심화되며 실적이 악화된 영향이다. 한화생명은 올해 상반기에도 순이익이 48.3% 줄어든 1,797억원에 그쳤다. 일부 건강보험 상품에서 손실계약이 발생했고 투자이익도 부진했다.

동양생명은 3분기 순이익이 4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1.3%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본건전성 강화와 우리금융그룹 편입에 따른 비용 부담이 반영된 결과로 추정된다. 반면 미래에셋생명은 3분기 순이익이 29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23.6% 급증할 전망이다. 국내외 증시 상승으로 주력 상품인 변액보험 판매가 호조를 보인 영향으로 관측된다.

주요 손해보험사들의 3분기 실적은 생명보험사보다 나아 보이며, 3분기 순이익 컨센서스는 1조2,239억원이다.

삼성화재의 3분기 순이익은 5,002억원으로 전년 대비 10.2%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점유율 1위인 자동차보험의 손해율 급등이 발목을 잡았다. 삼성화재는 지난 2분기 자동차보험에서 발생한 이익이 8억원에 그쳤다. 키움증권은 삼성화재가 올 3분기 자동차보험 부문에서 330억원 적자, 4분기에는 1,116억원 적자를 낼 것으로 전망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 급등은 손해보험사 전반의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올해 1~8월 누적 손해율은 84.4%로, 전년 동기보다 4%포인트 상승했다. 4년간 이어진 보험료 인하와 과잉진료, 정비수가 인상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일각에서는 올해 자동차보험 적자가 6,000억원을 넘어 2019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자동차보험 시장 점유율 2위인 DB손해보험의 3분기 순이익은 4,21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2%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DB손보는 국내 시장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지난달 26일 미국 자동차보험사 포테그라에 16억5,000만달러(약 2조3,107억원)를 출자한다고 공시했다.

출자 후 지분율은 100%가 되는데, 이는 한국 보험사 사상 최대 규모의 해외 인수·합병(M&A)이다. DB손해보험 관계자는 “국내 보험사 최초의 미국 보험사 인수로 DB손보가 글로벌 보험사로 도약하는 분수령”이라며 “포테그라 전문성과 DB손보의 글로벌 네트워크·자본력을 결합해 고객 가치와 시장 경쟁력을 제고하겠다”고 강조했다.

현대해상의 3분기 순이익은 2,20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 증가할 전망이다. 자동차보험 부진을 보장성보험 계약마진(CSM) 확보로 만회할 것으로 보인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3분기 현대해상의 신계약 물량이 증가하면서 신계약 CSM이 증가하고, 평기 수준의 경험조정을 적용하면 CSM잔액은 지난 2분기 대비 2~3%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내다봤다.

한화손해보험의 3분기 순이익은 819억원으로 전년 대비 1.0%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손보는 이달 1일 디지털 손해보험사 캐롯손해보험을 흡수 합병했다. 양사의 상반기 자동차보험 손익은 각각 130억원, 193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합병 이후 자동차보험 조직을 재정비해 손해율 개선에 나설 계획이다.

한화손보 관계자는 “양사 간 합병으로 올해 1조1,000억조원(점유율 5.4% 수준) 이상의 자동차보험 매출을 시작으로 향후 5년 내 시장점유율 두 자릿수를 달성해 규모의 경제 실현과 운영 효율성 극대화를 통한 손익 개선을 이루어 나갈 예정”이라며 “보상 등 양사 조직 간 운영 효율성 제고도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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