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관련 이미지. ⓒ픽사베이
▲비트코인 관련 이미지. ⓒ픽사베이

[SRT(에스알 타임스) 김남규 기자] 홍콩이 아시아 최초로 스테이블코인(가치연동형 가상자산) 발행에 ‘면허제’를 도입했다. 홍콩통화청(HKMA)은 지난 8월 시행된 ‘스테이블코인 법안(Stablecoins Ordinance)’에 따라 9월 말 기준 36개 기관이 라이선스 발급을 신청했다고 17일 밝혔다.

신청 기관은 은행, 증권사, 자산운용사, 핀테크 기업 등으로 다양하다. 애초 70여 곳이 관심을 보였으나 HKMA가 “초기에는 소수에게만 라이선스를 부여하겠다”고 밝히면서 실제 신청 수는 절반가량으로 줄었다.

HKMA는 내년 초 첫 면허를 발급할 계획이다. Eddie Yue 총재는 “스테이블코인은 금융시스템 안정성과 직결되는 만큼 초기에는 신중하게 접근할 것”이라며 “발행자는 실제 사용 사례와 재무 건전성을 입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조치를 ‘과열 진정용’으로 평가하고 있다. 최근 홍콩 증시에서는 일부 기업이 스테이블코인 사업 계획만으로 주가가 급등하는 등 투기적 열기가 확산된 바 있다. 금융권에서는 엄격한 심사가 시장 거품을 조기에 차단하고 제도권 신뢰를 확보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홍콩 입법회(LegCo)는 최근 중앙정부에 역외 위안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요청하며, 블록체인 교육 강화와 글로벌 발행센터 설립도 추진 중이다. 관련업계에서는 홍콩이 단순한 암호자산 규제국을 넘어 디지털 금융허브로 도약하려는 움직임이라고 평가했다. 

HKMA는 국제결제은행(BIS) 등과 협력해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감독체계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Yue 총재는 “홍콩의 스테이블코인 정책은 혁신을 제약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신뢰를 기반으로 한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제도”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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