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T(에스알 타임스) 박은영 기자] 이번주 국내 대형 유통업체인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습니다. 신청 이유는 신용등급 하락으로 인한 자금 이슈 해결로 '사전 예방 차원' 이라는 게 홈플러스 입장입니다. 다만 홈플러스 법정관리는 협력업체를 비롯한 유통업계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모습입니다.

건설업계도 지난해부터 이어진 경기침체와 공사비 상승 등 업황 악화로 기업 수익성이 저하되자 자금력이 부족한 중견 건설사를 중심으로 법정관리 신청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올해만 벌써 7곳이 법정관리를 신청했습니다. 이에 건설사들이 줄도산 할 것이라는 4월 위기설이 다시 고개들며 위기감을 고조시키고 있습니다.

금융업계에선 가상자산거래소 빗썸이 신규제휴 은행을 국민은행으로 변경하면서 반사이익으로 KB국민은행의 요구불예금 신규 계좌 수가 4배 급증했습니다. 또 역대급 실적을 거뒀던 국내 보험사들이 새 회계기준(IFRS17)에 따라 해약환급금 준비금 적립 부담이 커지면서 자본확충을 위해 배당급 지급 규모를 축소하는 모습입니다.

ⓒ홈플러스 공식 홈페이지
ⓒ홈플러스 공식 홈페이지

◆ 홈플러스, 기업회생절차 개시 신청

홈플러스는 4일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홈플러스 측은 지난달 28일 공시된 신용평가에 온오프라인 매출 증가와 부채비율 개선 등 개선 사항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아 신용등급이 하락했다고 신청 이유를 설명했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2025년 1월 31일 기준 부채비율과 직전 12개월 매출은 각각 462%, 7조462억원으로 각각 1년 전 대비 부채비율은 1,506% 개선되고 매출은 2.8% 신장했다. 하지만 홈플러스 측은 신용등급이 낮아져 앞으로 단기자금 측면 이슈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단기자금 상환 부담을 경감하고자 회생절차를 신청하게 된 것이라며 이번 회생절차 개시 신청은 사전 예방 차원임을 강조했다. 앞으로 회생절차가 개시되면 금융채권 상환은 유예되나 협력업체와의 일반적 상거래 채무는 회생절차에 따라 변제되며 임직원 급여도 정상적으로 지급할 예정이라고 했다.

◆ 홈플러스 납품 유예 협력사 거래 재개

홈플러스의 법정관리 신청으로 납품을 일시 유예했던 주요 협력사들이 7일 납품을 재개하기로 했다. 앞서 홈플러스의 회생절차가 개시되면서 일부 협력사는 운영 방안 등 내부적인 검토 차원으로 납품을 일시적으로 유예했었다. 홈플러스는 ▲CJ제일제당 ▲오뚜기 ▲농심 등 주요 협력사들과 소통을 통해 상품을 정상 공급받기로 합의했다. 또 지난 6일에는 대금 지급 재개 이후 납품을 일시 유예한 다른 협력사들과도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홈플러스는 가용 현금 잔고가 3,090억원이며 영업활동으로 유입되는 순현금이 이달 3,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되는 만큼 일반상거래 채권 지급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일부 협력사와 테넌트(임차인), 하도급업체들 등은 홈플러스 자금 집행 계획이 구체적이지 않아다며 불안감을 호소하기도 한다.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의 납품업체는 약 1,800곳이며 테넌트는 약 8,000곳이다.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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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만 건설사 7곳 법정관리…800% 부채비율 업체 위기감

7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들어서만 총 7곳의 건설사가 법정관리를 신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월 신동아건설(시공능력평가 58위)에 이어 ▲삼부토건(71위) ▲대우조선해양건설(83위) ▲대저건설(103위) ▲삼정기업(114위) ▲안강건설(138위) ▲벽산엔지니어링(180위)이 법정관리에 나선 상태다. 이들 건설사는 부채비율이 400% 이상이었으며 대우조선해양건설의 경우 2023년 말 부채비율이 838.8%를 기록하는 등 재무건전성이 악화된 상황이었다. 이 가운데 한양산업개발과 이수건설 등 건설사 부채비율이 2023년 말을 기준으로 각각 820%, 817%를 기록하는 등 위기 건설사로 지목되고 있다.

◆ 건설사 법정관리 잇달아…'줄도산' 현실화될까

최근 들어 건설사들의 기업회생신청(법정관리)가 이어지면서 업계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대형건설사 대비 자금력이 약한 중견건설사를 중심으로 줄도산에 대한 공포가 커지는 모습이다. 5일 전자공시에 따르면 법정관리가 개시된 신동아건설은 2023년 말 기준 부채비율이 428.8%에 달했다. 삼부토건도 같은 기간 403%의 부채비율을 기록, 지난해 9월엔 835.8%로 비율이 악화됐다. 대우조선해양건설의 부채비율도 지난 2023년 말 기준 부채비율 838.8%를 기록했다. 건설사 관계자는 “미분양 현장이 남아있고 공사 미수금이 쌓일 경우 적은 수의 현장을 메인으로 사업을 이어가는 회사는 경영을 이어가지 못하게 될 정도로 타격이 크다”고 말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의 건설업계 위기가 심각한 사안인 것은 맞지만 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것이란 위기설까지는 과장이 있다고 보여진다”며 “주택건설 시장이 호황이었다가 2022년 미국 기준금리 급등으로 시장 분위기가 급변한 만큼 건설업체 수와 수주 상황도 변화를 겪는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Freep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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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은행, 빗썸 동맹…요구불 신규계좌 ‘4배’ 증가

KB국민은행 요구불예금 신규 계좌 수가 4배 가까이 증가했다. 가상자산거래소 빗썸이 신규제휴 은행을 국민은행으로 변경하기로 하면서 반사이익으로 대기성 자금이 몰리는 것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은 이달 24일부터 원화 입출금 제휴 은행을 NH농협은행에서 국민은행으로 변경한다. 국민은행의 요구불예금 신규 계좌는 지난 1월 1~10일 5,564좌에서 빗썸 사전등록이 시작된 같은 달 20~31일, 2만1,182좌로 4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에 금융당국의 법인 가상자산 시장 참여 계획 발표 후 은행권의 참여가 늘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반면 법인 영업에 강한 시중은행과 가상자산 거래소의 협력이 확대될 경우 특정 거래소에 몰려 시장 점유율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가상자산위원회에서 논의 중인 2단계 법안에 가상자산사업자 독과점을 방지할 수 있는 방안이 들어갈 것으로 생각한다"며 필요한 경우 독과점 방지를 위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 상장 보험사 11곳 중 배당 ‘3곳’…“주가 하락 등 악재”

국내 보험사들이 배당금 지급 자체를 축소하고 있다. 새 회계기준(IFRS17)에 따라 해약환급금 준비금 적립 부담이 커지면서 자본 확충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상장 보험사 11곳 중 삼성생명, 삼성화재, DB손해보험 등 3곳의 배당금 지급 규모가 결정됐다. 나머지 8곳의 보험사는 배당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호실적에도 보험사들이 배당금 지급을 못하는 것은 해약환급금 준비금 제도 영향이다. 금융당국은 킥스비율이 200%를 웃돌면 해약환급금 적립률을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IFRS17 도입 후 순이익보다 해약환급금준비금 증가 폭이 클 경우를 우려해서다. 하지만 시장금리가 하락세를 나타내면서 킥스비율 관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고 실질적으로 수혜를 보는 보험사가 소수에 불과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로 시장금리가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킥스비율이 하락하고 있는데, 연장선상에서 쌓아야 할 준비금 규모는 확대될 수 있다"며 "전년의 경우 배당을 중단했던 한화생명과 동양생명도 배당을 재개하는 등의 행보를 보였기 때문에 해약환급금 준비금 적립에 대한 (금융당국 차원의) 제도적 개선이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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