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홈페이지
ⓒ홈플러스 공식 홈페이지

가용현금 6000억원 대비 갚아야할 빚 1조원…부채는 많고 회삿돈 없어, 수익도 손실

MBK, 엑시트라지만…인수 후 경영 실책 지적도

유통업계, "변화하는 업황 속 마트 위기…도산 가능성, 배제 못해"

[SRT(에스알 타임스) 은박현주 기자] 홈플러스가 기업회생 절차를 밟게 되면서 업계 파장이 커지는 가운데 홈플러스 대주주인 글로벌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진다.

사모펀드 속성이 투자금을 회수하는 엑시트가 최종 목표인 만큼 MBK파트너스의 자산매각 등의 행보는 이미 예견됐다지만 처분을 통한 투자금 회수 외 별다른 자구책 없이 기업회생을 신청해버린 건 무책임한 경영행태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이는 대형마트 홈플러스 인수 이후 유통산업의 변화를 리딩하지 못해 홈플러스 기업가치를 제고하지 못한 MBK파트너스의 경영 실책이자 배임으로도 해석될 여지가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 납품업체들이 대금을 돌려받지 못할까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앞서 홈플러스와 상품권을 제휴한 업체들부터 홈플러스 상품권 사용을 중단하며 '손절'하기 시작해 일부 카드사도 상품권 결제를 중단시켰다. 홈플러스에 납품하는 일부 식품기업은 거래를 중단했다가 재개하기도 했다.

이에 지난 13일 산업통상자원부는 홈플러스와 납품업체를 모아 대금 지급 상황을 점검하는 회의를 열었다. 납품 대급 지급 계획을 명확히 하고 거래 신뢰성을 높여야 한다는 취지다.

하지만 홈플러스 영업이 정상적으로 이뤄질 지에 대한 우려가 지속 제기된다. 심지어 매년마다 전개해왔던 할인행사 홈플런에 대해서도 당장 현금이 부족하기 때문에 현금확보를 위해 안간힘인 것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됐다. 이와 관련 홈플러스는 "매년 진행해왔던 행사"라고 일축했다.

이 같은 우려는 앞서 홈플러스가 지난 4일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하면서 촉발됐다.

홈플러스는 신용평가에 온오프라인 매출 증가와 부채비율 개선 등 개선 사항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아 신용등급이 하락했다고 신청 이유를 설명했다.

신용등급이 낮아지다보니 단기자금 이슈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상환부담을 경감하고자 신청하게 된 사전 예방 차원임을 강조했다.

당시 협력업체와의 일반적 상거래 채무는 회생절차에 따라 변제되며 임직원 급여도 정상적으로 지급할 예정임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홈플러스는 가용 현금 잔고가 3,090억원이며 영업활동으로 유입되는 순현금이 이달 3,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되는 만큼 일반상거래 채권 지급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업계 내부에서 우려는 쉽사리 수그러 들지 않고 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홈플러스 상황이 '굉장히' 어려운 것으로 안다"며 "도산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사실 배제할 순 없다"고 말했다.

앞서 MBK파트너스는 이미 홈플러스를 인수한 이래 10년 동안 점포 매각 등으로 빚을 갚고 배당받는 등 투자금 회수해왔다. 2015년 당시 MBK파트너스는 컨소시엄을 구성에 홈플러스를 약 7조원에 사들인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홈플러스가 가진 차입금을 제하면 인수금은 약 6조원이었다. 이 가운데 절반을 블라인드펀드 등 인수금융으로 충당했다. 즉 홈플러스를 사들일 때 빌린 돈이 많았다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의 지난해 결산(2024년 2월~2025년 1월)에서 1년 내 갚아야할 빚이 1조 4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장 홈플러스가 가용할 수 있을 현금이 6000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홈플러스의 재무부담은 크다.

홈플러스의 부채는 MBK 인수 당시인 회계연도 2016년 3월~2017년 2월 자본 4조656억원, 부채 3조909억원이다. 2023년 3월~2024년 2월 29일 자본 2,652억원, 부채 8조5,201억원으로 자본은 줄고 부채는 약 2배 늘었다.

단기간 재무부담 대응력을 가늠하는 유동비율은 100이하다. 홈플러스의 2016년 3월~2017년 2월 유동자산 6,923억원, 유동부채 1조4,210억원이다.

2023년 3월~2024년 2월 29일 유동자산 8,374억원, 유동부채 3조4,961억원이다. 유동부채가 유동자산보다 많은 상황이다.

이미 영업손실 상태이기도 하다. 2016년 3월~2017년 2월 영업이익 3,090억원에서 2023년 3월~2024년 2월 29일 영업손실 1,994억원으로 손실로 전환됐다.

현금흐름을 보면 영업활동현금흐름서 당기순손실은 지속하면서 이자지급은 늘고 있다

재무활동현금흐름은 현금이 계속 빠지고 있는 가운데 단기차입으로 빌린 돈만큼 단기차입상환으로 빚갚는 실정이다.

이에 MBK 인수당시 2016년 3월~2017년 2월 현금및현금성자산 1,271억원에서 2023년 3월~2024년 2월 29일 현금및현금성자산 1,558억원으로 현금및현금성자산이 크게 늘지도 못했다.

총체적으로 이미 수익성은 무너지고 재무 리스크는 커졌다는 것이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수익성 제고를 해야하지만 유통업황이 녹록치 않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고물가에 늘어나는 비용부담, 내수부진 등 유통업황이 좋지 않은데다 온라인쇼핑 등 시장과 소비패턴 등이 변화하는 과정 속에서 마트는 위기를 맞고 있다"며 "결국 MBK 파트너스가 홈플러스를 들고 있기엔 상황이 녹록치 않자 자산매각으로 투자금을 회수하는 것"이라고 봤다.

저작권자 © SR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