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T(에스알 타임스) 유안나 기자] 미국발 상호관세 여파로 국내 증시가 불확실성에 휩싸여 쇼크 수준으로 요동쳤습니다. 관세 전쟁 우려에 투자 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외국인·기관 투자자가 매물을 쏟아내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습니다. 사이드카가 발동되면 해당 시점부터 5분간 모든 프로그램 매도 호가의 효력이 정지됩니다. 매도 사이드카 발동은 지난해 8월 이른바 ‘검은 월요일·금요일’ 사태 이후 처음입니다.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당초 시장에서는 1분기 영업이익이 5조원을 밑돌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습니다. 하지만 갤럭시 S25 모델의 판매 호조와 D램 출하량 선방 등으로 시장 기대를 크게 뛰어넘는 실적을 거둔 것으로 풀이됩니다. 삼성전자의 올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6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0.15%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습니다. 매출은 79조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9.84% 증가했습니다.

▲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종가 현황이 표시돼 있다.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종가와 비교해 포인트6.03(p)(0.26%) 상승한 2334.23으로 마감했다. 코스닥은 전 거래일 대비 7.15p(1.1%) 상승한 658.45로 거래를 마쳤다. 달러·원 환율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종가 현황이 표시돼 있다.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종가와 비교해 포인트6.03(p)(0.26%) 상승한 2334.23으로 마감했다. 코스닥은 전 거래일 대비 7.15p(1.1%) 상승한 658.45로 거래를 마쳤다. 달러·원 환율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 지속된 증시발작…잠재적 시장 리스크 커지나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괄 10% 보편관세를 시행한다고 밝힌 후 글로벌 증시는 큰 폭으로 요동쳤다. 특히 이달 7일 글로벌 증시는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주가가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다일 일본 닛케이 225는 종가 기준 7.8%, 홍콩 항셍 지수는 13%, 국내 코스피 지수도 5.5% 급락했다. 이날 일본과 한국 증시는 주가 급락으로 인해 지난해 8월 이후 8개월만에 서킷브레이커(주식매매 일시정지)와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매 호가 효력정지)가 발동하기도 했다. 이후 지난 8일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중국을 제외한 모든 국가에 90일간 상호관세를 유예하는 방침을 밝히자 각국 주식시장의 주가는 큰 폭으로 상승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돌발적인 발언에 따라 글로벌 증시가 롤러코스터 장세로 변한 것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중국정부도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145%) 부과에  보복관세(125%) 카드를 꺼내들면서 시장의 불확실성은 더욱 키우고 있다. 관세 충격에 이어 잠재적 경기 침체 시그널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지난 3월 미국 소비자신뢰지수가 전월보다 7.2포인트(p) 하락한 92.9를 기록했다. 이는 팬데믹 당시였던 2021년 1월 이후 4년 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글로벌 투자은행(IB)도 경기 침체 가능성을 예고했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미국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낮추는 한편 향후 12개월 내 미국이 경기 침체에 빠질 가능성을 35%에서 45%로 상향 조정했다. 심지어 JP모건은 현재 미국 및 글로벌 경기 침체 가능성을 60%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관세 리스크로 인해 또다시 물가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2만4,000TEU급 초대형 선박 ⓒHMM
ⓒHMM

◆ 환율 1,500원 초읽기…관세전쟁 충격에 ‘최고’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이 격화 조짐을 보이면서 원·달러 환율이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500원 선에 바짝 다가섰다. 국내 정치 불확실성이 다소 완화됐으나 여전한 리더십 공백 속에 대외 악재가 끊이지 않아 환율이 조만간 심리적 마지노선인 1,500원마저 돌파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지난 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환율은 전날보다 10.8원 오른 1,484.0원으로 출발한 뒤 오전 9시 10분쯤 1,487.5원에 이르렀다. 지난해 12월 27일 장중 최고가인 1,486.7원을 넘어 금융위기 때인 2009년 3월 16일(1,492.0원) 이후 16년여 만에 최고 수준이다. 환율 상승에는 미국과 중국의 관세 전쟁이 영향을 미쳤다. 세계 경제 불안으로 위험회피 심리가 강해지면 통상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원화 가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픽사베이
ⓒ픽사베이

◆ 트럼프 관세 전쟁 속 'K-반도체' 영향 없나

트럼프의 관세 전쟁으로 미국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 산업계 전반에 비상이 걸렸다. 8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반도체의 대미 수출액은 106억8,000만달러(약 13조8,840억원)로 전체 수출 품목 중 세 번째로 비중이 크다. 국내 반도체 업계도 대안 마련에 분주한 모양새다. 다만 국산 반도체가 미국으로 직수출되는 수량은 적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는 만큼 업계에 주는 영향이 당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현재 SK하이닉스, 삼성전자가 생산한 고대역폭메모리(HBM)는 대만 반도체 패키징 업체 TSMC 등에 보내져 미국 빅테크 기업들에게 수출되고 있다. 인쇄회로기판(PCB)이 대미 반도체 수출의 틈새시장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편 트럼프 정부의 ‘메이드인 아메리카(Made in America)’ 정책이 강화될 경우, 미국산 PCB 생산 확대가 예상되고 있지만 대량 생산 및 중저가 PCB에 대한 해외 의존도는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반도체에도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언급만 했을 뿐 구체적으로 어떤 형태로 부과할 것이라는 세부 조항은 나오지 않은 상태인 만큼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전경 ⓒ삼성
▲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 삼성전자

◆  삼성전자 1분기 영업익 6.6조…갤S25 효과로 시장 기대 웃돌아

삼성전자가 8일 1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연결기준으로 매출 79조원, 영업이익 6조6,000억원을 기록하며 시장 기대치를 상회했다. 해당 실적은 전기 대비 매출은 4.24%, 영업이익은 1.69% 증가했고,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9.84% 증가, 영업이익은 0.15% 감소한 수준이다. 한편 삼성전자의 하반기 실적은 회복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관세 부과로 인한 수요 변수가 부담이긴 하지만, 하반기 D램 수요는 세트 출하량보다는 대당 컨텐츠 증가가 주역일 것”이라며 “AI 기능을 탑재한 스마트폰과 PC, AI 서버 확대로 인해 견조한 수요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태 신한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하반기에는 고대역폭 메모리(HBM) 매출 비중 확대가 메모리 수익성 개선 견인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2025년 영업이익 34조7,000억원으로 7.6% 상향될 수 있으며 유의미한 성과 확인 시 실적 추정치 추가 상향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어도비스톡
ⓒ어도비스톡

◆ 경기불황에 자금경색 빠진 유통사들

유통업계가 경기불황으로 자금경색에 빠졌다. 이에 기업회생절차를 밟는 기업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 수익을 내야 하는데 내수가 살지 않는 점이 큰 문제다. 글로벌 사업도 공장설립, 마케팅 등 투자를 지속해야 하고 성과를 내기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빠른 시일내에 유동성을 해결하긴 어렵다. 지난달 초 홈플러스, 이달 명품 플랫폼 발란이 기업회생절차를 밟게 됐다. 이는 유동성을 관리하기 위한 차원으로, 결국 현금운용실패를 의미한다. 홈플러스의 부채는 MBK 인수 당시인 회계연도 2016년 3월~2017년 2월 자본 4조656억원, 부채 3조909억원인데, 2023년 3월~2024년 2월 29일 자본 2,652억원, 부채 8조5,201억원으로 자본은 줄고 부채는 약 2배 늘었다. 이달 명품플랫폼 발란도 회생절차에 들어갔다. 애경산업은 매물로 나왔다. AK홀딩스, 애경자산관리 등이 보유한 애경산업의 지분 약 63%가 매각대상이다. 유통업계는 내수부진 속에서 자금경색이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실상 사업으로 뭘 해도 안될 만큼 힘든 상황"이라며 "저희 사업은 내수 100%라 관세 영향을 받진 않아도 내수가 꺾여 수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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