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뉴스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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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규제 리스크, 실적하락 등 우려”

- KB금융·신한금융·우리금융·하나금융지주 시총, 한 달 새 ‘6조11억원’ 감소

[SRT(에스알 타임스) 전근홍 기자] 은행주가 낙폭을 키우고 있다. 정부가 은행의 공공재 성격을 강조하며 규제 움직임에 나서자 투자심리가 얼어붙고 있는 것이다. 최근 한 달 만에 올해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한 것으로 집계됐다. 4대 금융지주의 시가총액은 6조원 이상 증발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종가 기준 4대 금융지주(KB금융·신한금융·우리금융·하나금융)의 시가총액은 한 달 전(2월 6일)과 비교해 6조11억원 줄었다.

주가가 곤두박질친 탓이다. 한 달 새 KB금융이 -9.9%로 낙폭이 가장 컸고 신한지주(-9.5%), 하나금융지주(-9.2%), 우리금융지주(-5.2%)가 그 뒤를 이었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1%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큰 폭의 하락세다. 금융지주가 속한 KRX 은행 지수도 한 달 간 7.4% 하락했다. KRX 지수 가운데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이 역시 코스피와 비교하면 시장 수익률을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외국인 투자자들도 발을 빼고 있다. 외인들은 연초 4대 금융지주의 주가를 끌어올렸지만, 매도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1월 한 달 새 외인은 KB금융을 1,680억원어치 순매수했지만, 지난달 1,538억원을 팔아치웠다. 신한지주는 1월 외국인이 2,644억원 순매수하면서 순매수 종목 3위까지 올랐다. 그러나 지난달에는 외인들이 399억원 순매도했다.

이러한 흐름에는 정부의 규제 움직임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1월만 하더라도 은행주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은 컸다. 신한은행이 자본비율 12%대를 초과한 부분에 대해 주주 환원을 원칙으로 삼겠다는 계획을 발표해 주가 상승의 호재로 작용했다. 더욱이 분기 배당과 부동산 규제 완화에 따른 실적 상승 기대감이 겹쳤고 상승 랠리가 이어졌다.

하지만 정부가 은행을 ‘공공재’ 성격으로 규정하고 시중은행 과점문제 등을 지적하면서 투자심리에 악영향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은행 공공성 강화 및 관련 규제에 대한 우려가 반영돼 국내 은행주가 조정을 거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금융당국은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해 ▲은행권 경쟁촉진 ▲성과급‧퇴직금 등 보수체계 개선 ▲대손충당금 확대 ▲비이자이익 비중 확대 ▲사회공헌 활성화 ▲고정금리 비중 확대 등 금리체계 개선 등을 논의하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최근 수신금리가 하락하고 대출금리 상승폭이 둔화되고 있는 점에 비춰보면, (은행 입장에서) 순이자마진(NIM) 감소가 불가피하다”면서 “자연스레 순이자마진 감소가 이어지면서 이익이 줄어들 것이란 예측은 무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저원가성 예금 비중을 늘리고 대출금리를 끌어올리면서 마진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가져갈 수밖에 없다”면서 “당국의 규제 시그널이 겹치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얼어붙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시총이 줄어드는 것을 막을 방법은 없고 분기배당과 같은 적극적인 주주환원책을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대안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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