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카카오 의장. ⓒ카카오
▲김범수 카카오 의장. ⓒ카카오

-김범수·서정진 있던 10조 클럽에 이재용만 남아 

[SRT(에스알 타임스) 최형호 기자] 주가가 급락하면서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과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의 주식 평가액이 1개월 새 2조원 넘게 감소했다.

한국CXO연구소는 '2021년 12월 말 대비 2022년 1월 말 기준 주요 그룹 총수 주식평가액 변동 조사' 결과를 7일 발표했다. 조사 대상은 올해 1월말 기준 주식평가액이 1,000억원 넘는 그룹의 33명이다.

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조사 대상 33개 그룹 총수의 주식평가액은 64조3,161억원 수준이었는데 올해 1월에는 55조4,382억원으로 평가됐다. 한달 동안 그룹 총수의 주식재산이 8조8,779억원(13.8%↓) 정도 증발한 것이다. 이는 올해 1월 말 기준 현대중공업(8조8,151억원) 시가총액보다 높은 금액이다. 

특히, 최근 광주 서구 화정동 현대아이파크 신축공사에서 붕괴 사고로 고개를 숙인 정몽규 전 HDC 회장은 주식재산이 30% 가까이 줄어든 반면 정몽진 KCC 회장은 20% 넘게 불어나 희비가 엇갈렸다. 

ⓒ한국CXO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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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식평가액 하락률 정몽규 전 HDC 회장 불명예 1위

주식가치가 떨어진 31명의 총수 중 지난해 말 국내 주식부자 톱3에 포함됐던 세 명 모두 최근 한 달 새 조 단위로 주식재산을 크게 줄었다. 이 중 김범수 카카오 의장의 재산 손실이 가장 컸다. 김 의장의 지난해 말 기준 주식가치는 12조130억원 이었는데, 올해 1월 말에는 9조742억원으로 감소하며 10조 주식부자 클럽에서 탈락했다. 불과 1개월 새 2조9,388억원(24.4%↓) 주식재산이 감소한 것. 카카오 주식종목의 주가 하락으로 김 의장의 주식재산도 3조원 가까이 깎였다.  

서 명예회장도 최근 1개월 새 2조1,928억원(지난해 말 10조216억원→올해 1월 말 7조8,288억원) 넘게 주식평가액이 낮아졌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주식평가액이 20% 넘게 주저앉으며 최근 한 달 새 2조원대 손실을 본 것이다.  

국내 주식부자 1위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최근 1개월 새 주식가치가 1조896억원(14조1,996억원→13조1,100억원) 넘게 하락했다. 그나마 이재용 부회장은 올 1월 말 기준 국내서 유일한 10조 주식갑부 클럽에 홀로 남은 총수로 기록됐다.  

주식평가액 하락률로 보면 정몽규 전 회장이 '불명예 1위'를 차지했다. 정 회장의 주식재산은 지난해 말 대비 올해 1월 말 기준 28.3% 빠졌다. 정 회장의 주식가치는 지난해 말 2,861억원이었는데 올해 1월 말에는 2,051억원으로 최근 한달 새 810억원 넘게 급감했다. 

ⓒ한국CXO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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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준기 DB그룹 창업회장 주식평가액 늘어

지난해 말 대비 올해 1월 말 기준 주식재산 1,000억원 이상 증가한 그룹 총수는 정몽진 KCC 회장이 유일했다. 정 회장은 지난해 말 5,480억원이던 주식평가액이 올해 1월 말에는 6,628억원으로 많아졌다. 최근 1개월 사이에 주식가치가 1,148억원(21%↑) 증가한 것이다. 

이런 배경에는 정 회장이 보유한 KCC 주식종목의 주가 성적이 좋아진 영향이 컸다. KCC 주식종목의 1주당 주가(종가 기준)가 31만5,000원(지난해 말)에서 38만1,000원(올해 1월 말)으로 급등해 정 회장의 주식재산도 크게 불었다.  

김준기 DB그룹 창업회장의 주식평가액도 증가세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김 회장의 주식평가액은 3,791억원(지난해 말)에서 4,051억원(올해 1월 말)으로 최근 1개월 새 260억원(6.9%) 올랐다. 여기에는 DB손해보험 주가가 5만4,000원에서 6만200원으로 크게 뛴 영향이 컸다. 

이들 2명을 제외한 그룹 총수 중 31명은 주식평가액이 모두 최근 1개월 새 주식재산이 감소세를 면치 못했다. 그룹 총수 중 90% 이상이 지난해 말 유지했던 주식재산보다 쪼그라들었다. 이는 올해 1월 주식 시장이 좋지 않았다는 것을 선명하게 보여주는 방증이다.  

한편 올 1월 말 기준 주식재산 1조 클럽에 가입한 그룹 총수는 11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말 12명보다 1명 줄었다. 이재용 부회장은 국내 주식부자 1위 자리를 지켜냈다. 이어 김범수 카카오 의장,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 순으로 나타났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 방준혁 넷마블 의장, 이해진 네이버 GIO,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재현 CJ그룹 회장, 정몽준 현대중공업 이사장 순으로 올해 1월 말 기준 주식재산 1조 클럽에 들었다. 지난해 말 1조 클럽에 포함됐던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은 올해 1월 말 주식평가액이 9308억원으로 1조원 미만으로 떨어졌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국내 주요 그룹 총수가 보유하고 있는 주식종목 중 상당수는 일반 소액주주들과 겹치는 경우가 많아 이들 종목의 주가 등락에 따라 소위 개미투자자들의 주식 수익률에도 직결 된다"며 "올해 1월 사이에 주요 그룹 총수의 주식가치가 하락했다는 것은 해당 종목을 보유한 일반 개인 투자자들의 손실도 적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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