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현대자동차그룹
환경·사회·지배구조(ESG; Environmental, social and governance)는 기업의 생존과 사회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필수 코스가 됐다. 특히 기후변화는 국제적 민감도가 높은 만큼 기업이 브랜드의 신뢰와 사업 리스크 최소화를 위해 촉각을 세우고 있다. 우리나라는 오는 2025년부터 자산 총액 2조원 이상의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ESG 공시 의무화를 도입한다. 갈수록 ESG 경영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2020년 10월부터 기업 뿐 아니라 정부기관, 공기업들도 ESG 경영에 본격 나서며 실천에 힘쓰고 있다. 각 기업의 ESG 경영 추진 성과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SR타임스는 ESG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는 주요 기업들의 현재 상황과 올해 계획 등을 기획 취재해 게재한다. <편집자 주>

[SRT(에스알 타임스) 최형호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올해 신년 메시지를 통해 "가능성을 고객의 일상으로 실현하는 한 해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앞서 정 회장은 2019년 '게임 체인저로의 전환'을 선언 ▲고객이 신뢰하는 '친환경 톱 티어(Top Tier) 브랜드' 기반을 확고히 다지고 ▲인공지능을 비롯한 소프트웨어 원천기술을 확보해 자율주행, 로보틱스,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등 미래 사업영역에서 스마트 솔루션을 구체적으로 제시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현대차는 환경 보호활동 차원에서 벗어나 글로벌 경제 성장과 발전의 중심이 돼가고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글로벌 녹색 경제를 선언했다. 미국·유럽·아시아 등 주요 국가들이 앞다퉈 그린 뉴딜을 발표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현대차 측은 "전동화 차량과 수소에너지 분야의 선도적 기술력을 바탕으로 지구환경에 영향을 주지 않는 지속가능한 이동성 실현, 수소에너지 확대, 자원 사용의 순환적 구조 구축을 통해 글로벌 녹색 경제를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아이오닉5. ⓒ현대자동차
▲아이오닉5. ⓒ현대자동차

◆ 지난해 전기차 판매량 10만대 육박…시장 점유율 3% 

정 회장은 전 세계에 판매하는 완성차 중 전기차의 비율을 2030년까지 30%, 2040년까지 80%로 맞추겠다는 각오다. 2025년부터는 출시될 모든 신차는 전기차로만 생산하겠다는 목표도 밝혔다.

현대차는 전기차 브랜드 및 라인업 포지셔닝 명확화, 내연 기관과 유사한 원가 수준 확보를 위한 표준 부품 중심의 공용화율 증가, 전기차가 급성장하는 유럽·중국 등 해외시장에서의 전기차 전환 우선 추진 등의 계획을 수립하고 추진했다. 이런 노력을 바탕으로 지난해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이 9만6,456대로 전체시장 점유율 3% 목표를 달성했다.

앞서 현대차는 2016년 하이브리드, 플러그 인 하이브리드, 전기차 모델을 동시에 제공하는 '아이오닉'을 출시하면서 전기차 개발을 본격화했다. 2018년에는 대중 브랜드로는 처음으로 SUV 전기차인 '코나'를 출시했다.

지난해에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에 기반한 첫번째 전용 전기차인 '아이오닉 5'를 출시했으며, 제네시스 브랜드로 첫 전기차인 'G80' 파생 전기차, 전용 전기차 등 고급 전기차 출시를 본격화했다. 현대차는 2025년까지 제네시스 브랜드를 포함해서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를 기반으로 한 12개 이상의 전기차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다.

앞서 현대차는 2013년에 세계 최초로 수소차 '투싼ix'를 출시한데 이어 2018년에는 차세대 연료전지 시스템을 탑재해 내연기관 차량에 버금가는 성능과 내구성을 갖춘 '넥쏘' 수소전기차를 출시했다. 2020년에는 수소전기버스 양산, '엑시언트 퓨얼셀'이라는 수소전기트럭 개발 등 상용차 부문으로 수소전기차 모델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특히, 현대차는 환경경영을 통해 제품과 사업장의 환경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제품의 경우 연구개발(R&D) 센터 중심으로 신차 탄소 및 유해가스 감축, 소재 재활용 기술 개발, 제품 유해물질 함유 최소화를 추진하고 있다.

사업장 환경 부문은 생산공장별 환경을 관리하는 전담팀을 꾸렸다. 모든 사업장들은 환경경영시스템(EMS)인 ISO 14001 인증을 취득해 매년 사후 심사와 함께 3년마다 갱신 심사를 받고 있다.

국내 사업장은 2018년 전 사업장 대상으로 통합 인증을 받고 있으며, 해외법인의 경우 공장 가동 초기에 인증을 취득해 매년 사후 심사를 받는다. 

인도네시아법인은 올해 초 ISO 14001 인증 취득을 완료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국내 사업장의 온실가스 감축을 주요 성과 지표(KPI)에 반영하고 있으며, 국내 사업장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전사 온실가스 협의회'를 운영 중이다.

현대차는 국가 온실가스· 에너지 목표관리제 대상 기업으로 매년 한국 정부가 할당한 온실가스 목표 할당량을 기반으로 국내 사업장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기반으로 감축을 추진하고 있다.

◆ 안전 최우선 경영…예산 증액·전담조직 확대

현대차는 안전 최우선 경영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중대산업재해 예방에 온힘을 쏟고 있다.

이의 하나로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근로자의 보건을 위해 사업장별 종합상황실을 운영하는 등 대응체계를 구축·운영하고 있다. 

또 강화된 법규와 안전보건 경영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안전보건관련 예산을 83% 증액(2020년 619억원→2021년 1,131억원) 운영했고, 안전보건 전담 조직 확대 및 인력충원을 통해 전사적인 안전보건 관리체계 강화를 진행 중이다. 

결과적으로 ▲코로나종합상황실 운영, 생산라인 신속 대응 체계 구축, 출입·방문자 관리 고도화 ▲비상대응 종합훈련 실시 ▲각 공장별로 상·하반기 비상대응 종합훈련 등 성과로 나타났다. 

현대차 관계자는 "협력사에 대한 안전보건관리 체계를 전면 개편해 협력사가 자체 안전관리역량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해 지속가능한 동반성장을 이끌고 인명존중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차의 글로벌  공유가치창출 활동. ⓒ현대자동차그룹
▲현대차의 글로벌  공유가치창출 활동. ⓒ현대자동차그룹

◆견제·균형 기능 갖춘 이사회 운영

현대차는 회사의 지속적인 성장과 주주를 비롯한 이해관계자 이익 보호를 목표로, 견제와 균형의 기능을 갖춘 이사회를 운영한다. 이사회는 2016년 제정한 기업지배구조헌장을 근간으로 하는 현대차의 최고의사결정기구다. 이사회에선 투명한 업무처리를 위해 기준 및 절차에 따라 운영되고 있다. 이사회 중심의 책임경영 체제를 바탕으로 주주의 권익과 기업가치의 극대화에 힘쓰고 있다.

이사회는 회의 운영과 의사결정 효율성을 고려해 총 11명(사내이사 5명, 사외이사 6명)으로 구성된다. 사외이사는 이사회 총수의 과반수 이상으로 구성하고 있으며 경영, 회계, 법률, 금융, 미래기술 분야에서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다. 모든 이사는 주주총회에서 개별 안건으로 상정해 선임하고 있다.

현대차에 따르면 회사 운영의 견제와 균형을 위해 사외이사 선임 시 독립성을 검증하고 있다. 사외이사는 회사와의 중대한 이해관계가 없어야 하며, 독립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이사회 내 위원회는 총 4개로 감사위원회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보수위원회, 지속가능경영위원회가 있다. 각 위원회별로 규정에 따라 업무를 세분화해 전문적인 의사결정과 효율적인 운영을 도모하고 있다.

현대차는 2015년 4월, 투명성과 주주 권익 제고를 위해 투명경영위원회를 발족했으며, 지난해 3월에는 기존 투명경영위원회를 지속가능경영위원회로 확대 개편했다. 위원회는 지속가능경영의 실천 및 내부거래 투명성, 윤리경영과 ESG경영 추진, 주주권익의 보호 등을 목적으로 이사회 전 열리며, 이사회의 투명성 강화와 주주들의 권익 확대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지속가능경영위원회는 기존 투명경영위원회의 역할에 더해 ESG 관련 주요 정책과 개선 계획을 논의하고, 안전·보건에 관한 주요 계획 및 관리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SR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