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T(에스알 타임스) 최형호 기자] 2021년 한 해 동안 국내 완성차업계 5개사(현대차·기아·르노삼성·한국지엠·쌍용차)의 실적은 희비가 엇갈렸다. 현대차·기아는 반도체 수급난 속에서도 2020년 대비 판매량이 증가세로 돌아섰고, 르노삼성자동차는 해외 판매량 증가로 전년 대비 14% 넘는 '깜짝 실적’을 보였다. 쌍용자동차와 한국GM은 판매량이 줄었다. 

4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완성차 5사는 지난해 712만2,346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보다 2.6% 증가한 수준이다. 코로나19와 반도체 수급 불안에도 선방했다는 평가다. 

▲양재동 현대자동차그룹 사옥. ⓒ현대자동차그룹
▲양재동 현대자동차그룹 사옥. ⓒ현대자동차그룹

현대차는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 총 389만981대를 판매했다. 국내시장에선 72만6,838대, 해외시장에 316만4,143대를 판매했다. 이는 지난해와 비교해 3.9% 증가한 것으로 국내에선 판매율이 7.7% 감소했지만, 해외 판매는 7.0% 증가한 수치를 보였다. 특히 현대차는 친환경차 선전이 돋보였다. 하이브리드 모델 판매는 전년과 비교해 3.4% 성장한 6만8,416대, 전기차는 128.1% 성장한 4만2448대, 수소전기차(넥쏘)는 46.9% 성장한 8,502대를 기록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기저효과와 미국, 유럽 등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수요가 회복됨에 따라 해외 판매는 증가했다"고 말했다. 

기아 또한 지난해 국내외 시장에서 전년 대비 6.5% 증가한 277만7,056대를 판매했다. 국내에서는 전년과 비교해 3.1% 감소한 53만,5016대를 판매했지만, 해외에선 9.1% 증가한 224만2,040대를 팔았다.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차량은 카니발(7만3,503대)이었으며, 쏘렌토(6만9,934대), 봉고Ⅲ(5만9,729대)가 뒤를 이었다. 해외에선 스포티지가 32만3,868대를 판매하며 압도적인 수치를 보였고, 셀토스(25만8,647대)와 프라이드(리오·21만9,958대)가 뒤를 이었다.

기아 관계자는 "지난해 반도체 부품 부족에도 불구하고 차량 생산 일정 조정 등으로 생산 차질 영향을 축소하고 최근 출시한 차량의 높은 상품 경쟁력을 통해 글로벌 판매가 성장세를 기록했다"고 했다.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한국지엠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한국지엠

르노삼성자동차는 5개 완성차 업체 중 작년 한 해 해외 판매량 증가로 '깜짝 실적'을 냈다. 내수 판매는 전년 대비 36.3% 감소한 6만1,096대였지만 수출에서 254.3% 증가한 7만1,673대를 기록, 총 13만2,769대를 팔았다. 총 전년 대비 14.3% 증가한 수치다. 특히 지난해 12월 내수 7,162대, 수출 5,556대가 판매돼 전년 동월 대비 41.4%가 증가한 1만2,718대를 기록했다.

쌍용차는 해외에선 선전했지만 내수 판매 부진으로 전년 대비 21.3% 감소한 8만4,496대를 판매했다. 내수는 35.9% 감소한 5만6,363대에 그쳤지만, 수출은 44.1% 증가한 2만8,133대(반조립제품 포함)로 집계됐다. 회생절차 난항, 반도체 수급난으로 작년 한 해 여러 잡음이 나온 것도 실적 부진의 원인이 됐다.

다만, 쌍용차는 지난해 보다 올해 판매량이 더욱 증가할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쌍용차 관계자는 "지난해 누적 판매량은 전년 대비 줄었으나 부품 협력사와 공조를 통한 반도체 물량 확보 및 효율적인 생산라인 운영을 통해 출고적체 물량을 일부 해소하면서 4분기 연속 판매 증가세"라며 "지난 4분기에는 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고 말했다.

한국지엠은 반도체 대란으로 판매 저조 직격탄을 맞았다. 한국지엠은 지난해 23만7,044대를 판매했다. 전년 대비 35.7% 감소한 수치로 내수판매는 5만4,292대(34.6% 감소), 수출은 1,8만2752대(36.0% 감소)를 기록했다.

▲ XM3. ⓒ르노삼성자동차
▲ XM3. ⓒ르노삼성자동차

한국지엠은 "장기화되고 있는 코로나19와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칩 수급 이슈로 인한 생산 차질로 인해 전년 대비 전반적인 감소세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완성차업계 5개사는 작년 차량 판매 700만대를 회복한 만큼 올해 판매량에 더욱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앞서 국내 완성차업계 5개사 판매량은 2015년 901만대로 고점을 찍었다가 2016년 889만대, 2017년 819만대, 2018년 823만대로 800만대 수준을 유지했다. 그러다가 2019년 글로벌 자동차 역성장 여파로 800만대 판매선이 무너진 데 이어 지난해에는 코로나19로 700만대선마저 무너졌다. 올해에도 코로나19 여파가 이어지고 차량용 반도체 수급 부족 현상이 심화됐으나 국내 완성차 5개사는 공급 부족에 적절히 대응하는 한편 해외시장에서 판매량을 늘리며 700만대선을 회복했다. 

이에 현대차는 올해 국내에선 작년 실적보다 0.7% 증가한 73만2,000대, 해외에선 13.5% 늘어난 359만1,000대를 판매 목표로 잡았다. 

현대차는 ▲반도체 수급 안정화 노력 ▲차량 생산일정 조정 ▲전동화 라인업 강화 ▲권역별 판매 손익 최적화 등을 통해 판매 회복과 점유율 확대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뉴 렉스턴 스포츠&칸. ⓒ쌍용자동차
▲뉴 렉스턴 스포츠&칸. ⓒ쌍용자동차

기아도 올해 국내와 해외에서 각각 56만2,000대, 258만8,000대를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대비 각각 5.0%, 15.4% 높였다. 최근 출시한 차량의  글로벌 판매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올해 2세대 니로 EV, EV6 고성능 모델 등 경쟁력 있는 신차 출시와 함께 내실 있는 판매 전략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르노삼성 역시 QM6, XM3, 르노 캡처 등 SUV 모델이 글로벌시장에서 선전한 만큼 올해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12월 내수 시장 판매량을 보면 QM6가 3,987대 팔렸고, XM3 또한 '2022 스페인 올해의 차'에 선정되는 등 유럽 시장에서 흥행 중이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올해 검증된 품질 경쟁력과 빠른 고객 인도를 통해 주력 차종인 SM6, QM6, XM3 등을 중심으로 내수 판매 증대에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국지엠은 쉐보레 트래버스 등 국내 대형 SUV 시장에서 큰 두각을 나타내며 경쟁력을 보이고 있고, 쉐보레 콜로라도를 수입차 시장 강자로 자리매김한 만큼 '내수생산·수입'이라는 투트랙 전략을 올해도 이어나간다는 계획이다. 앞서 콜로라도는 지난 9월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집계 기준 총 758대가 등록되며 수입차 등록 1위를 기록, 픽업트럭 모델 최초로 월간 국내 수입차 등록 1위에 오른 바 있다.

쌍용차는 4분기 연속 판매증가세를 기록하고 지난 4분기에는 분기 최대실적을 달성한 만큼 올해도 신차 출시로 판매 회복세를 진행 중이다. 쌍용차는 이달 더 뉴 렉스터 스포츠&칸을 필두로, 코란도 이모션 및 중형 SUV J100 등 신차 출시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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