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biz뉴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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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 내년 1월 회의 개최…대기업 중고차 시장 진출 판가름
- "점유율 상한 제한하고 검증기관 설립 땐 독점 논란 사그라질 것"

[SRT(에스알 타임스) 최형호 기자] 현대자동차 등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중고차 시장 진출이 가시화되고 있다. 정부가 내년 1월 중고차 시장이 생계형 적합업종에 해당하는지 논의하는 회의를 연다고 발표하면서 완성차 업체들의 중고차 시장 진출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      

31일 업계에서는 중소벤처기업부가 중고차는 생계형 적합업종 '부적합'으로 판단한 만큼 다음달 심의에서도 같은 판단을 내릴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완성차 업체들이 중고차 시장에 진출하면 국내 중고차 시장 규모는 지금보다 2배 성장해 50조원 이상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소비자, 시민단체는 완성차 업체의 중고차 시장 진출을 반기는 분위기다. 중고차 시장은 그간 허위매물, 주행거리 조작 등 소비자 현혹이 많았던 업종인 만큼 완성차 업체들이 중고차 시장에 진출하면 이런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서 중고차 매매업은 2013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되면서 대기업의 사업과 인수, 확장을 제한해 오다, 2019년 2월 중기 적합업종 지정 기한이 만료됐다. 기존 중고차 업체들은 다시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해 줄 것으로 요청하고 있지만 동반성장위원회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중고차 시장 진입 가능성이 크다고 본 완성차 업체들은 내년 1월 중고차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 회장은 "완성차 업체는 소비자 요구를 고려해 더 이상 중고차 시장 진출을 늦출 수 없다"며 "사업자 등록과 물리적 공간 확보 등 중고차 사업을 위한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KAMA는 현대차와 기아, 쌍용차, 한국지엠, 르노삼성차 등 5개 완성차 업체를 대변하는 단체다.

반면 중기부는 완성차 업체들이 중고차 시장에 진출하면 시장 내 독점은 물론 신차와 중고차 시세를 조정할 수 있는 우려가 있어 신중론을 펼치고 있다. 

당초 중기부는 중고차 시장 진출 여부를 연내 마무리 할 계획이었지만 독점 논란이 이어지자 심의시한을 넘기는 등 회의를 계속 미뤄오다 내년 1월 판가름내기로 했다. 

또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주재로 완성차와 중고차 업계가 참여한 '중고차매매산업 발전협의회'가 발족했지만 상생안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결론도 내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내년 1월 생계형 적합업종 여부 회의에서 완성차 업체들이 중고차 시장 진출을 유력하게 보고 있다. 완성차 업체들의 중고차 시장 진출을 바라는 소비자가 많은 상황에서 정부도 국내 완성차 기업에 손을 들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지난해 11월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중고차 매매시장에 대한 소비자 인식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80.5%가  중고차 시장을 혼탁하다고 봤다. 허위매물, 주행거리 조작 등으로 불투명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도 지난 4월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79.9%가 현재 중고차 시장은 혼탁·낙후돼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소비자가 완성차 업체들의 중고차 시장 진출을 원하는 가장 큰 이유로 신뢰도 높은 정비·점검과 보증 서비스다. 중소 중고차 업체를 통해 차량을 구매할 때보다 가격은 비싸겠지만 잠재 위험을 고려하면 인증 중고차를 선택한다는 게 다수의 소비자 의견이다.

중고차 시장 진출로 성공한 사례는 이미 수입차 업체에서 증명됐다. 2005년 BMW, 2011년 중고차 시장에 진출한 메르세데스-벤츠는  차량 성능 점검, 무상 보증 등을 통해 소비자 불안감을 해소했다. 수입차 업체의 중고차 시장 진출 효과는 매출 상승으로 까지 이어지고 있다. 수입차 점유율을 판매대수 기준으로 18%, 금액으로는 32%로 성장했다. 중고차 시장 점유율도 매년 1%씩 증가해 14% 수준으로 늘었다.

또한 중고차 시장에는 엔카, 케이카 등 대기업 기반 매매 플랫폼이 들어온 상태에서 정작 완성차가 못 들어오는 것은 또다른 역차별이란 주장이 제기됐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대기업이 중고차 시장에 진출하면 기존 중고차 업체의 고질적인 문제점이 없어지는 리프레쉬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며 "이미 대기업 기반 중고차 매매 플랫폼인 엔카, 케이카 등은 중고차 시장에 진압했는데, 정작 완성차가 못 들어오게 하는 것은 또다른 역차별"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완성차 업체의 연도별 시장점유율 상한을 2021년 3%, 2022년 5%, 2023년 7%, 2024년 10%로 정하고, 국토교통부 산하 한국중고차협회(검증기관)를 설립해 대기업들의 중고차 시장 질서를 제대로 지키고 있는지 등을 관리 감독한다면 현재의 독점 논란은 사그라질 것"이라고 제언했다. 

자동차 업계 한 관계자는 "대기업 시장 중고차 시장 진출은 허위·미끼 매물 등을 개선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시장 규모 또한 성장하면서 소비자 선택폭도 넓어지는 다양한 효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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