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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자동차] 삼성 지우다…르노코리아의 '홀로서기'
  • 최형호 기자
  • 승인 2022.03.25 20: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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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판 드블레즈 르노코리아자동차 사장이 16일  부산공장에서 진행된 '뉴 스타트 뉴 네임 '행사에서 르노코리아자동차 스참석자들에게 회사의 향후 플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르노코리아자동차

[SRT(에스알 타임스) 최형호 기자] 르노삼성자동차가 20여년 동안 달고 다니던 ‘삼성’을 지우고 ‘르노코리아로’ 사명 변경한다. 삼성 색깔을 완전히 지우고 르노를 기반으로 하는 친환경 중심 차량으로 새 판을 짜겠다는 것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르노코리아의 변신은 단순 사명 변경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그간 국내 인지도 제고에 큰 도움을 받았던 '삼성'을 내려놓고, 자체 브랜드와 기술력만으로 국내에서 승부하겠다는 의미를 강조했기 때문이다. 사명 변경과 더불어 '친환경차 라인업 강화'라는 새 목표도 공개했다. 르노코리아의 '홀로서기' 결단이 국내 자동차 시장에 어떤 바람을 불러일으킬 지 이목이 집중된다. 

◆ '예고된 결별'…삼성차 역사 속으로 

르노는 삼성전자·삼성물산과 10년마다 브랜드 사용 계약을 체결해오다 지난해 8월 삼성카드가 계약을 연장하지 않으면서 '삼성'과 르노삼성차의 결별 수순을 밟았다.

르노와 삼성이 함께한 역사는 2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5년 야심차게 출범한 삼성자동차는 일본 닛산의 기술력을 싼 값에 사들여 부산 공장에 적용했다. 당시 닛산 차 맥시마의 기술력으로 만든 SM5는 국내 경쟁자가 없을 정도였다. 닛산의 최신 기술력을 집약한 부산 공장 또한 국내 자동차 업계의 자부심으로 평가됐다. 

그러다 2년 후인 1997년 외환위기가 찾아왔고, 당시 김대중 정부의 매각 압박과 기아차 인수 실패 등 여러 악재가 겹치면서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이때 구원투수로 나온 기업이 프랑스 '르노그룹'이었다. 삼성자동차는 정부에 미운털이 박혀 '강제 매각'으로 진행됐기에,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발 빠르게 처리됐다. 당시 1조원으로 평가받던 삼성차 부산 공장은 6,000억원이란 헐값에 르노에 매각된다. 

다만 르노는 국내에서 '르노'라는 타이틀을 단독으로 사용하지 않는 전략을 택한다. 국내에서 르노 브랜드 인지도는 상당이 떨어졌기에, 전략적으로 삼성이란 이름을 붙이고 '르노삼성'으로 차를 출시한다.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의 야심찬 프로젝트렸던 삼성차였던 만큼, 삼성 입장에서도 아쉬운 매각이었기에 르노삼성 브랜드 타이틀에 이견 없이 합의했다. 

결국 르노는 삼성자동차 자산을 매입, 2000년 르노삼성자동차가 출범했다. 르노자동차 계열사인 르노그룹BV가 지분 80.1%, 그리고 삼성카드가 19.9%를 보유하는 구조였다.

아울러 삼성그룹은 르노에 브랜드 이름을 빌려주는 대신, 영업이익이 발생할 경우 매출의 0.8%를 로열티로 받는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다가 지난 2020년 8월, 르노는 삼성과의 브랜드 사용권 계약 종료 후 계약을 더이상 연장하지 않았다. 업계에선 최근 부산공장의 생산성이 과거에 비해 크게 낮아진데다 인건비도 대폭 상승하면서 전체 경쟁력에서 유럽공장에 뒤처지기 시작한 것을 주요인으로 꼽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판매 부진 속에서 르노삼성차가 삼성 브랜드를 지속해서 고집하는 것이 과연 합리적인 선택인가에 대한 의문이 계속해서 제기돼 왔다"며 "르노 입장에서도 삼성이라는 간판 없이도 20년간 국내에서 충분히 인지도를 키웠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낮이하는 상황에서 삼성 타이틀을 굳이 가져갈 이유가 있을지 고민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지난해 12월 르노는 삼성카드가 보유하고 있던 르노삼성 지분 매각을 추진 중이라고 공시했고 지난 16일 르노코리아가 사명 변경을 공식화하면서 20년 넘게 지속돼온 르노와 삼성의 동행은 막을 내렸다. 

▲스테판 드블레즈 르노코리아자동차 사장이  '뉴 스타트 뉴 네임' 행사에서 새로운 사명을 공개하고 임직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르노코리아자동차

◆ 지리차와 손잡아…친환경차 라인업 강화

삼성을 지운 르노코리아는 내수 시장에서 친환경차를 중심으로 라인업을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중국 지리자동차와 협력해 부산 공장에 내수·수출용 친환경 신차를 개발하겠다는 것. 합작 신차는 오는 2024년에 출시할 예정이다. 

르노코리아자동차는 새 출발하는 만큼 국내 소비자들의 높은 안목에 부합하도록 제품과 서비스 경쟁력을 재정비해 한국 시장을 더욱 공략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향후 내수 시장에서 친환경차를 중심으로 라인업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이를 위해 지리홀딩그룹과 협력을 통한 내수 및 수출용 친환경 신차 개발을 가속화해 나간다는 게 회사 측의 방침이다. 

지리홀딩그룹은 산하에 스웨덴 프리미엄 브랜드 볼보자동차를 두고 있다. 현재 볼보가 개발한 플랫폼은 지리자동차와 고급차브랜드인 링크앤코 등에 적용된다. 

이 때문에 르노와 지리홀딩그룹의 합작 차 또한 볼보 플랫폼을 사용하게 될 전망이다. 르노는 볼보 기술력으로 생산된 차를 국내는 물론 유럽, 북미 등지에 판매하겠다는 전략이다.

르노가 이달 스테판 드블레즈 신임 대표를 선임한 것도 신차 개발 전략과 궤를 같이한다. 스테판 대표는 대학에서 공학을 전공한 '엔지니어 출신 CEO'다. 브라질·콜롬비아 등 남미 시장에서 판매되는 르노 차량 개발 총괄 엔지니어를 지냈다. 

르노가 홀로서기를 한 만큼 라인업 강화가 불가피하게 된 르노입장에서 신차 출시 관련 스테판 대표의 역할은 상당히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스테판 드블레즈 사장 또한 지난 16일 '뉴 스타트 뉴 네임' 행사에서 "새로운 회사 이름과 새롭게 디자인된 로고와 함께 르노코리아자동차는 지금까지는 없었던 새로운 역동적 시대를 향한 여정을 시작한다"며 "한국 시장은 신제품의 중요한 시험의 장이 될 것이고, 이에 적합한 차를 개발하고 수출 기회를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르노 관계자는 "이번 사명 변경은 르노코리아차가 르노그룹 및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의 일원인 동시에, 한국 시장에 뿌리를 둔 국내 완성차 기업으로서의 정체성을 공고히 한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며 “앞으로 친환경차를 중심으로 라인업을 강화하는 등 신차 개발에 속도를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르노코리아는 사명 변경에 따른 2D 디자인의 새로운 태풍의 눈 로고도 함께 공개했다. 새 디자인은 기존 태풍 로고의 특징을 계승하고 현대적 감각으로 표현을 단순화했다. 살아 움직이는 듯한 역동적인 선으로 르노코리아자동차의 정체성을 담았다는 설명이다. 

 

최형호 기자  chh0580@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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