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T(에스알 타임스) 최형호 기자] 지난해 국내 증시 시가총액이 2020년에 비해 283조원 가까이 늘어난 가운데, 업종별 희비가 엇갈리면서 주식부호 순위도 요동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성가(家) 4명이 고(故) 이건희 회장의 주식을 상속받으면서 주식부호 '톱5'에 합류한 가운데,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 등 게임사 창업주들이 대거 주식부호 상위에 포진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2020년보다 5조원 가까이 주식가치가 상승한 14조2000여억원으로 국내 최고의 주식부호 자리에 올랐다. 이어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이 약 11조원으로 5위에서 2위로,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7조1000여억원으로 13위에서 3위, 김범수 카카오 의장(4위 유지),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5위)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지난해 주식부호 순위에서는 게임사 창업주들의 약진이 눈에 띄었다. 김대일 펄어비스 의장은 2020년 20위에서 작년 12위로 8계단 상승했고,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이 신규 상장으로 단숨에 13위로 올라섰다. 또 박관호 위메이드 의장은 2020년 94위에서 작년 15위로 79계단이나 상승했다. 여기에 방탄소년단(BTS) 등 소속 가수의 글로벌 약진에 힘입어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2020년 15위에서 작년 7위로 8계단 상승한 것이 눈에 띄었다.

2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대표 김경준)가 지난달 30일 종가 기준 국내 상장사 주식가치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코스피·코스닥·코넥스 전체 상장사의 시가총액은 2,654조8,298억원으로 2020년 2,371조7,364억원보다 283조935억원(11.9%) 증가했다.

주식 시장이 하반기 횡보했지만 연초 상승분을 유지한 가운데, 업종별 희비가 갈리면서 주식부호 순위도 요동쳤다. 상속으로 인해 삼성가 4명이 톱5 중 4자리를 차지한 가운데, 주가가 급등한 게임주를 보유한 창업주들의 순위가 급등했고, 반대로 부진한 주가흐름을 보인 제약바이오 창업주들은 일제히 순위가 하락했다.

지난해 주식가치 증가액에서는 고(故) 이건희 회장의 부인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이 6조5,903억원(150.2%)로 1위를 기록했다. 이어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5조1,130억원, 258%)·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조9,589억원, 53.7%)·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4조4,477억원, 224.4%) 순으로 나타났다.

이어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3조3,162억원)·장병규 크래프톤 의장(3조2,329억원)·방시혁 하이브 의장(2조6,095억원)·박관호 위메이드 의장(2조3,444억원)·허재명 일진머티리얼즈 사장(2조6,71억원)·김대일 펄어비스 의장(2조312억원) 등의 주식가치가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주식부호 순위를 끌어올렸다.

주식부호 순위는 고(故) 이건희 회장이 빠지면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4조1,997억원으로 1위를 기록했다. 이어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이 2위(10조9,767억원),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3위(7조949억원), 김범수 카카오 의장 4위(6조6,515억원),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5위(6조,4295억원)로 톱5가 재편됐다. 톱5 중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이사장이 새롭게 합류했다.

이어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명예회장(6위, 5조1,762억원)과 방시혁 하이브 의장(7위, 4조5,898억원)·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8위, 4조2,885억원)·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9위, 3조6,369억원)·허재명 일진머티리얼즈 사장(10위, 3조3,181억원)이 주식부호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2020년 톱10 명단 중 이부진·이서현·방시혁·조정호·허재명 5명이 새로 이름을 올렸다.

특히 지난해 게임·엔터테인먼트 산업이 주목받으면서 주식부호 지형을 바꿨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2020년 15위에서 작년 7위로 8계단 올라섰다. 김대일 펄어비스 의장도 2020년 20위에서 작년 12위로 8계단 상승했다.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은 13위로 주식부호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렸다. 박관호 위메이드 의장은 2020년 94위에서 작년 15위로 79계단 뛰어 올랐다. 주식부호 톱20 중 3분의 1이 넘는 7명이 게임·콘텐츠 관련 업종 창업주들이었다.

반면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은 2020년보다 3계단 내려갔으며,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2계단↓)·최태원 SK그룹 회장(3계단↓)·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8계단↓)·구광모 LG그룹 회장(7계단↓)·이재현 CJ 회장(20위권 밖) 등 대기업 총수 일가의 주식가치가 하락했다.

지난해 국내 주식 시장은 대부분 업종의 시총이 상승한 가운데, 업종별 희비도 뚜렷했다. 코스피 시장에서는 은행업종 시총이 2020년 6조6361억원에서 작년 35조8,976억원으로 440.9%(29조2,615억원) 늘면서 가장 두드러진 상승률을 보였다. 이어 광업 420.4%(7,408억원), 의료정밀 361.3%(6조3,656억원), 섬유의복 130.2%(6조9,406억원) 순으로 상승폭이 컸다. 반면 통신은 12.6%(-3조8,818억원), 의약품은 9.6%(-14조3,631억원), 전기가스업은 6.9%(-1조6,190억원) 시총이 감소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디지털컨텐츠 업종의 시총이 작년 39조4,700억원으로 2020년 동기 17조3,759억원 대비 127.2%(22조941억원) 늘면서 100% 이상 증가했다. 또 전기·가스·수도 87.4%(427억원), 운송 76.2%(3,546억원), 소프트웨어 72.8%(10조1,151억원) 순으로 많이 올랐다. 이에 반해 유통 27.2%(-9조86,50억원), 방송서비스 15.8%(-8,443억원), 제약 12.6%(-7조3,350억원)씩 줄었다.

기업별로 보면 카카오뱅크가 신규 상장하며 단숨에 시총 28조344억원으로 증가액 1위를 기록했다. 이어 카카오페이(23조136억원)·크래프톤(22조5,248억원)·SK바이오사이언스(17조2,125억원)가 신규 상장하면서 나란히 시총 증가액 상위 '톱4'를 기록했다. 기존 종목 중에서는 카카오가 15조7048억원 증가하며 5위, 네이버가 14조455억원 늘며 6위를 각각 차지했다.

반면 셀트리온은 21조1,507억원이 증발되며 43.6%의 감소율을 기록했다. 이어 삼성전자(-16조1,184억원)·LG화학(-14조7538억원)·셀트리온헬스케어(-12조3,117억원)·LG생활건강(-8조1,683억원)·SK텔레콤(-6조5,470억원) 순으로 시총 감소액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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