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이 3일 신년사를 하고 있다. ⓒ삼성전자
▲경계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이 3일 신년사를 하고 있다. ⓒ삼성전자

- 삼성·롯데·GS "꼰대문화 버리고 창의성 존중"
- 현대차·SK·포스코·한화·효성 "친환경 탈탄소 탈피하고 미래 신사업 주력"

[SRT(에스알 타임스) 최형호 기자] 기업들은 짧은 설 연휴를 마치고 3일 시무식을 시작으로 다시 업무에 복귀했다. 재계 10대 총수는 이날까지 올 한 해 구성원과 사회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신년사에 담아 발표했다. 10대 총수들의 새해 공통 키워드를 정리하자면 낡은 기성 문화를 버리고 '창의·혁신'을 통한 쇄신으로 추려진다. 아울러 친환경 사업으로의 대대적 전환을 통해 새 먹거리 사업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각 기업마다 온도차는 있지만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한 변화와 혁신 등을 강조하고 있다.

◆ 꼰대문화 탈피…창의성 존중과 철저한 성과주의 표방

삼성전자의 신년사는 파격 그 자체였다. 경직된 문화, 일종의 '꼰대 문화'를 과감히 탈피해 개인의 창의성을 존중하고 누구나 가치를 높이는 일에 집중할 수 있는 민첩한 기업 문화로 바꿔나가자는 게 이번 신년사의 요지다. 삼성전자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과 경계현 대표이사 사장은 신년사에서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2022년 신년사'에서 변화와 혁신을 강조하며 "다 시 한 번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치열한 시장 경쟁으로 선두 기업은 끊임없는 추격을 받고 있는 가운데, 한 단계 도약해야 하는 사업은 멈칫거리고 있다"며 경직된 문화 탈피의 중요성을 지적했다. 또 "실패를 용인하며 다양한 가치를 수용하는 포용과 존중의 조직 문화가 뿌리내려야 한다"며 "제품, 조직간 경계를 넘어 임직원 누구나 자유롭게 상상하고 꿈꿀 수 있도록 존중의 언어와 열린 마음으로 소통하는 새로운 문화를 리더부터 변해 함께 만들어 나가자"고 말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롯데그룹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롯데그룹

허태수 GS그룹 회장도 사업 생태계 확장을 위해선 불확실성에 대한 대응이 불가피하다고 전했다. 그 대응의 해답이 바로 '창조와 혁신'이라고 강조했다. 또, 코로나19 확산과 불안정한 국제 정세, 인플레이션 우려에 따른 경영 환경 불확실성을 언급한 허 회장은 "미래 성장을 위해 다양한 비즈니스 파트너와 협력하는 사업 생태계를 확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GS계열사 외에도 외부 스타트업, 벤처캐피털 기업 등 경쟁력 있는 기업들과의 협력관계를 강화하자는 의미로 해석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혁신을 위한 적극적인 도전을 역설했다. 신 회장은 "그동안 이뤄낸 성과들은 수많은 도전과 실패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실패에서 교훈을 찾아 계속 도전한다면 새로운 기회를 잡을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고 했다. 이를 위해 조직의 개방성과 다양성, 강력한 실행력, 미래 관점의 투자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신 회장은 "융합된 환경 속에서 연공서열, 성별, 지연·학연과 관계 없이 최적의 인재가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철저한 성과주의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면서 “다양성은 우리의 경쟁력이며 도전하는 에너지의 원천이 될 것"이라고 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사진 위) , 최태원 SK그룹 회장. ⓒ각 사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사진 위) , 최태원 SK그룹 회장. ⓒ각 사

◆ 친환경이 미래 신사업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정학적 갈등이 경제적 발전을 이처럼 위협한 적은 없었다"며 "전략적 유연성을 갖고 창조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최 회장은 "기업의 숙명은 챔피언이 아니라 도전자가 되는 것"이라며 "비즈니스 모델(BM) 혁신을 통해 미래 저탄소 친환경 사업을 선도할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도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 이미지를 지우고 친환경차로의 전면 전환을 통해 "친환경 톱 티어 브랜드로 나가겠다"는 야심찬 비전을 제시했다. 지난 2019년 새해 메시지에서 '게임 체인저로의 전환'을 선언한 이후, 이를 고객이 일상에서 경험할 수 있도록 진일보한 메시지를 담았다. 정 회장은 이를 위해 ▲인공지능을 비롯한 소프트웨어 원천기술을 확보해 자율주행·로보틱스·UAM(도심 항공 모빌리티) 등 미래사업 영역에서 스마트 솔루션을 구체적으로 제시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날 새해 메시지는 현대차그룹이 자체 구축한 메타버스(Metaverse)의 '라이브 스테이션'(Live Station) 무대에서 영상을 통해 전 세계 임직원들에게 공유됐다. 또 임직원을 위한 메타버스 '현대차그룹 파크'(HMG Park)에서는 전 세계 임직원들이 자신만의 아바타로 만나 새해 인사를 나눌 수 있도록 했다.

최정우 포스코 그룹 회장은 "친환경 미래소재를 기반으로 국가 경제발전에 기여하는 '인류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선도하는 글로벌 비즈니스 리더'로 발전해 나가겠다"는 포부를 담았다. 최 회장은 "지주회사를 중심으로 한 선진 경영관리 체제로의 전환을 통해 친환경 미래소재 전문 그룹으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할 것”이라며 “사업별 전문성 강화와 시너지 창출로 성장을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주회사가 중심이 돼 그룹 차원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리딩함으로써 기업시민이 지향하는 사회적 가치 창출에 더욱 매진해 나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 탈탄소→미래 먹거리 전환
혁신과 더불어 '탈탄소'와 '디지털전환'을 향한 변화도 올해 신년사의 주요 포인트다. 권오갑 현대중공업그룹 회장은 '혁신을 통한 가치창출'을 새해 키워드를 꼽으면서 "조선해양 부문에선 탈탄소 선박과 자율운항 기술 고도화, 에너지 부문에선 수소와 화이트바이오(바이오연료 생산 기술) 등으로의 적극적인 진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은 "빠른 대응과 실행력이 부족해 경쟁에 뒤처지거나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있다"고 언급하고 "속도와 효율성에 기반한 '민첩한' 조직으로 탈바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회장은 이어 "신속한 의사결정과 기민성을 확보하려면 무엇보다 데이터베이스 경영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직접 현장에 나가 정보를 빠르고 폭넓게 수집, 분석해 디지털전환을 통해 모든 경영활동에 활용하자"고 독려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미래를 강조했다. 추진 중인 신사업의 성과를 앞당기고 지속적으로 신규사업을 발굴해 미래 한화를 구현해 나가자는 것이다. 

김 회장은 올해가 그룹 창립 70주년을 맞이하는 해라는 점을 강조하며 "2022년은 우리 사회가 침체된 분위기에서 벗어나 일상을 회복하고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라며 "이런 시기를 맞아 한화는 일상의 회복을 넘어 새로운 미래를 설계하는 대전환의 발걸음을 재촉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우리를 지속가능한 미래로 이끌어줄 유망 기술과 신사업에 대한 과감한 투자는 앞으로도 계속돼야 하고, 특히 신사업 분야에서는 보다 빠른 의사결정과 강력한 실행으로 시장을 선점하고 기술을 주도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왼쪽부터)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각 사
▲(왼쪽부터)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각 사

◆ 고객감동 전략…"소통 우선시 할 것"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신년사에서 고객을 위한 '일하는 방식의 혁신'을 강조했다. 구 회장은 "요즘의 고객들은 제품과 서비스 자체가 아니라 직접 경험한 가치 있는 순간들에 감동한다"며 "우리의 생각과 일하는 방식은 여기에 맞게 혁신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 회장은 고객 감동을 위한 방안으로 세 가지를 제시했다. 첫째, 고객이 LG의 제품과 서비스를 사용하는 모든 단계의 여정을 살펴, 감동할 수 있는 경험 설계하는 것. 둘째, 고객을 더 깊게 이해하고 긴밀히 소통할 수 있는 관계를 형성하는 것. 셋째, 새로운 경험을 계속 제공하도록 제품과 서비스 업그레이드하자는 것이다. 또 일하는 방식을 혁신해 나갈 것을 제안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도 올해 포스트 코로나 대비·아시아나항공 인수 등 두 가지 중요한 목표를 이뤄내자고 강조했다. 조 회장은 "안심하고 여행할 수 있다는 신뢰감을 고객들에게 심어주지 못한다면 힘겹게 열린 하늘길을 외면할 것"이라며 "고객들이 무엇을 기대하고 원하는지 원점에서 다시 생각하는 준비 자세가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그는 임직원들에게 "올해는 아시아나항공 인수 합병과 함께 대한항공이 글로벌 메가 캐리어로 나아가는 원년으로 삼을 것"이라며 "하나가 되는 순간, 새로운 가족들이 이질감을 느끼지 않고 따뜻한 집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차근차근 준비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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