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전경 ⓒ각 사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전경 ⓒ각 사

- DLF사태 후 방카판매 비이자수익원 ‘부상’

- KB국민·신한은행, 방카슈랑스 불완전판매 대조적 양상

- KB국민은행 “고객님, 다른 것 알 필요 없어요”

- 신한은행 “가입 목적부터 명확히 하세요”

[SR(에스알)타임스 전근홍 기자]  대규모 손실을 발생시킨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로 은행권의 방카슈랑스 상품이 급부상하고 있다. 사실상 위험성이 덜한 수수료 창출원이 될 뿐 아니라 ‘은행은 곧 저축’이라는 이미지를 적극 활용해 성장세를 견인할 수 있는 매력적 요인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당 경쟁 속에 상품의 내용과 위험성을 고객에게 명확히 전달하지 않는 불완전판매 위험성이 커지면서 금융당국의 관리감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끊임없이 나온다.[편집자 주]

◆ KB국민·신한은행 창구 방문해보니…‘불완전판매’ 양상 대조적

3일 해외금리연계 파생상품의 불완전판매 논란을 피해간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의 영업점 자산관리(WM) 담당자를 통해 저축성보험 상품 가입을 권유받았다. KB국민은행은 고객이 걱정하는 환급율에 대한 기초적인 이율적용 안내조차 하지 않았다. 반면 신한은행은 추후 환급율 자체에 대한 이율적용에 대해 상세히 안내하는 대조적 모습을 보였다.

◆ “고객님, 다른 것 알 필요 없어요”

KB국민은행 자산관리 담당자가 권유한 상품은 교보생명이 방카채널에서 시판중인 ‘(무)교보First저축보험’ 이다. 이 담당자는 저축성보험을 가입해 매월 보험료를 납입하는 방식과 만기 시 환급금에 적용되는 이율 설명을 전혀 하지 않았다. 오롯이 자신이 가진 판매인 교육자료를 보여주고 수개월 뒤 받게 될 환급금 액수만 강조할 뿐이었다.

저축성보험은 매월 보험료를 납입하는 적립형과 목돈을 일시에 납입하는 거치형으로 가입할 수 있다. 또 가입 때 비용과 수수료 등 공제금액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납입한 보험료 전액이 적립되지 않기 때문이다. 

납입 보험료 중에서 비용과 각종 수수료, 사망보장을 위한 위험보험료 등이 제외된 금액이 적립된다. 상품마다 다르지만 적립 보험료는 통상 납입 보험료의 85~95% 수준이다.

특히 시판중인 저축성보험은 금리연동형 상품이기에 공시이율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필요하다. 금리연동형은 시중금리에 따라 일정 기간마다 적립이율이 달라진다. 

적립이율은 보험사의 자산운용 이익률이나 시중금리에 따라 바뀌는데, 이때 사용하는 이자율을 공시이율이라고 한다. 보험사는 월 단위나 년 주기로 이를 적용한 환급금 재원을 마련한다. 일부 상품의 경우에 금리가 하락하더라도 최대 2.5%까지 최저보증이율을 적용해주기도 한다.

내가 낸 돈을 100% 돌려받을 수 있단 가정이 맞더라도 매월 납입한 보험료(보장+적립+사업비 구성) 중 일부인 ‘적립보험료’를 가지고 이율이 변동해 적용될 수 있다는 사실을 고지해야 하지만 잘 지켜지지 않는 것이다.

◆ “최저보증이율과 공시이율에 대한 정확한 판단이 필요해요”

신한은행 영업점 자산관리 담당자는 현 시점에서 가입하는 목적을 먼저 판단하도록 권유했다. 이 담당자가 권유한 상품은 한화생명의 ‘(무)스마트V저축보험’으로 사망보험금과 만기보험금으로 보장내용이 나눠져 있다. 

이 담당자는 일시납으로 목돈을 거치할 경우 4년이 지난 시점에 원금을 보장받을 수 있기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납입한 보험료에서 경과한 기간의 위험보험료, 계약체결 및 계약관리비용 등이 차감되며, 공시이율 적용 자체도 가입시점과 만기 시 다를 수 있어 환급금 자체에 분명한 차이가 발생 할 수 있단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 최대 9% 방카수수료, 피할 수 없는 불완전판매 유혹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시중은행 5곳(신한·KB국민·KEB하나·우리·IBK기업은행)의 방카슈랑스 모집수수료는 2,270억 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2,150억 원)에 비해 6% 증가한 액수다.

은행별로 보면 우선 판매수수료 규모가 가장 큰 것으로 조사된 우리은행은 지난해 3분기 보다 7.6% 늘어난 710억 원 수수료를 거둬들였다. 이어 KB국민은행은 지난해 3분기보다 46% 증가한 510억 원을 기록했고, KEB하나은행은 같은 기간 23.7% 늘어난 290억 원, 신한은행은 1.8% 소폭 늘어 430억 원의 판매수수료를 거뒀다.

반면 DLF사태 이후 직원성과지표(KPI)에서 방카슈랑스 실적 반영 항목을 제외한 기업은행은 같은 기간 33.1%나 감소한 330억 원을 기록했다.

DLF사태 이후 시중은행들은 직원 핵심성과지표(KPI)에 ‘고객수익률’ 비중을 확대 반영하겠다고 나선 상태다. 그러나 은행 내에 보험판매 담당자의 속사정을 들어보면 판매 비중을 늘려야 할 요인이 충분해 보인다.

시중은행 한 영업점 관계자는 “영업점에 하달된 KPI를 보면 고객중심으로 개편해 고위험성 상품은 판매를 줄여나가고 있긴 하다”면서 “하지만 일부 보험사에서 주는 판매 수수료가 최대 9%에 달하다 보니 비이자이익을 늘릴 수 있는 틈새시장으로 각광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직접적인 업무지침은 없지만 사실상 한 건이라도 더 팔아서 남는 장사를 하자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저축성보험이 방카 상품의 주력인데, 일시납으로 고액을 거치하는 고객을 끌어드리기 위해 급급한 실정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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