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생명 전경 ⓒNH농협생명
▲NH농협생명 전경 ⓒNH농협생명

- 올해 상반기 보장성 보험 초회보험료 1,482억

- 업계 전체의 22.8%…단연 ‘압도’

- IFRS17 대비 체질 개선 영향

[SR(에스알)타임스 전근홍 기자] NH농협생명이 올해 상반기 생명보험업계 보장성 상품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업계 전체 기준 초회보험료 실적에서 독주체제를 이어가는 중인 것.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에 대비하기 위한 체질 개선에 나선 것이지만 과거 팔았던 저축성 보험의 지급보험금 증가로 인해 영업이익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업계에선 보장성 상품 중심으로 개편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기저효과(Base effect)로 보인다는 평가를 내놨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24개 생보사들이 보장성 보험에서 거둬들인 초회보험료는 총 6,508억 원으로 집계됐다. 초회보험료는 고객이 보험에 가입하고 처음 납입하는 보험료로 보험업계의 대표적인 성장성 지표다.

생보사별로 보면 농협생명의 보장성 상품 실적이 경쟁사들을 멀찌감치 따돌리며 단연 두각을 나타냈다. 같은 기간 농협생명이 보장성 상품에서 올린 초회보험료는 1,482억 원으로 조사 대상 생보사들 중 유일하게 1,000억 원을 넘겼다. 농협생명의 보장성 보험에서 기록한 이 같은 초회보험료는 생보 빅3로 꼽히는 삼성생명(960억 원)과 한화생명(840억 원), 교보생명(712억 원) 등과 비교해도 눈에 띄는 액수다.

빅3생보사와 점유율을 비교하면, 농협생명의 보장성 보험의 성장세는 더욱 뚜렷해진다.

올해 상반기 기준 생보업계의 전체 보장성 상품 초회보험료에서 농협생명이 차지한 비중은 22.8%에 달했다. 삼성생명(14.7%)과 한화생명(12.9%), 교보생명(10.9%)의 두 배에 이르는 수준이다.

농협생명이 보장성 상품 판매에 열을 올리는 배경엔 2022년 도입되는 새 회계기준(IFRS17)이 자리잡고 있다.

IFRS17의 핵심은 현재 원가 기준인 부채 평가가 시가로 바뀐다는 점이다. 이러면 저금리 상태에서도 고금리로 판매된 상품은 가입자에게 돌려줘야 할 이자가 많은데 IFRS17은 이 차이를 모두 부채로 계산한다. 과거 자산 규모 경쟁 속에서 고금리를 보장하는 저축성 상품을 줄여나갈 수밖에 없는 이유다.

보장성 보험의 판매 확대에 나서면서 투입되는 사업비 증가율이 낮다는 것도 농협생명 입장에선 고무적인 대목이다. 실제 생보업계 전체 사업비 증가율을 보면 올해 상반기 7조5,874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조3,406억 원)보다 33.6%(2468억 원) 증가했다. 하지만 농협생명은 같은 기간 4516억 원으로 지난해(4042억 원) 보다 11.7%(170억원) 소폭 늘어나는데 그쳤다.

문제는 실적이다. 농협생명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21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01억 원보다 75.8% 감소했다.

농협생명의 이 같은 순이익 급감은 한국과 미국 간 금리 역전에 따른 해외 채권투자 부문 손실과 환변동 위험 회피(환헤지) 비용 증가가 꼽힌다. 농협생명은 이 때문에 지난해 1141억 원의 순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아울러 지급보험금 규모가 늘고 있단 것도 농협생명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다.

농협생명이 올해 상반기에 지급한 보험금은 1조7,141억 원으로 국내 최대 생보사인 삼성생명(2조2,896억 원)보다는 적었다. 하지만 빅3 생보사중 한화생명(1조704억 원)이나 교보생명(9,502억 원)을 뛰어넘는 액수를 기록했다.

지급액이 많은 이유는 고금리로 팔았던 저축성 상품의 영향이다. 지금껏 농협은행과 지역 농‧축협을 통한 방카슈랑스(은행보험판매)에 매진해 저축성 상품을 통한 ‘몸집불리기’의 후폭풍인 것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보험사의 경우 영업손실액을 투자에서 메꾸는 상황인데, 대외불확실성으로 인해 채권 투자 역시 환헤지 비용 증가로 여력이 없다”면서 “농협생명이 보장성 중심의 체질 개선을 위해 더욱 고삐를 조일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농협생명이 비용을 최소화하면서도 보장성 보험 영역 확대에 성공할 수 있는 원동력으로는 남다른 조직 구조가 꼽힌다”며 “이 같은 영업망을 장점으로 드라이브를 걸기에 용이하단 측면에서 향후 보장성 중심으로 상품 개편이 완료된 후의 실적은 개선 국면에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SR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