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뉴스 화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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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명보험사, TM(텔레마케팅) 통한 불법 금품 제공 영업 성행

[SR(에스알)타임스 전근홍 기자] 생명보험사들이 비대면 다이렉트시장을 키우려 안간힘을 쏟고 있는 가운데 TM(텔레마케팅)을 통한 불법 금품 제공 영업이 성행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실상 포화상태에 빠진 보험영업 환경은 대면채널보다 가입절차가 간편한 TM(텔레마케팅)이나 CM(온라인 마케팅)영업이 틈새시장으로 각광받고 있다. 그러나 이마저도 경쟁이 치열해 제대로 된 상품설명은 고사하고 경품으로 소비자를 유인하는 영업행태가 판치고 있다. [편집자 주]

◆ ‘대수롭지’ 않은 금감원 제재…“일단 가입하세요”

“추석을 맞아 유명 브랜드의 비누와 세제 그리고 참치세트까지 제공됩니다. 고객님이 동생같아서 잘해드릴게요.”

신한생명(사장 성대규)의 TM(텔레마케팅)영업을 하는 설계사가 치아보험 가입을 권하면서 한 말이다. 치아보험 가입 뒤 보상 면책기간도 90일로 타사에 비해 짧아 훨씬 좋은 조건이라는 흥정을 걸어왔다.

“일단 카드번호 불러주세요. 최종 가입승인 심사에서 거부되면 돌려 드립니다.” 이 설계사는 일단 신용카드 번호를 빠르게 불러달라고 요구했다. 가입만 시키면 그만이라는 모양새다.

이어지는 설명은 신한생명 치아보험이 보상 면에서 단연 ‘최고’라는 수사어구 뿐이었다. 이 설계사는 전화가 종료되는 것이 두려운지 가입을 위한 동의조건 설명을 재빨리 늘어놨다.

휴대전화번호를 어떻게 알고 있었는지 물었더니 홈쇼핑 채널에서 물건을 구입할 때 금융상품 마케팅 활용 동의를 했단 점을 주지시켜줬다. 그러나 마케팅 활용에 관해서는 동의를 하거나 설명을 받았던 기억은 전혀 나지 않았다.

기자는 무조건 믿고 맡기라는 이 전화가 도대체 신뢰가 가지 않았다. 그러나 질문을 할 수가 없었다. 무조건적인 장점만을 듣다보니 어느 새 주민등록번호 뒤 6자리까지 말해버렸다.

◆“가입유지만 잘해주면…추석맞이 참치세트 줄게요”

보험업법 제98조(특별이익제공금지)는 보험계약과 관련해 3만 원 이상의 금품 등을 제공하거나 제공을 약속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 설계사는 녹취가 되는 업무용 전화가 아닌 자신의 휴대전화를 활용해 기자를 유혹했다. 녹취가 돼 신한생명 불완전판매 필터링에 걸리면, 영업정지를 당할 수 있다는 설명과 함께였다.

올해 상반기 들어 불황을 겪는 생명보험사들 입장에선 TM영업은 사업비 절감 효과로 인해 ‘가성비’가 높다.

신한생명 한 관계자는 “해당부서에 완전판매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도록 지시할 것”이라며 “정기적인 보수교육을 진행해 금품제공과 같은 불법적인 행태도 근절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보험사 입장에선 전속설계사를 통한 대면영업의 실적이 여전히 주효하다. 그러나 독립대리점(GA)의 성장과 인터넷전문보험사, 모바일방카슈랑스의 인기 등 다변화하고 있는 영업 환경을 고려할 때 비대면 영업 채널은 포기하지 못 할 수익원이다.

실제 지난해 10월의 경우 다이렉트 영업채널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생보사들의 대면채널 초회보험료는 4조5,828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6조5,758억 원에 견줘 30.3% 줄어든 수치다.

반면 TM채널과 CM영업에서의 초회보험료는 크게 늘었다. 동일 기간 TM채널 초회보험료는 903억 원에서 990억 원으로 9.6% 늘었다. 또 CM채널 초회보험료는 108억 원으로 전년 동기 82억 원에 비해 31.6% 증가했다.

◆ 금감원, 지난해 TM채널 ‘불판’ 가이드 발표…근절이 되긴 하나

금감원은 지난해 6월 TM(전화보험영업)에 불완전판매에 대한 개선책을 발표한 바 있다.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허위·과장표현 금지 ▲불리한 사항도 천천히 설명 ▲녹취내용 확인방법 강조 ▲상품설명 가이드라인 마련 등이다. TM설계사가 보험금 수령사례를 과장되게 설명하거나 보장금액이 큰 부분만 강조하는 경우가 많았기에 내놓은 처방이다.

금융감독원 한 관계자는 “올해 들어 TM 보험상품 청약철회 기간이 기존 30일에서 45일로 연장됨에 따라 가입 후 철저히 상품의 면면을 들여다보고 맞지 않으면 반드시 가입을 취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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