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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불안 환헤지 비용 증가

- 대체투자처 찾기 고심

[SR(에스알)타임스 전근홍 기자] 생명보험사들의 운용자산이익률이 제자리걸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올해 들어 지난 7월 말까지 3%대에 머물며 반등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저출산·고령화와 보험시장 포화로 성장성이 크게 저하된 상황에서 금리 인하, 주식시장 불안, 글로벌 경제 악화 등 대내외 악재에 해외채권 투자 역시 실적 향상에 보탬이 되지 못한 것이다.

돌려줘야 할 보험금을 시가로 평가하는 새 회계기준(IFRS17)의 도입을 앞두고 장기채권 투자를 늘리기 위해 해외채권 투자는 보험사 입장에선 효자종목이다. 하지만 한-미 금리 역전으로 환율 변동으로 인한 위험성을 줄이는 환헤지(Hedge)의 비용 부담이 커져 수익률 향상에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11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7월 말 기준 국내 24개 생명보험사의 평균 운용자산이익률은 3.4%에 머물렀다.

지난해 6월 3.7%로 잠깐 반등한 바 있지만, 올해 4월과 5월 0.1%포인트 하락한 이후 6월까지 0.2%포인트 떨어져 하락국면에 접어들었다.

생보사별로 보면, 메트라이프생명이 5.6%로 가장 높은 성적표를 거뒀다. 이어 교보생명이 4.0%, ABL생명 3.9%, 삼성생명 3.5%, 한화생명이 3.4%로 뒤를 이었다.

푸르덴셜생명(3.8%)과 오렌지라이프(3.6%), DB생명(3.5%), 흥국생명(3.5%)을 제외하고는 모두 평균 수익률을 밑돌았다.

변액보험 비중이 큰 메트라이프생명의 경우 주가 변동 헤지를 위해 파생상품에 투자했는데 주가 하락으로 평가이익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저금리 장기화로 생명보험사의 자산운용 전략은 더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1.75%에서 1.50%로 0.25%포인트 내리면서 8개월 만에 금리 방향을 바꿨다. 이에 보험사들의 운용이익률 관리에도 비상이 걸렸다.

더욱이 한‧일 및 미‧중 무역 갈등으로 환율 불안 역시 보험사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환율 변동 폭이 커지면 해외채권 조달 비용이 상승하고, 이로 인해 환 헤지 비용이 증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지난해부터 한국과 미국의 금리 역전 현상이 자주 발생하며, 원/달러 스왑포인트(선물환율 대비 현물환율의 차)가 마이너스가 돼 환 헤지 비용 부담이 증가하고 있다.

생보업계의 외화유가증권 투자금액은 2015년 47조8598억원, 2016년 77조5901억원, 2017년 87조1979억원, 2018년 97조8935억원 등 매년 증가하고 있다. 지난 3월 100조4003억원을 기록했으며, 외화유가증권 투자금액 증가로 환율 변동에 더 민감할 수밖에 없다.

생보업계 한 관계자는 "보험사들이 운용하는 자산내 해외채권 비중은 많게는 60% 정도 된다"면서 "환헤지 등의 영향으로 이익률이 반등하지 않은 것이며, 매년 6~7%의 안정적 운용이익을 거둘 수 있는 대체투자처를 찾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생명보험사 자체적으로 자산운용에 대한 다각화 노력을 꾸준히 해오고 있기에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노력과 대부분 장기 투자를 중심으로 운용하고 있다는 점 등에서 이익률이 반등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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