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도체·전장 '맑음'…가전 '흐림'

- 하반기 반도체 실적 하락세 전망

[SRT(에스알 타임스) 이승규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원자재 공급망 이슈 등 거시적인 경제 문제가 지속되는 가운데 2022년 2분기에 나쁘지 않은 성적표를 받았다.

삼성전자는 반도체의 선방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나란히 성장하는 호실적을 기록했다. 다만, 지난해 3분기부터 이어온 매출 신기록 경신이 깨진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LG전자는 역대 2분기 최고 매출을 달성했지만 원자재 가격 상승, 주력 상품인 TV 판매량 부진 등의 요인으로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은 하락했다.

◆ 삼성전자 실적 견인한 반도체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잠정실적을 집계한 결과 ▲매출 77조원 ▲영업이익 14조원을 기록했다고 7일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63조) 대비 약 22% 늘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13조) 대비 11% 증가했다. 

삼성전자의 실적은 반도체가 이끌었다. 2분기 반도체 출하량이 증가하고 삼성전자의 주력 반도체 중 하나인 NAND의 가격이 상승하는 등의 호재로 좋은 성적표를 받을 수 있었다.

반면, 거시적인 경제 문제가 지속되는 것에 따라 소비 심리가 위축되며 스마트폰과 가전제품에서 부진했을 것이란 분석이 잇달아 나왔다. 실제 스마트폰, TV, 가전 등의 제품들이 일부 국가에서는 전 분기 대비 20~30%씩 판매량이 줄어들고 있다. 디스플레이 부문도 2분기가 계절적 비수기인 것을 고려하면 실적 하락이 예상된다.

◆LG전자, TV 판매량 감소에 영업익 ‘뒷걸음’

LG전자는 올해 2분기 ▲매출 19조4,720억원 ▲영업이익 7,917억원 등 기록했다고 7일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17조1,139억원) 대비 15.0%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8,781억원) 대비 12.0% 감소했다.

LG전자의 영업이익 하락은 코로나19 특수가 사라지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연장, 인플레이션 등 거시적인 경제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함에 따라 소비심리가 위축돼 LG전자의 주력 상품인 가전의 판매량이 감소한 것이 원인으로 증권가는 내다보고 있다. 또 금리 인상과 원자재 가격 상승 등도 영향을 줬고, 특히 전 세계적으로 TV의 수요가 감소하며 매출과 영업이익에 악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그나마 이런 악재 속에서 선방할 수 있었던 것은 전장사업(VS)의 매출 덕분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이날 2분기 VS 사업본부의 분기 매출액이 처음으로 2조원을 달성했고 영업이익도 2015년 4분기 이후 처음으로 흑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에 따른 완성차 업체의 생산 차질이 완화되고 공급망을 효과적으로 관리한 결과 얻을 수 있었다는 게 그 이유다.

프리미엄 가전 수요도 실적을 뒷받침 했다. 프리미엄 가전이 북미 등에서 인기를 끌면서 프리미엄 가전을 담당하는 H&A 사업본부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두자릿수 이상 성장했다는 게 LG전자 측의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하반기 부진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주력 상품인 반도체에 관한 불확실성이 깊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D램, 낸드 등 삼성전자의 주력 상품인 메모리 반도체들의 가격이 하락할 것이며 수요도 줄어들 것이라고 증권가는 내다봤다.

황용식 세종대학교(경영학부) 교수도 “세계적으로 좋지 않은 경제 시그널이 나오고 있다”며 “미국 경제의 긴축으로 수요의 둔화가 예상이 되는 등 경제적인 지표성 기업이 고삐를 쥐어야 하는 상황이 오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런 불확실성들이 실적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적인 경기 흐름을 봤을 때 하반기에 반도체 수요가 줄어들어 실적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국내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은 보수적인 투자를 진행해왔고 수요가 둔화되더라도 공급이 크게 증가할 요인이 없기 때문에 큰 폭의 실적 하락은 오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각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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