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이지 리들리’·’톰 홀랜드’·‘매즈 미켈슨’ 출연…SF 서바이벌 영화
[SR(에스알)타임스 심우진 기자] 사람들끼리 속마음을 숨길 수 없고 서로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 영화 ‘카오스 워킹’(원제: Chaos Walking, 수입/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은 이런 생각에서 출발하는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한 영화다.
(이 리뷰에는 영화 내용의 일부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2257년, 뉴 월드 행성 사람들은 ‘노이즈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상을 살고 있다. 이 바이러스는 감염된 사람들의 모든 생각을 ‘노이즈’라는 열기 형태로 뿜어내 밖으로 드러나게 한다.
사람에 따라서 훈련을 통해 노이즈를 이용해 사물을 형상화할 수도 있고 혹은 자신의 생각을 감출 수도 있다. 노이즈를 다루는 능력은 뉴 월드 프렌티스 타운에서 곧 권력이다.
그 권력의 정점에는 시장인 ‘데이비드 프렌티스’(매즈 미켈슨)가 서 있다. 그리고 그 옆에서 사제 ‘아론’(데이빗 오예로워)이 신앙적 규율로 마을 사람들을 통제한다.
뉴 월드에서 태어난 ‘토드 휴잇’(톰 홀랜드)은 또래에 비해서는 탁월한 노이즈 통제 능력을 지닌 청년이다. 어릴 때부터 데이비드 시장에게 인정받아온 토드는 그의 말이라면 뭐든 믿고 따른다.
그런데 프렌티스 타운에는 이상하게도 여자가 단 한 명도 없다. 데이비드 시장을 비롯한 주민들의 말에 따르면 여자들은 뉴 월드의 원주민 생명체 스패클에게 모두 살해당했다는 것이다.
토드의 어머니 역시 그가 갓난아기일 때 죽었다. 어머니는 토드에게 일기를 남겼지만 그는 글을 읽을 줄 모른다. 아론의 광신적 믿음이 사람들을 문맹으로 만들어 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어느 날, 뉴 월드에 우주선이 불시착하고 승무원 중 ‘바이올라 이드’(데이지 리들리)만이 살아남는다. 바이올라와 마주친 토드는 그녀를 보고 깜짝 놀란다. 태어나서 처음 보는 여자이기 때문이었다. 거기다 바이올라는 노이즈 바이러스에 대해 면역성을 가지고 있었다.
바이올라는 뉴 월드의 낯선 환경과 노이즈를 뿜어내는 사람들에게서 직감적으로 위험을 느낀다. 그녀는 도주하지만 곧 데이비드 시장 무리에게 잡히고 만다. 마을 사람들은 바이올라가 프렌티스 타운에 잡혀 오자 왠지 겁먹은 듯 술렁이기 시작한다.
데이비드 시장은 바이올라에게 점잖은 태도로 어디서 왔는지 무슨 목적으로 왔는지 차분하게 물어본다. 그러나 바이올라에게서 원하는 정보를 얻어낸 데이비드 시장은 어째서인지 그 이유를 알 수 없지만 그녀를 위험한 존재로 판단한다.
한편, 데이비드 시장이 자리를 비운 사이 우연히 탈출 기회를 얻는 바이올라는 그대로 달아난다. 도망자 신세가 된 바이올라는 토드의 도움을 받아 겨우 위기를 모면하지만 데이비드 시장과 아론은 끈질긴 추격을 펼치며 점점 거리를 좁혀 오기 시작한다.
그렇게 바이올라와 토드는 살아남기 위해 파브랜치라는 곳으로 필사적인 도주에 나선다.
◆ 웨스턴 사극과 디스토피아 SF의 장르 결합
영화 ‘카오스 워킹’은 독특한 영화다. 소재 면에선 일본영화 ‘사토라레’(2001)를 우선 떠오르게 한다. 하지만 동명 만화 원작의 휴먼 드라마 ‘사토라레’와 달리 ‘카오스 워킹’은 SF영화적 문법을 가미해 서바이벌 어드벤처 이야기를 펼쳐낸다. 바이러스 감염으로 사람들끼리 서로의 생각을 읽을 수 있게 된다는 것도 색다른 점이다.
여기에 디스토피아 SF의 고전인 프랭클린 J. 샤프너 감독의 ‘혹성탈출’(1968)이 겹쳐지면서 원숭이 대신 웨스턴 사극 스타일의 말 탄 건맨들이 등장한다. 거대한 우주선 잔해와 데이지 리들리의 조합은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2015)도 연상시킨다.
이 영화는 ‘메이즈 러너’ 시리즈, ‘헝거 게임’ 시리즈처럼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이 작품은 패트릭 네스의 [카오스 워킹] 3부작 소설 중 1부인 ‘절대 놓을 수 없는 칼(The Knife of Never Letting Go)’의 내용을 담고 있다. 원작자인 패트릭 네스는 각본 작업에도 직접 참여했다.
또한, 영화 ‘카오스 워킹’ 제작 발표 당시 ‘본 아이덴티티’, ‘엣지 오브 투모로우’ 등 액션 스릴러와 소설 영상화에서 탁월한 연출력을 보여준 더그 라이만 감독의 합류는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노이즈 바이러스의 비밀, 스패클이라는 생명체에 대한 의문점, 뉴 월드 밖의 이민자 상황 등 영화에서 완전히 풀어내지 않은 요소들에 대한 궁금증은 후속작을 기대하게 한다. 다만, 재촬영 끝에 완성된 이 영화의 서바이벌 어드벤처 장르적 재미를 놓고 본다면 연출 면에서는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그러함에도 데이지 리들리, 톰 홀랜드, 매즈 미켈슨 등 할리우드 정상급 배우들의 연기를 오랜만에 대형 스크린으로 만날 기회를 가질 수 있으며, 이색적인 소재를 다룬 SF 영화라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면이 있다.
또한, 감염증으로 인해 고립된 사회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잘못된 선택과 광기에 대한 메타포를 담고 있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영화 ‘카오스 워킹’은 IMAX, 돌비 비전, SUPER 4D, 4DX 등 다양한 포맷으로 상영 중이다. 15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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