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국감] “금융위, 옵티머스 대주주변경 과정서 특혜 제공”

- 강민국 의원, 12일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서 의혹제기

- 2017년 당시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와 금융위 직원 간 녹취 공개

- 권력형 게이트 비화…은성수 위원장 “특혜 의혹 동의하지 않아” 

[SR(에스알)타임스 전근홍 기자] 금융위원회가 옵티머스 자산운용에 특혜를 제공했단 의혹이 불거졌다. 대주주변경 사후 신청 과정에서 금융위 자산운용과장이 민원실까지 직접 내려와 응대했단 녹취가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공개됐기 때문이다. 국정감사에 출석한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특혜 의혹에 대해 정면 부인했지만 옵티머스 펀드 사기사건이 여권 인사가 연루된 이른바 ‘권력형 게이트’로 비화될 조짐을 보여 파장은 커질 전망이다.

12일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은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2017년 당시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와 금융위 담당 직원의 녹취를 공개하면서 “옵티머스의 대주주변경 사후 신청을 위해 금융위가 특혜를 줬다”고 말했다.

이날 공개된 녹취를 보면 금융위 직원이 김 대표로부터 대주주변경 사후승인 신청서류를 받기 위해 “정부서울청사 민원실 1층 오셔서 전화주시면 제가 내려가서 접수받겠다”고 말하는 등 특혜를 제공한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담긴 대화가 등장한다.

당시 옵티머스는 최대주주를 이혁진 전 옵티머스 대표에서 양호 전 나라은행장으로 변경하기 위해 금융위에 사후 승인을 신청했다.

이를 두고 강 의원은 “사기 펀드 업체가 대주주 변경을 신청하는데, 담당과장이 직접 1층에 내려가 신청을 받아가는 게 말이 되냐”며 “옵티머스 권력형 게이트에서 금융위도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옵티머스 핵심으로 거론되는 양호 전 나라은행장의 이름도 거론됐다. 녹취록에서 금융위 측 인사가 “서류 날짜가 너무 앞”이라고 지적하자, 김재현 대표는 “(날짜를) 공란으로 받아놓은 게 있으니 양호 회장님께 받아서 준비해서 가도록 하겠다”고 했다. 양 전 행장이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와 관계가 있음을 시사하는 녹취록도 공개됐다. 해당 녹취록에서 양 전 행장은 비서에 “장관님 계시면 오후에 뵙고 싶다고 약속 좀 잡아놓으라”고 했다.

이에 대해 은 위원장은 “(특혜 의혹에)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녹취록에 있는 목소리가 담당 과장 목소리와 다르고 외부에서 파견 나온 직원으로 보인다”고 반박했다.

옵티머스는 공공기관 채권에 투자한다고 속이고 모은 투자금을 빼돌려 5,100억 원 가량의 원금을 상환하지 못하고 있다. 아울러 검찰은 옵티머스 측이 고문인 이헌재 전 부총리와 양호 전 나라은행장,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법무법인에 고문료와 법률 자문료로 매달 수백 만 원을 지급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