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인사 시즌이 다가오면서 주요 금융지주와 자회사 CEO들의 경영 능력이 다시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눈에 띄는 성과를 낸 이들과 그렇지 못한 이들의 거취는 명암이 갈릴 것이 분명하다. SR타임스는 금융권 주요 경영진의 리더십을 면밀히 점검하고, 연말 인사를 앞둔 전략과 향후 경영 방향을 분석한다. <편집자주>

[SRT(에스알 타임스) 문재호 기자] 올 하반기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품은 우리금융지주가 사상 첫 분기 순이익 1조원을 넘어서며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보험사 인수를 강행한 임종룡 회장의 존재감이 한층 더 부각되고 있다. 우리금융이 역대급 호실적을 낼 수 있었던 배경에는 보험사 인수 효과 뿐만 아니라 자산 재조정을 통한 위험가중자산(RWA) 관리로 보통주자본(CET1)비율과 순이자마진(NIM)이 개선된 것이 주효했다.
◆동양·ABL생명 인수 효과 ‘톡톡’…3분기 순이익 37.6% ‘껑충’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 1조2,44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7.6% 상승한 수치다.
우리금융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2조7,96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1% 증가했다.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수치다. 순매출(순영업수익)의 견조한 성장 속에서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인수 효과가 맞물린 것이 호실적 배경이라고 우리금융 측은 설명했다.
이번 실적에는 올해 7월 자회사로 편입된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3분기 성과가 처음으로 반영됐다. 두 생명보험사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염가매수차익은 5,800억원에 달했다. 염가매수차익은 인수대가가 피인수기업 순자산 공정가치보다 낮아 발생하는 회계상 이익으로, 당기손익에 반영된다.

우리금융의 3분기 RWA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36% 감소한 236조6,300억원으로 집계됐다. 2024년 3분기 RWA(237조4,770억원)는 2023년 동기(230조8,120억원)보다 2.89% 상승했으나 올 3분기 RWA는 역성장 했다. RWA가 줄었다는 것은 우리금융이 가진 자산 중 위험도가 높은 자산 비중이 줄었다는 뜻이다.
우량기업 위주의 대출 포트폴리오 재편과 지속적인 리스크 관리로 거둔 성과다.
이에 따라 우리금융의 CET1 비율은 전년 동기 대비 0.97%포인트, 전 분기 대비 0.1%포인트 상승한 12.92%를 기록했다. 애초 동양·ABL생명 인수 자본 부담에도 철저한 RWA 관리로 CET1 비율이 되레 늘었다.
CET1 비율은 보통주자본을 RWA로 나눈 수치로, 금융지주의 건전성과 자본완충능력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다. 보통 인수·합병(M&A)은 위험가중자산이 늘어나기 때문에 CET1 비율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하는데, 올해 3분기 우리금융은 그렇지 않았다. 이는 인수 재무구조가 안정적이며, 그룹 자본적정성이 탄탄하다는 방증이다.
미·중 관세 갈등과 국내 정치·경제 변수의 영향으로 4분기에는 소폭 조정이 예상되지만, 내년에는 CET1 비율이 13%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우리금융의 올 3분기 자기자본비율(BIS)은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0.34%포인트 상승해 16.04%를 기록하는 등 16%대에 진입하며 향후 성장을 위한 기반을 다졌다.
또 우리금융의 올 3분기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0.87%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0.05%포인트, 분기 대비 1.74%포인트 상승하며 수익성을 개선했다. 순이자마진(NIM)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08%포인트, 전 분기 대비 0.03%포인트 증가한 1.75%를 기록했다.
자산 포트폴리오에서 경기 변동에 민감한 업종 비중을 줄이고, 신성장·첨단 산업 관련 기업 중심으로 재편한 결과다. 예수금 증가 속도를 조절한 영향으로 이자비용이 7.6% 줄었고, 이에 따라 우리금융의 올 3분기 순이자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 늘어난 6,732억원을 기록했다.
비이자이익도 우리금융의 당기순이익 상승에 큰 기여를 했다.
우리금융의 3분기 비이자이익은 보험 손익 반영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 전 분기 대비 5.3% 증가한 1조4,420억원을 달성했다.
특히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자회사 편입은 우리금융그룹의 비은행 부문 경쟁력 제고는 물론, 그룹 전체의 시너지 확대에도 기여했다. 실제 은행연계보험(방카슈랑스) 판매에서 두 생명보험사의 비중이 3개월 만에 12.7%포인트 상승한 22.5%에 달했다. 앞으로 은행과 비은행 부문의 균형 잡힌 성장과 자회사 간 시너지 극대화가 기대된다.
◆‘종합금융그룹’ 완성한 임 회장, 내년 3월 임기 만료…연임 무게 실리나
이러한 호실적이 내년 3월 임기를 마치는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의 연임에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사다.
임 회장은 2023년 3월 24일 취임해 내년 3월 주주총회를 끝으로 임기가 만료된다. 그는 올해 5월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자회사로 편입하며 우리금융그룹이 ‘종합금융그룹’으로 자리매김하는 기반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인공지능 전환(AX)과 생산적 금융을 핵심 과제로 제시하며, 정부의 정책 방향과 보조를 맞추고 있다.
다만, 이 같은 성과에도 관 출신인 임 회장의 역할이 위태롭던 우리금융그룹을 정상화하는 데 있었고, 이미 상당부분 목표를 달성했다는 점에서 본인 스스로가 향후 거취에서 어떤 선택을 할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새 정권 출범 이후 주요 금융그룹 수장들이 대거 교체된 전례를 고려하면, 차기 CEO로 새로운 인물이 등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임 회장과 함께 관 출신 외부 인사는 물론, 우리금융그룹 및 계열사의 전·현직 CEO들도 유력한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앞서 우리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지난 28일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한 경영승계절차를 공식적으로 개시했다. 임추위는 사외이사 7인 전원으로 구성돼 있다.
이강행 임추위 위원장은 “공정성과 독립성을 원칙으로 임추위 위원 간 충분한 논의와 면밀한 검증을 거쳐 경영승계절차를 진행할 것”이라며 “이 과정을 통해 우리금융그룹의 도약을 이끌 최적의 리더를 선임하겠다”고 밝혔다.
- 우리은행, 3분기 순이익 7356억원…비이자이익 감소
- 우리금융, 3분기 순이익 1조2444억원…1조 클럽 입성
- 우리카드 3분기 누적 순익 1060억원…전년比 24.1%↓
- 우리금융 임추위, 차기 회장 선임 위한 경영승계절차 공식 개시
-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미주개발은행 총재와 금융협력 논의
- 이억원 금융위원장, 씨티그룹 CEO와 면담…“한국 자본시장 지원 지속”
- 이억원 “증권사, 진정한 투자은행으로…모험자본 공급 선도해야”
- 정부 “부동산 불법행위, 무관용”…‘부동산 감독 추진단’ 다음주 출범
- 임종룡 회장 “미래동반성장 프로젝트, 자본 안전성·건전성 확보 중요”
- 카드 해지·이용정지, ‘빨간 사이렌’ 한 번으로 끝낸다
- 새도약기금, 장기 연체채권 5.4조 첫 매입…연내 취약계층 34만명 채무 소각
- 사망보험금, 생전에도 쓴다…오늘부터 ‘유동화 제도’ 시행
- KB금융, 3분기 누적 순이익 5조1217억원…‘5조 클럽’ 입성
- BNK금융, 3분기 누적 순익 7700억원…부산·경남은행 희비 엇갈려
- ABL생명, 에너지 취약계층에 연탄 2만장 기부
- iM금융그룹, 5년간 생산적금융에 총 45조원 공급
- 우리은행, ‘상업·한일’ 합병 26년만에 통합 동우회 공식 출범
- “수천억 소각에 배당도 듬뿍”…밸류업 속도내는 4대금융
- 역대 최대 실적 낸 4대 금융…다음 과제는 ‘생산적 금융’ 전환
- ABL생명, 자립준비청년 100명 정착 지원...기부금 3억 전달
- [리더십 리포트] 누적 순익 2조 돌파…홍원학號 삼성생명, 본업 강화 ‘총력’
- [리더십 리포트] 서혜자號 KB저축은행, ‘빅 배스’ 후폭풍 돌파할까…거취 ‘주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