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억원 “증권사, 진정한 투자은행으로…모험자본 공급 선도해야”

[SRT(에스알 타임스) 김남규 기자]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30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주요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CEO들을 만나 모험자본 생태계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간담회는 이 위원장 취임 후 금융투자업계와 가진 첫 공식 회동이다.

이 위원장은 “코스피가 사상 처음 4000포인트를 돌파하는 등 자본시장에 대한 기대가 어느 때보다 높다”며 “기술개발의 불확실성과 장기 개발비용을 감수하며 혁신을 뒷받침하는 모험자본의 역할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를 위해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지정을 확대해 대형 IB(투자은행)가 발행어음과 종합투자계좌(IMA)로 안정적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다만 자금조달 여건이 개선된 만큼 일정 비율 이상을 모험자본에 의무적으로 투자하도록 제도화하기로 했다. 이 위원장은 “심사 완료 순서대로 신속히 지정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부동산 투자 중심의 자금 흐름을 개선하고, 자산운용업이 기업 성장의 과실을 국민과 공유할 수 있도록 역할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내년 2분기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도입과 코스닥벤처펀드(코벤펀드)의 공모주 우선배정 비율 확대를 추진한다.

사모펀드(PEF) 제도에 대해서는 “투명하고 책임 있는 투자로 거듭나야 한다”며 글로벌 기준에 맞는 제도 개선과 책임투자 문화 확산을 예고했다. 또 “수탁자의 충실의무를 확립하고 스튜어드십 코드의 실효성을 높이겠다”며 투자자 보호와 청년 일자리 창출 등 사회적 책임도 당부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증권·운용사 CEO들은 “금융투자업 본연의 기능은 기업투자에 있다”며 “정부의 생산적금융 전환에 부응해 모험자본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화답했다. 업계는 발행어음과 IMA 자금을 활용한 지분·신용 복합투자, 국민성장펀드 및 BDC 출자 확대 등 계획을 제시했다.

이 위원장은 “경제 구조 전환이 본격화되는 지금, 금융투자업계가 성장의 핵심 주체가 돼야 한다”며 “정부도 제도적 기반을 다지고 업계와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