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4일 기준 신용융자 잔고 18.2조
신용융자 이자율 메리츠증권 연 6.9% 최저
[SRT(에스알 타임스) 전근홍 기자] 국내 증권사들이 취급하는 신용거래융자 잔액이 18조원을 넘어섰다. 증권사들의 신용융자 이자율 인하가 ‘빚투(빚내서 주식투자)’ 움직임을 끌어낸 것으로 풀이된다. 신용융자는 고객이 보유주식 등 일정한 담보를 통해 주식매수 자금을 빌리는 거래방식이다. 이와 함께 반대매매 규모까지 늘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반대매매는 투자자가 외상으로 산 주식의 결제 대금을 제때 납입하지 못하면 증권사가 주식을 강제로 팔아 채권을 회수하는 것을 말한다. 시세보다 낮은 가격으로 반대매매가 이뤄지기에 주가하락을 부추기는 요인이 된다.
1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전체 신용융자 잔고는 18조2,634억원으로 올 초 15조8,928억원 보다 2조원 넘게 증가했다.
이 같은 빚투 증가는 이자율 인하가 가장 큰 원인이다. 이달 초 금융감독원이 증권사들의 고금리 이자 장사를 지적하자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최고 금리를 하향 조정했다. 한때 연 10%에 육박했던 신용융자 이자율은 8~9%대로 떨어졌다. 투자 심리를 자극한 요인이 된 것이다.
대형 증권사 가운데 30일 이하 신용융자 이자율이 가장 낮은 곳은 메리츠증권으로 연 6.9%(슈퍼365 계좌 기준) 수준이다. 이어 신한투자증권이 7.8%로 뒤를 이었고 미래에셋증권 8.2%, 하나증권 8.4%, KB증권 8.6%, 키움증권 8.7% 순으로 집계됐다.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 삼성증권 3곳만이 9%대 이자율을 적용하고 있다. 7일 이하, 15일 이하 신용융자 이자율은 신한투자증권이 각각 3.9% 7.3%로 가장 낮았다.
문제는 반대매매다. 투자자가 외상으로 산 주식의 결제 대금을 납입하지 못해 증권사가 주식을 강제로 팔아 채권을 회수하는 반대매매가 증가하고 있다. 실제 지난 14일 기준 국내 5개 증권사의 담보부족계좌 수는 8800개로, 이달 초(1887개)의 약 4.7배에 달했다. 이들 증권사의 담보부족계좌 수는 월초 대비 2배에서 많게는 5배까지 불어났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신용융자의) 이자율이 내려갈 경우 투자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면서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에 이어 스위스 제2대 은행 크레디트스위스(CS)발 공포까지 글로벌 금융시장 불확실성 속에서 국내 증시가 주춤하자 (개인투자자들이) 매수기회로 삼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박스권 장세가 이어질 경우 빚투의 경우 위험성이 커질 수밖에 없는데, 결국 반대매매가 증가하는 원인이 되고 지속적으로 주가하락을 야기하는 단초가 된다”며 “가급적 위험 성향이 높지 않은 투자자들은 빚투를 지양하고 향후 발생할 손실에 대한 명확한 이해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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