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뉴스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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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신용융자 잔고 19조4,279억원

저가매수 수요, 특정 테마주 쏠림

[SRT(에스알 타임스) 전근홍 기자] 지난 4월 터진 소시에테제네랄(SG) 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 이후 줄었던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20조원을 눈앞에 뒀다. ‘빚투’가 다시 살아나는 모습이다. 신용거래융자란 개인 투자자가 증권사에 주식 매수 자금을 빌려 투자하는 거래다. 고객 입장에서는 특정 종목의 주가가 오를 것으로 보고 이자를 부담하면서도 레버리지를 일으켜 투자하는 것이다. 해당 종목이 오르면 원금 대비 큰 수익을 얻게 되지만 주가 급락 시에는 증권사가 주식을 임의 처분(반대매매)하면서 더 큰 손실을 입을 수 있다.

11일 금융투자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신용융자거래 잔고는 19조4,279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신용융자거래 잔고는 지난 1월2일 16조5,311억원에서 점차 오르면서 4월 한 때 20조원을 넘겼다. 이후 SG증권발 무더기 하한가 사태를 기점으로 18조원대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상승세다.

특정 종목이 하한가를 기록하는 상황에도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급증하는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14일 동일산업, 만호제강, 대한방직, 방림, 동일금속 등 5개 종목이 수년간 오름세를 보이다 일제히 하한가를 기록했다. 이날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9조원을 돌파했다. 무더기 하한가 사태가 발생했음에도 투자 심리가 위축되기 보다는 오히려 저가 매수 수요가 증가하면서 빚투 규모를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반도체, 2차 전지 관련 테마주들이 상승세를 보이면서 ‘빚투’를 자극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한국거래소의 KRX 정보데이터시스템을 통해 지난 10일 기준으로 한 달 전까지 전체지수 등락률을 살펴보면 KRX기계장비(6.08%), KRX300소재(1.69%), KRX반도체(1.25%) 순으로 오름세를 보였다. 또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신용거래 잔고율 증가 상위종목 3개는 미래산업, 씨큐브, SAMG엔터다. 대부분 2차 전지, 반도체 관련주 등이 해당됐다.

문제는 향후 증시가 약세장으로 돌아설 경우 레버리지 투자 전략이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상반기 증시 급등으로 고점 부담이 있는데다가 미국 기준금리 인상 등 이슈가 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의지 지속과 지정학적 리스크 등 비용부담이 높아진 경제 환경을 감안하면 향후 매크로 불확실성은 높다”며 “대신증권 등 일부 증권사들이 신용거래융자 단기이자율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는데, 또 다른 빚투 열풍을 자극하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증시가 반등했다는 점에서 회복세에 기대를 거는 것은 당연한 현상일 수 있다”며 “상반기에는 저점에서 시작해 매수 시점이나 종목이 포인트였다면 하반기에는 주요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이슈 등이 있기 때문에 엑시트(투자회수) 시점이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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