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뉴스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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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반기 이자이익 감소 할 것”…순이익 ‘먹구름’

- KB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등 상반기 평균 이자비용 ‘1.9조’

[SRT(에스알 타임스) 전근홍 기자] 올해 상반기 4대 시중은행의 평균 이자비용이 1년 전보다 6,000억원 이상 늘면서 2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은행이 금리 상승의 최대 수혜 업종이지만,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금리가 높은 예·적금으로 시중 자금이 몰리고 있어 지급해야 할 이자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예·적금과 같은 수신상품의 금리가 오른다. 특히 최근 금융당국이 은행들을 향해 예대금리차(대출금리와 예금금리 차이)를 공개하도록 압박한 데 따라 당분간 수신상품의 금리 인상으로 이자비용은 지속적으로 상승할 전망이다.

◆ 상반기, 4대 은행 평균 이자비용 ‘2조’

29일 각 은행 공시자료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의 올 상반기 평균 이자비용은 1조9,57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1조3,103억원 가량) 대비 49.4% 늘어난 액수다.

은행별로는 KB국민은행이 올 상반기 2조494억원을 이자비용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동기 1조4,168억원보다 44.6% 늘어난 규모다.

신한은행은 상반기 이자비용으로 1조9,931억원을 사용했다. 전년 동기 1조3,595억원보다 46.6% 증가했다. 하나은행도 같은 기간 이자비용이 1조2,675억원에서 1조9,374억원으로 52.9% 증가했으며, 우리은행은 1조1,973억원에서 1조8,509억원으로 늘어나며 54.6%의 증가폭을 기록했다.

◆ ‘역’ 머니무브, 금리인상에 예·적금 쏠림 뚜렷

한국은행이 지난 25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현 기준금리 2.50%) 인상하자 시중은행들이 즉각적으로 예·적금 금리를 최대 0.5%포인트까지 올렸다. 금융당국이 은행들에게 예대금리차(대출금리와 예금금리 차이)를 공개하도록 조치하면서 수신금리 인상 행렬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다보니 시중 자금의 쏠림 현상도 눈에 띄고 있다.

실제 직전 사례를 보면 올 초부터 6월말까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는 1.25%에서 1.75%까지 약 0.5%포인트 급등했다. 이 기간 동안 시중 자금도 예·적금으로 쏠렸다. 5대 시중은행(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의 예적금 잔액은 지난해 말 690조366원에서 올 6월말 722조5,602억원까지 4.7% 늘었다.

은행 입장에선 수익성이 좋은 저원가성 예금보다 이자부담이 높은 고금리 예적금 상품의 선호가 커지면서 이자 부담이 더욱 가중된 상태다. 한은이 발표한 통계를 보면 이자가 거의 없는 은행 수시입출식예금이 7월 들어 53조3,000억원 감소하며 한은의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로 줄었다. 반면 최근 기본 3%가 넘는 이자를 지급하는 정기예금은 한 달 만에 31조7,000억원 증가했다.

각 은행별 최근 수신금리 인상 추이를 보면, 우리은행은 21개 정기예금과 26개 적금 금리를 지난 26일부터 일제히 인상했다. NH농협은행은 이날부터 예·적금 금리를 최대 0.4%포인트 인상한다. 하나은행은 지난 26일부터 예금상품 8종과 적금상품 18종에 대한 금리를 최대 0.3%포인트 인상했다. 신한은행도 이날부터 예·적금 상품 38종의 금리를 최대 0.4%포인트 올린다. 국민은행 역시 정기예금 16종, 정기적금 11종의 금리를 최대 0.4%포인트 인상한다.

금융권에선 미국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9월에도 기준금리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있고 이에 맞춰 한국은행도 연말까지 두 차례 더 금리를 인상할 것이기에 수신 상품에 대한 금리 인상은 일정 수준까지 지속될 것으로 분석했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이를 반영해 예·적금 상품도 금리가 오르고 자금조달 비용을 반영한 대출금리 지표인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등이 상승한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예·적금, 은행채 등으로 조달한 자금의 가중 평균 금리로 주담대나 전세자금대출 변동금리를 산출하는 기준이다. 은행연합회 공시를 보면 7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2.90%로 6월(2.38%)에 비해 0.52%포인트 급등했다. 종전 최대 상승 폭이었던 6월의 0.4%포인트를 한 달 만에 갈아 치웠다. 이로써 코픽스는 2013년 2월(2.93%) 이후 9년 5개월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현 시점에선 금융당국의 예대금리차 공개 압박으로 표면상 수신 상품의 금리를 인상하는 패턴을 보일 수밖에 없어 이자비용의 증가는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최근 주식과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면서 안전자산 선호에 따라 은행의 수신 상품으로 자금이 몰리고 있는데, 지급이자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면 될 것”이라며 “금융당국이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을 최소 연 3.7%까지 낮춘 고정금리로 바꿔주는 안심전환대출 등의 금융지원책을 쏟아내면서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이익 증가율은 하반기에 큰 폭으로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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