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뉴스화면 캡처
ⓒKBS뉴스화면 캡처

- 신한·우리은행, 동남아 법인 효자

- 하나은행, 유일 하락세…중국 정부 ‘코로나 봉쇄’ 여파로 영업 타격

[SRT(에스알 타임스) 전근홍 기자] 4대 시중은행의 해외법인 실적이 대체적으로 순항한 가운데 해외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개별 은행의 셈법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거시적 관점에서 접근하면, 글로벌 긴축기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코로나19 확산세 등으로 인한 종잡을 수 없는 투자심리에 자칫 영업력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는 여지가 남아 있어서다. 금융권 일각에선 과감한 해외 법인 확장 보단 내실에 집중하면서 선제적 리스크 관리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는 주문을 내놨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의 상반기 해외법인 순이익은 전년보다 약 60% 증가했고, 국민은행은 순이익규모가 타 은행 대비 작았지만 실적 개선을 이끌어냈다. 하나은행은 중국법인의 부진으로 순이익이 뒷걸음쳤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해외 실적은 양극화가 선명하게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4대 은행의 올 상반기 해외 법인 순이익은 4,082억5,200만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상반기보다 31.1% 증가한 액수다.

해외 법인에서 가장 실적이 좋은 곳은 신한은행이다. 신한은행은 상반기 10개 해외 법인에서 1,928억500만원을 순이익을 거뒀다. 1년 전보다 59.8% 증가한 액수다. 신한은행은 1993년 국내 금융회사 중 가장 먼저 베트남에 진출해 외국계 은행 중 가장 많은 46곳의 지점을 운영 중이다. 순이익 달성의 특징을 보면, 신한베트남은행이 전년 동기 대비 47.5% 증가한 862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일본 법인인 SBJ은행도 상반기 순이익이 51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2.2% 늘었다.

우리은행도 상반기 11개 해외 법인에서 1,276억5,200만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7.7% 늘어난 액수로 ▲베트남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3대 법인이 실적 개선의 주축이다. 증가율을 보면 베트남(238억원)이 128.5%로 가장 높았고 캄보디아(299억원)와 인도네시아(238억원)가 각각 43.3%와 35.6%를 차지했다.

국민은행은 상반기 6개 해외 법인 순이익에서 427억2,200만원을 기록했다. 캄보디아 법인인 프라삭 마이크로파이낸스가 작년 상반기보다 34.3% 증가한 1,216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프라삭의 캄보디아 소액대출 시장 점유율은 44.6%로 1위다. KB캄보디아은행 순이익도 52.6% 늘어난 77억원이었다. 그러나 2020년 최대주주에 오른 인도네시아 법인인 부코핀은행은 상반기 743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부실여신 정리와 현지 금융당국의 권고에 따라 추가 충당금을 적립한 까닭이다.

이러한 가운데 하나은행의 해외법인 순이익은 유일하게 감소세를 보였다. 하나은행의 상반기 9개 해외 법인 순이익은 450억7,3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9% 감소했다. 중국법인의 손실 타격이 컸다. 중국 정부의 ‘코로나 봉쇄’ 여파로 영업에 타격을 받은 중국 법인 순이익이 전년보다 85% 급감했다.

◆ “해외법인 성장세, 선제적 리스크 관리 선행”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를 가파르게 올리자 다른 세계 각국의 금리 인상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금리 격차에 따른 자본 유출은 물론 자국 통화 약세로 인한 수입물가 부담이 커지고 있어서다.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이 심각한 데다 장기화되고 있는 강(强)달러 현상에 대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동시다발적인 긴축으로 글로벌 경기침체가 올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이런 상황에 시중은행도 관리모드로 선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국내 금융업 환경을 고려하면, 해외진출이 답이 될 수 있지만, 글로벌 입지를 구축하기 위해선 현지화를 통한 개별 영업 전략을 가져갈 필요가 있다”면서 “인플레이션과 급격한 금리인상에 따른 세계 경기 불확실성 및 변동성 확대로 기존 네트워크의 수익성 제고와 내실화 집중에 드라이브를 걸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SR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