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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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생명·한화생명·교보생명 등 저축·연금상품 적용

- 타금융사와 금리 경쟁 ‘불가피’

[SRT(에스알 타임스) 전근홍 기자] 국내 생명보험사들이 공시이율을 올리고 있다. 금리 인상기에 접어든 만큼 타금융사와의 금리 경쟁에서 밀릴 경우 발생할 고객 이탈 등에 대비하고자 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공시이율은 보험사들의 금리연동형 상품의 적립금에 적용되는 이자율로, 은행의 예금 이자율에 해당한다. 가입자가 납부한 보험료에서 사업비 등을 제외하고 남은 적립보험금에 적용되는 금리인 만큼, 공시이율이 오를 경우 보험 가입자들이 만기에 돌려받는 환급금도 늘어나는 구조다.

공시이율을 결정하는 데는 국고채와 회사채, 통화안정증권 등의 시중금리가 적용된다. 따라서 기준금리가 인상될 경우 시중금리가 상승할 수밖에 없고 보험사 입장에서도 공시이율을 올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2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삼성생명 저축성 보험 공시이율은 작년 말 연 2.25%에 머물렀으나 올 들어 인상이 시작되며 지난달 연 2.41%까지 올랐다.

한화생명도 해당상품의 공시이율을 같은 기간 연 2.22%에서 연 2.60%로, 교보생명은 연 2.25%에서 연 2.7%로, 신한라이프는 연 2.15%에서 연 2.44%로 끌어올렸다.

연금보험 공시이율의 상승폭은 더 크다. 같은 기간 삼성생명은 연금보험 공시이율을 연 2.30%에서 연 2.70%로 0.40%포인트, 한화생명은 연 2.31%에서 연 2.71%로 0.41%포인트 올렸다.

이밖에도 ABL생명과 DGB생명, 미래에셋생명 등이 전 영역에서 공시이율 상향에 나섰고, 푸본현대생명과 메트라이프생명 등은 부분적으로 상향 행렬에 동참했다.

◆ 저축성 상품 애물단지…공시이율 인상 배경은?

오는 2023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이 도입되면 저축성보험의 보험료는 회계상 부채로 분류된다. 시가로 평가되기 때문에 보험사 입장에선 판매 매력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품이다. 이런 이유로 2014년 연간 80조6,099억원에 달하던 저축성 보험 신계약액은 역성장을 거듭하며 지난해 37조8,016억원까지 줄어든 상태다.

이러함에도 타금융사와의 금리 경쟁에서 밀릴 경우 충성고객들이 이탈할 수도 있다는 우려에 보험사들이 공시이율 인상에 나서는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빅스텝(한번에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으로 은행 예·적금 금리가 속속 오르자 투자자들의 자금의 은행으로 돌아오는 ‘역머니무브’ 현상이 더욱 뚜렷해졌다. 시중은행에서 3%대 금리의 정기예금이 등장하면서 고객을 끌어당기고 있는 것이다.

실제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정기예금 합산 잔액은 712조4,491억원으로 전월 말과 비교해서 27조3,532억원(3.99%) 늘었다. 같은 기간 정기적금 합산 잔액은 38조1,167억원으로 6,524억원(1.74%) 증가했다. 지난 6월에도 5월 대비 정기 예·적금 잔액이 나란히 늘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시중은행으로 돈이 몰릴 경우 쉽게 생각해서 보험사들의 경우 충성도 높은 고객을 잃게 되는 것”이라며 “금리인상기에 접어든 만큼 보험사들 역시 공시이율 인상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고, (공시이율 인상 움직임은) 고객 유인을 위한 전략적 행보로 해석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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