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투자·메리츠·하이투자증권 등 28개 증권사 1분기 우발채무 44조8,248억원
- 금리상승, 경기둔화 야기…“리스크 관리 해야”
[SRT(에스알 타임스) 전근홍 기자] 증권사들의 우발채무가 1분기에만 44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금리상승과 글로벌 긴축 흐름에 따른 증시 환경의 대·내외적인 변동성이 우발채무를 부추기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우발채무에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대한 익스포저(위험노출액)가 포함돼 있기에 향후 경기전망에 따른 리스크 확대는 불가피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의 올 1분기 우발채무는 44조8,248억원으로 조사됐다. 우발채무는 부동산 PF 익스포저 등을 포함한다. 전체 증권사들 가운데 우발채무를 보유한 곳은 초대형 투자은행(IB)을 포함한 28개사로 나타났다.
증권사별로는 한국투자증권의 증가세가 가팔랐다. 한국투자증권은 발채무가 올해 1분기 4조6,397억원까지 늘어났다. 2020년 말 3조5,529억원이었던 규모가 30% 가량 상승했다. 우발채무의 94.5%가 매입확약(채권확정)으로 나타났다. 일부 지급보증과 매입보증도 존재했다.
부동산 PF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메리츠증권은 같은 기간 4조8,300억원까지 증가했다. 단순규모로 따지면 우발채무가 가장 많다. 자기자본 대비 우발채무 비중은 같은 기간 89.9%에서 95.7%로 5.8%포인트 상승했다.
◆ “우발채무가 자기자본 넘어선 곳도”
중소형 증권사 중에선 우발채무가 자기자본을 넘어선 곳도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다올투자증권은 올해 1분기 자기자본 대비 우발채무 비중이 올해 1분기 108.7%를 기록했다. 이외에 하이투자증권(105.7%), 신한금융투자(86.1%), 교보증권(85.8%), 하나증권(81.6%) 등에서도 우발채무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증권사 우발채무는 부동산 PF 익스포저를 담고 있다. 신용공여 성격의 매입확약이 대부분을 차지하는데, 매입확약 채무는 기초자산에 문제가 생겼을 때 증권사가 부실을 그대로 떠안아야 하는 부분이다. 시행사의 대출채권을 토대로 발행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과 자산유동화전자단기사채(ABSTB) 부분에서 손실 리스크가 확대된 상태다.
문제는 경기둔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이달 들어서도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끌어올리면서, 미국 기준금리는 2.25∼2.50%로 올라 한국의 기준금리(2.25%)보다 0.00∼0.25%포인트 높아졌다.
시장에선 당장의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을 걱정하지 않지만 긴축 속도가 가팔라지면서 경기둔화를 우려하고 있다. 통상 금리 차이가 벌어지면, 국내에서 외국인 투자 자금이 빠져나가 원·달러 환율이 상승(원화 가치 하락)할 수 있다. 환율이 오르면 국내 물가를 끌어올리게 되는데, 큰 틀에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을 부추겨 경기 침체를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런 흐름에서 외부차입에 의존하는 개발사업의 특성상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사업 위축은 불가피 할 수밖에 없다. 미분양이 속출하고 공사대금 미지급 사태가 벌어질 경우 사업 자체를 재검토 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다수의 증권사가 대주단 모집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우발채무 대부분이 매입보장보다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높은 매입확약 방식인 탓에 업황이나 사업성에 따라 변동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면서 “경기 둔화 국면에 접어든 것은 각 지표가 말해주고 있으며, 각 증권사 자체적으로 투자건의 금리 및 수수료 조건이 시장 상황을 반영하는지, 셀다운이 가능한 조건인지 등을 검토해 리스크 관리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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