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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계약 감소에 자산운용 여건 ‘악화’

- 저금리 지속에 부담 ‘가중’   

[SR(에스알)타임스 전근홍 기자] 생명보험사들의 지난해 만기보험금 지급규모가 10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조사됐다. 2008년부터 집중적으로 판매했던 저축성 보험의 약정 만료 시한이 속속 도래하면서 그에 따른 보험금 지급이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포화상태인 내수시장을 고려할 때 신규계약이 줄고 코로나19(우한바이러스) 여파로 투자여건까지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어 업계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28일 생명보헙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까지 국내 24개 생보사들이 지급한 만기보험금은 총 10조8,928억 원으로 전년 동기(8조2,950억 원) 대비 31.3%(2조5,978억 원)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생보사별 증감규모를 보면 빅3 생보사에선 삼성생명이 1조2,907억 원에서 1조6,300억 원으로 3,393억 원(26%) 늘어 증감규모가 가장 컸다. 이어 교보생명이 7,143억 원에서 9,039억 원으로 1,896억 원(27%) 증가했고, 한화생명이 9,816억 원에서 1조802억 원으로 986억 원(10%) 늘었다.

이외에 중‧소형사는 농협생명이 2조6,804억 원에서 2조7,774억 원으로 969억 원(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동양생명이 2,731억 원에서 9,120억 원으로 6,389억 원(234%) 확대됐다. 오렌지라이프생명은 지난해 말 2,565억 원으로 전년(849억 원)보다 2,557억 원(30115%) 늘며 증감율에선 압도적 규모를 자랑했다.

이러한 만기보험금 지급규모 확대에는 저축성 보험이 원인이다. 생명보험사들이 2008년부터 10년을 유지해야 비과세를 보는 저축성 보험상품 판매에 집중했는데, 저축성 보험의 계약이 하나 둘 만료되면서 그에 따른 보험금 지급이 누적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저금리 기조로 저축성 보험 계약을 연장하려는 수요가 줄어 만기보험금 지급규모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연도별로 보면 지난 2015~2016년 만기보험금은 5조원대 수준이었지만 2017년 7조원, 2018년 8조원으로 꾸준히 늘어왔다.

문제는 생보업계의 업황이다. 국내 보험 시장이 사실상 과포화 상태로 접어들면서 생보업계는 이미 마이너스 성장에 맞닥뜨리고 있는 실정이다. 신계약이 줄고 있는 상황에서 저축성 보험으로 인한 부담만 가중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말 생보사들이 유치한 금액 기준 신계약은 288조9,627억 원으로 전년 동기(291조44억 원) 대비 2조417억 원 가량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보험료 수입도 같은 기간 75조1,361억 원에서 74조9,364억 원으로 1,997억 원 감소했다.

한 생명보험사 관계자는 “금리가 낮아지면 통상 금융 상품을 통해 거둘 수 있는 투자 수익률도 함께 떨어지는데, 코로나19로 기준금리가 사상 첫 0%대로 떨어진 상황에서 돌려줘야 할 보험금만 늘고 있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저축성 상품의 비중을 줄이고 보장성 상품을 늘리는 상품구성을 짜고 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영업실적이 악화된 상황에 전체적인 신규계약이 줄면서 자산운용에 타격을 주고 있고, 역마진 구조에서 탈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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