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 전경 ⓒ삼성화재
▲삼성화재 전경 ⓒ삼성화재

- 채권매각 일회성 요인 탈피…보수적 자산운용 방식 영향

[SR(에스알)타임스 전근홍 기자] 삼성화재의 운용자산이익률이 업계 최저치를 기록해 눈길을 끌고 있다. 손해보험업계는 불황을 타개할 목적으로 채권매각을 통해 일회성 이익을 시현해 오고 있는 중이다.

채권 매각을 통한 이익 실현은 장기적인 실적과 운용안정성을 고려하면 선택하기 어려운 카드다. 당장 내년에 또 손해율이 치솟았을 때 손보사가 수익 방어를 위해 쓸 수 있는 대안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삼성화재의 보수적 자산운용 방식이 주목을 받고 있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기준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메리츠화재 등 국내 5개 손보사들의 운용자산이익률은 평균 3.88%로 나타났다.

손보사별로 보면 삼성화재의 운용자산이익률이 3.00%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어 ▲KB손보 3.36% ▲DB손보 3.64% ▲현대해상 3.67% ▲메리츠화재 5.77% 등을 나타냈다.

이를 반영하듯 삼성화재의 투자 영업 손익은 올해 3분기 2조95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조998억 원) 보다 4.3%(893억 원) 줄었다. 반면 다른 손보사들의 투자영업 손익은 일제히 증가 국면에 접어들었다. 현대해상은 1조3,230억 원으로 23.3% 증가했고 DB손보는 1조2,696억 원으로 13.3% 늘어났다. 메리츠화재는 1조554억 원으로 45.2%, KB손보는 9,105억 원으로 14.5% 증가했다.

운용자산이익률은 보험사가 예금, 채권, 부동산 등 보유 자산을 운용해 발생한 이익의 비율을 말한다. 따라서 이 수치가 낮을수록 자산운용 능력 자체가 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손보업계 전체의 불황으로 각 사가 채권, 부동산 등을 매각해 일회성 이익 실현을 해온 패턴을 고려해 삼성화재가 보수적 자산운용을 택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단 분석도 나온다.

올해 3분기까지 이들의 보험영업 손익을 보면 지난 10월까지 기록한 적자는 총 2조5,600억 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조3,602억 원)보다 88.2%(1조1,998억원) 급증한 액수다. 자동차보험과 실손보험 등의 치솟는 손해율로 인해 보험영업적자 규모 증가한 것이다.

이에 손보업계 전반에선 매 분기별 순익 감소분을 자산운용수익으로 메워 나가고 있는 실정이다. 주목할 만한 대목인 것이다. 채권매각을 통한 운용이익 자체를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운용자산이익률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난 메리츠화재와 DB손해보험을 보면 채권매각을 통한 운용자산이익률 상승효과가 두드러졌다.

메리츠화재의 올해 3분기보고서를 보면 매도가능금융자산 99.9%가 채권으로 구성돼있다. 이들은 총 3조8,843억 원의 매도가능금융자산을 처분했으며, 4조486억 원의 매도가능금융자산을 매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누적 채권매각이익은 3,996억 원에 달했다.

DB손해보험도 매도가능금융자산에서 채권비중이 87.2%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도가능금융자산 처분 규모는 5조9,057억 원에 달했다. 채권을 매각한 만큼 운용자산이익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14%포인트 증가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손해보험업계에 드리운 불황 자체는 경영환경 자체가 녹록치 않기 때문”이라면서 “저금리가 지속되고 회계기준이 바뀌는 가운데 기본적인 보험영업 환경이 포화상태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그는 “대다수 손보사들이 채권 매각을 통해 이익을 보전하고 있는데, 이 같은 단기 처방은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바람직하지 않은 것”이라며 “중장기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영업 기반을 다지는 전략이 우선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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