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대 은행 연체율, 작년 말 0.2%대→3분기 0.3%대
[SRT(에스알 타임스) 유안나 기자] 4대 금융그룹이 3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은행권의 연체율의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다. 정부가 ‘생산적 금융’을 내세워 기업대출 확대를 주문하는 가운데, 원·달러 환율 급등까지 맞물리며 건전성 관리 부담이 커지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의 올해 3분기 말 평균 연체율은 0.34%로 지난해 말(0.29%)보다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3분기 기준 연체율이 높은 순서로 살펴보면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이 0.36%를 기록했고, KB국민은행(0.34%), 신한은행(0.31%) 순으로 뒤를 이었다.
연체율 상승세는 은행권 전반에서 확산되고 있다. 특히 9월 말 기업은행의 연체율은 1.0%로 전년 동기(0.88%) 대비 0.12%포인트(p) 상승했다. 연체율이 1%대로 올라선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1분기(1.02%) 이후 처음이다.
특히 기업대출 부문에서 상승세가 뚜렷했다. 2분기 말 0.93%에서 3분기 말 1.03%로 0.1%포인트 상승했으며, 가계대출 연체율은 0.65%에서 0.66%로 0.01%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8월 말 기준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0.61%로, 전월(0.57%)보다 0.04%포인트 상승했다.
부문별로 보면 기업대출 연체율은 0.753로 전월 대비 0.06%포인트 올랐다. 이 중 대기업대출 연체율은 0.15%로 전월 대비 0.01%포인트,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은 0.89%로 전월보다 0.07%포인트 상승했다.
최근 원·달러 환율 급등세가 이어지며, 은행권의 건전성 전반에도 부담 요인이 되고 있다.
추석 연휴 직전 1,300원대였던 원·달러 환율은 11월 5일 기준 서울 외환시장에서 전일 대비 11.5원 오른 1,449.4원으로 마감했다. 장중 한때 1,450원을 돌파하기도 했는데, 이는 지난 4월 11일(고가 1,457.2원) 이후 약 7개월 만의 최고치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경로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위험회피 심리가 확산되면서 달러 강세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원·달러 환율 상승은 외환거래 손실을 유발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외화자산의 원화 환산가치를 낮춰 은행 위험가중자산(RWA)을 높이게 된다. RWA가 늘어나면 은행은 그만큼 더 많은 자본을 적립해야 하며, RWA의 증가는 금융그룹의 핵심 자본비율인 보통주자본(CET1) 비율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금융권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10원 오를 때마다 CET1이 0.01~0.03%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은 위험가중치가 낮은 데 반해 기업대출은 비교적 위험가중치가 높다. 기업대출 확대와 환율 상승이 동시에 진행될 경우, 은행의 건전성 관리와 자본비율 유지에 이중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생산적 금융’을 내세워 기업대출 확대를 주문하면서 은행권의 자본건전성 관리가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
금융권 관계자는 “일부 금융사들이 환율 상승과 대출 자산 성장으로 그룹 RWA이 증가했다”며 “시장 변동성 속에서도 CET 비율 13% 이상을 유지하기 위해 관리 노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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