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금융권의 화두인 ‘생산적 금융’은 2016년 말 금융권에 처음 등장한 용어로, 당시의 저금리 기조는 대규모 자금이 시장에 유입되는 도화선이 됐다. 여윳돈이 재건축 시장과 수익형 부동산 투자로 쏠리는 악순환이 이어졌고,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금융자원을 혁신적인 분야에 투자하는 ‘생산적 금융’을 핵심 정책으로 제시한다. ‘생산적 금융’이 국내 금융시장에 뿌리를 내리게 된 계기이기도 하다. 이 같은 노력에도 이어진 부동산 투기 붐 속에서 ‘생산적 금융’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빠르게 점차 잊혀지는 듯 싶었다. 하지만 9년 흐른 지금 이재명 정부 출범과 함께 ‘생산적 금융’은 국내 금융 생태계의 중심축으로 재부각됐다. ‘생산적 금융’으로의 전환을 시도하는 시장의 현황과 금융권의 움직임을 짚어봤다. <편집자주>

 

▲정진완 우리은행장. ⓒ우리금융
▲정진완 우리은행장. ⓒ우리금융

[SRT(에스알 타임스) 유안나 기자]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이 정부의 ‘혁신·포용 금융’에 호응하며 구체적인 실행책 마련에 나섰다. ‘생산적 금융’ 전담조직 신설부터 소상공인·중소기업 지원, 혁신기업 발굴 및 협력, 미래 전략산업 투자 등 각 은행별로 차별화된 전략을 내세우며 금융의 역할을 신성장 동력으로 옮기려는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우리금융그룹 차원의 전폭적 지원 속에서 정부의 ‘생산적 금융’ 정책에 부합하기 위한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우선 우리금융그룹이 향후 5년간 총 80조원을 투입해 생산적 금융 전환과 포용금융 확대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프로젝트를 이끌어갈 우리은행 조직 체계를 개편했다.

◆80조 운영 계획 구체화…국민성장펀드 첫 참여

우리은행은 ‘생산적 금융 전담조직’을 신설해 관련 업무에 대한 콘트롤타워 기능을 부여하기로 했다. 또 첨단전략산업 지원을 위해 ▲중소기업 특화채널(BIZ프라임센터)에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업종별 전담팀 신설 ▲여의도 FI기업영업본부를 ‘생산적금융 기업영업본부(가칭)’로 개편해 국민성장펀드 등 투자 확대에 집중할 계획이다.

앞서 우리금융이 지난달 29일 발표한 ‘미래동반성장 프로젝트’는 생산적 금융(73조원), 포용금융(7조원)으로 구분해 진행된다. 이 중 생산적 금융 73조원은 ▲국민성장펀드 참여 10조원 ▲그룹자체투자 7조원 ▲융자 56조원으로 구성된다.

국민성장펀드 10조원은 민간·국민기금 75조원의 약 13%에 달하는 규모다. 지난달 이재명 대통령이 제시한 ‘국민성장펀드 150조원’ 계획 이후 민간 금융권의 첫 참여 사례다. 

◆그룹 차원 별도 지원 강화…전용 상품 보강

그룹 자체투자 7조원은 그룹 공동투자펀드 1조원, 증권 중심 모험자본 투자 1조원, 자산운용 계열사의 생산적 금융 펀드 5조원 등 3가지 방안으로 추진된다.

나머지 융자 56조원은 ▲K-Tech 프로그램 19조원 ▲지역소재 첨단전략산업 육성 16조원 ▲혁신 벤처기업 지원 11조원 ▲국가주력산업 수출기업 지원 7조원 ▲우량 중소기업 첨단인력 양성 및 소상공인 금융 지원 3조원 등으로 구성된다.

이와 연계해 우리은행은 기업고객 전용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올해 6월 ‘우리 성장산업 수출입 패키지’, 9월 ‘우리지역 선도기업 대출’, ‘우리 상생 내일채움 공제’를 선보였다. 10월에는 ‘우리 벤처기업 성장대출’ 출시가 예정돼 있다.

우리금융은 이번 프로젝트 추진 배경에 대해 “가계·주택담보대출 중심에서 생산적 금융으로 자금 흐름을 전환해 기업의 성장 잠재력과 국가 경쟁력 높이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금융 취약계층·소상공인을 위한 민생금융 실천과 금융소비자 보호 등 사회적 책임을 실현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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