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금융권의 화두인 ‘생산적 금융’은 2016년 말 금융권에 처음 등장한 용어로, 당시의 저금리 기조는 대규모 자금이 시장에 유입되는 도화선이 됐다. 여윳돈이 재건축 시장과 수익형 부동산 투자로 쏠리는 악순환이 이어졌고,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금융자원을 혁신적인 분야에 투자하는 ‘생산적 금융’을 핵심 정책으로 제시한다. ‘생산적 금융’이 국내 금융시장에 뿌리를 내리게 된 계기이기도 하다. 이 같은 노력에도 이어진 부동산 투기 붐 속에서 ‘생산적 금융’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빠르게 점차 잊혀지는 듯 싶었다. 하지만 9년 흐른 지금 이재명 정부 출범과 함께 ‘생산적 금융’은 국내 금융 생태계의 중심축으로 재부각됐다. ‘생산적 금융’으로의 전환을 시도하는 시장의 현황과 금융권의 움직임을 짚어봤다. <편집자주>

[SRT(에스알 타임스) 유안나 기자]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이 정부의 ‘혁신·포용 금융’에 호응하며 구체적인 실행책 마련에 나섰다. ‘생산적 금융’ 전담조직 신설부터 소상공인·중소기업 지원, 혁신기업 발굴 및 협력, 미래 전략산업 투자 등 각 은행별로 차별화된 전략을 내세우며 금융의 역할을 신성장 동력으로 옮기려는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다.
OO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최근 웨어러블 로봇 기업인 엔젤로보틱스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미래전략사업 공동 발굴에 나섰다. 이번 협약은 하나금융그룹 금융 네트워크와 엔젤로보틱스의 로봇 기술을 결합해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성과를 동시에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양측은 ▲ESG사업 협력을 통한 사회가치 창출 ▲시니어 맞춤 헬스케어 개발 ▲고령친화 산업 글로벌 협력 ▲웨어러블 로봇 구입 금융 지원 및 웨어러블 로봇 연계 금융상품 개발 등을 협력할 예정이다.
◆웨어러블 로봇 기반 고령친화 산업 정조준
하나금융 측은 이번 협약을 통해 혁신기업을 금융 인프라로 지원하면서 생산적 금융 확대를 실천하겠다고 밝혔다. 엔젤로보틱스는 첨단 웨어러블 로봇 기술을 보유한 기업으로, 금융과 기술의 융합을 통한 시너지가 기대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나금융은 특히 로봇과 고령친화 산업을 미래 전략산업으로 지목했다. 고령화 사회 진입에 따라 수요가 커질 분야로, 성장 가능성이 높은 영역을 포트폴리오에 포함시키려는 의도다. 웨어러블 로봇과 헬스케어를 연계해 고령자를 지원하는 서비스와 금융 상품을 연결하는 복합 사업 모델도 구상 중이다.
ESG 경영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협약에는 고령 친화 사업이나 사회적 약자 지원 등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웨어러블 로봇을 활용한 헬스케어 패키지 개발과 고령자 맞춤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금융상품 다변화도 목표다. 로봇 기술과 금융을 접목한 연계 금융상품이나 로봇 구매 시 금융 지원 제공 방안이 거론된다. 시니어 맞춤형 헬스케어 패키지 제공 등을 통해 고령층 고객 경험을 차별화하고, 은행의 역할을 확장하려는 전략이 담겼다.
◆비즈니스 성공 모델 구축…해외 개척 예고
글로벌 진출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엔젤로보틱스는 해외 시장 진출을 모색 중이며, 하나금융은 글로벌 네트워크와 자원을 활용해 사업 확장을 지원할 계획이다. 기술과 금융이 결합한 사업 모델을 국내에서 성공시킨 뒤 해외로 확산한다는 구상이다.
중소기업·소상공인에게 적시에 필요자금을 제공하기 위해 기업금융 강화에도 주력하고 있다.
우선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상반기 565억원(보증한도 9,028억원)을 출현한 데 이어, 지난 7월 지역신용보증재단에 300억원을 추가 출연해 3,750억원 규모의 금융지원을 실시했다. 이를 통해 신용도가 낮거나 담보가 부족한 소상공인·자영업자, 영세한 소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하나금융은 친환경 기술 보유 스타트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돕는 ‘하나 ESG 더블임팩트 패칭펀드’를 운영 중이다. 2022년 출범 이후 누적 기부금 100억원을 달성했으며, 초기 자금 지원과 함께 일자리 생태계 조성에 기여하고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 소호대출, 기업대출 특판 한도 증액, 금리 혜택 등을 통해 대내외 경제여건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을 적극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하나은행은 소상공인 특화 브랜드 ‘하나 더 소호(HANA THE SOHO)’를 통해 소상공인들의 창업·성장·폐업 단계별 상권분석, 금융·경영지원 등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하며, 소상공인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응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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