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제작 이미지.
ⓒ챗GPT 제작 이미지.

정부 과징금 부과기준 구체화…8조→수천억 전망
4대 금융지주 3분기 순이익 컨센서스 5조 안팎 예상
주요 금융지주 회장, 대외 행보로 신뢰 회복 나서

[SRT(에스알 타임스) 유안나 기자]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 사태로 불거진 은행권 과징금 규모가 예상보다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과징금 리스크’가 완화되면서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의 3분기 실적도 안정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홍콩 ELS 관련 은행권 전체 과징금 규모는 약 2,300억~6,800억원으로 전망된다.

이는 애초 시장에서 최대 8조원대로 언급된 과징금에 비하면 크게 줄어든 규모다. 과징금 감소에는 정부의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위반에 따른 과징금 부과기준을 구체화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지난달 개정된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령’ 및 ‘금융소비자보호 감독규정 개정안’에 따르면 과징금은 위반의 중대성에 따라 ▲1% 이상 30% 미만 ▲30% 이상 65% 미만 ▲65% 이상 100% 이하 범위에서 세부적으로 조정이 가능하도록 기준율을 적용한다. 또 경미한 위법행위이거나 사전 예방·사후 수습 노력이 인정되면 최대 75%까지 감경받을 수 있도록 과징금 시행령과 감독규정이 개정됐다.

제도 개정으로 과징금 부담이 완화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실제 부과 규모는 은행별 판매 규모, 감경 요인 등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최근 홍콩 ELS 불완전판매 관련 소송 1심에서 KB국민은행이 승소한 점도 과징금 산정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은행별 홍콩ELS 판매금액을 보면 KB국민은행이 8조1,972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뒤이어 신한은행 2조3,701억원, NH농협은행 2조1,310억원, 하나은행 2조1,183억원, 우리은행 413억원 순이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금소법 시행령과 감독규정이 개정되면서 홍콩 ELS 과징금에 대해 판매수수료가 아닌 투자액으로 확정됐으나 기본 과징금 법정하한이 거래액의 50%에서 1%로 대폭 낮아졌다”며 “여기에 감경사유까지 도입돼 최대 수천억원으로 전망됐던 은행들의 과징금이 크게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그는 “국민은행이 관련 소송 1심에서 승소함에 따라 당초 수천억원으로 예상됐던 과징금이 크게 경감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국민은행 과징금을 500억원 미만으로 추정했다. 

하나증권은 금융사의 위반 행위에 대한 중대성 평가가 ‘중대성 중대(부과기준율 30%)·경미한 위법행위’로 평가하고, 75% 감경 적용 시 은행권 전체 과징금을 약 6,800억원 내외로 예상했다. 또 다른 경우 중대성 평가가 ‘중대성 약함(부과기준율 10%)·경미한 위법행위’ 결정에 대해 75% 감경 가정 시 과징금은 약 2,300억원으로 줄게 된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감경사유가 상당히 있다는 점에서 홍콩 ELS 관련 과징금 우려는 상당폭 완화될 것”이라며 “국민은행은 홍콩 ELS 판매금액이 가장 많은 만큼 과징금 우려도 크지만, 실제 과징금 부과 규모는 우려보다는 크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러한 가운데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의 3분기 순이익은 시장 예상치(컨센서스)인 5조원 안팎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3분기 4대 금융지주의 순이익 컨센서스는 4조9,78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4조9,987억원)와 유사한 수준으로, 3분기에도 견조한 수익성을 이어간 것으로 평가된다.

박 연구원은 “은행 마진이 잘 방어되고 있고, 6·27 부동산 대책 발표로 몰렸던 수요가 실제 집행되면서 원화대출 성장도 예상을 상회했다”며 “대손비용이 감소하고 비이자이익도 2분기 만큼은 아니지만, 여전히 양호하다”고 분석했다.

한편 금융권에 따르면 양종희 KB금융지주·임종룡 우리금융지주·진옥동 신한금융지주·함영주 하나금융지주·이찬우 NH농협금융지주 회장 등 주요 금융지주 회장은 13일(현지시간)부터 18일까지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에 참석한다.

각 지주 회장들은 총회 기간 글로벌 금융권 인사 및 기관투자자들과 만나 시장 전망을 공유하고 산업 발전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또한 기업설명회(IR) 등을 별도로 진행해 그룹의 중장기 경영전략과 주주환원 정책, 밸류업(Value-up) 전략 등을 제시하며 해외 투자자와의 소통에도 나설 예정이다.

저작권자 © SR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